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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way Aug 16. 2020

아직도 그렇게 좋아요?

네! 당연하잖아요!



지금 일하는 회사는 구성원들이 젊은 곳니다. 저는 우리 팀에서 팀장님을 제외한 유일한 기혼자이고요. 그래서일까요. 결혼에 관심이 없거나 설게 생각하는 그들에게서, 자주 런 말들을 듣습니다.


"결혼한 지 꽤 되었는데도 사이가 좋네요?"

"주말부부 하니까 좋죠? (별로라고 하면) 왜요!?"

"○○님은 결혼한 것 같지 않아요. 연애하는 것 같아요."


딱히 부 금슬을 과시려고 한 건 아 뭘 먹었다 어딜 놀러갔다, 우리 부부의 일상을 공유는 것뿐인데도 그렇습니다. 끔은 순간적으로 고민. 그들이 기대(?)하는 대로 "어휴 선생님들 결혼은 인생의 무덤입니" 걸쭉하게 악을 떨어야 하나. 근데 뭐  그 건 없잖아요(이전 직장에서 중년 남성들의 '결혼  와이프 ' 타령이 지긋지긋했던 1인). "여자 최수종이라 불러주십쇼" 너스레 떠는 것도 한두번이고 말이. 그래서 그 담백하게 사실대로 대답하면, 어김없이 하이톤의  반응이 돌아옵니다. "어후 사랑꾼~♡". 허허 거참.


그만큼 부부사이가 좋아 보인다는 칭찬일테니  나쁠 건 없는데, 복해서 듣다 보니 좀 이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럿이 하는 말이라면, 그 기저에는 공통된 예측 혹은 가정이 깔려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부부는 서로를 공공연하게 애정하거나 함께하는 시간을 즐거워할 리가 없다' 고 믿는 거잖아요. 그리고 혹 그런 부부 발견하 되 '결혼생활'이 아닌 '연애' 하는 것 같다고 평하고. 그들이 예상하는 결혼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이제 막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부부만이 서로를 좋아하고, 예뻐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결혼이 곧 애정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요. 아서 결혼한 건데,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물으신다면- 억울한 장금이가 된 기분입니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결혼이라는 걸 결심했을 정도의 애정이, 같이 좀 붙어살았다고 사그라들만큼 부실할 리 없지 않을까요.  위에 생활로 인한 둘만의 시간 유대감이 코팅되듯 쌓이면, 애정이라는 게 더욱 단단 영글지언정 식되지는 않 것 같아요. , 결바이 겠지만 저흰 그랬어요.



우리 캠핑 전용 커플티샤스


근데요, 사실 이런 말을 하는 저조차 이제 겨우 결혼 3년 차인걸요. 앞으로 함께할 수십 년의 날들에 비하면 지금 코흘리개 린아이 수준이지. 상의 많은 결혼 선배님들이런 저흴 보 그러실요. 몇 년 더 살아봐라, 아이 낳아봐라. 


맞아요. 시기의 문제일 뿐, 우리도 어쩌면 서로의 존재를 지금보다 심드렁하게 느끼는 날들이 올지도 모르죠. (생각만 해도 슬픈 일이지만) 함께하는 시간에서 안도감을  권태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올지도 몰라요. 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그렇게 되리라 지레 포기하는  아니라, 소중한 이 관계가 오랫동안 지금과 같을 수 있도록 정성을 들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건 이례적인 노력이라기보다는 하루하루 천하는 루틴 가까울 거고요. 화초를 키우듯 물을 주고 햇볕을 어주고 벌레 없나 먼지는 닦았나, 그러다 혹시나 시들시들해지는 날이 온다면 어디서 영양제라도 구해서 꽂아야겠죠. '언젠가는 말라죽을 텐데 뭐' 하면서 손 놓고 있고 싶지는 않아요. 소중한 사람이고 소중한 관니까, 그저 소중히 돌볼 뿐입니다.


왜냐고 물어보면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만, 저는 남편이랑 노는 게 제일 재밌고, 오래오래 건강같이 놀고 싶어요. 이런 부부도 있답니다. 아마도 아주 많을 거예요. 부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의심받지 않기를, 그저 밈도 숨김도 없이 사랑하 표현하 우리들이기를 바라요. 그러니까 당신, '서로를 좋아하는 부부'를 신기하게 보지 않아도 괜찮아요. 알겠죠? 찡끗.



D+1031, 2020. 8. 16. 1:08AM



모두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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