프롤로그 – 시닝(西宁)에서 둔황(敦煌)까지 선의와 배려로 이어진 여행
이번 자유여행은 시닝(西宁, Xīníng)에서 4일, 차카염호(茶卡盐湖, Chákǎ Yánhú)에서 3일, 둔황(敦煌, Dūnhuáng)에서 6일. 숙소와 교통편만 정해둔 채로 시작한 2주의 기록이다.
차카염호의 거울 같은 호수와 둔황의 사막을 보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길 위에서 오래 남은 것은 풍경보다 사람들의 선의였다. 디디 기사님이 우리를 찾지 못할 때면 낯선 외국인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던 이들이 전화를 대신 받아주었고, 차카염호에서는 호텔이 연결해 준 택시 기사님 덕분에 이동에 불편함이 없었다. 둔황 숙소에서는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마치 집에 머무는 손님처럼 따뜻하게 챙김을 받았다.
막고굴(莫高窟, Mògāokū)에서는 또 다른 인연이 찾아왔다. 한국인인 것을 알아본 이들이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고, 위챗 친구로 이어졌다. 알고 보니 청해(青海, Qīnghǎi)와 깐수(甘肃, Gānsù)를 잇는 투어를 온 여대생들이었는데, 마치 오래된 지인처럼 중국에 온 것을 반겨주며 꼭 먹어야 할 음식들을 추천해 주었다. 그 후로 여행 내내 단톡방은 시끌벅적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세밀한 계획이 없었던 탓에 시닝에서 시간을 흘려보냈고, 칭하이호(青海湖, Qīnghǎihú) 같은 일일투어는 가지 않았다. 차카염호에서는 날씨가 흐릴까 염려해 3일을 머물렀으나 마지막 날 잠시의 햇살만 허락되었고, 둔황에서는 중국 칠석제 행사로 열린 명사산(鸣沙山, Míngshāshān) 특별 콘서트를 놓쳤다.
그럼에도 시닝-차카 침대 열차는 의외로 낭만적이었고, 둔황의 노을은 깊었다. 사막의 바람과 소금 호수의 반짝임, 그리고 이어진 사람들의 배려가 여행을 완성했다.
이제, 그 기록을 차근차근 풀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