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ho Jun 09. 2021

디지털 저작권 시대 - NFT

2021년 5월 홍콩 수요저널 IT칼럼

올해 5월 홍콩에서는 아시아 최대의 아트 전시회인 Art Basel이 열렸다. 나도 우리 가족과 함께 들려 전시 작품들을 관람했다. 2년 전 코로나 이전에 열렸던 아트바젤도 방문을 했었지만, 솔직히 올해 전시는 그때만큼의 다양성이나 독창성은 조금 부족했지 않았나 싶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올해 전시회에 2년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한 가지가 있었는데, 오신 분들 중에 혹시 Cody Choi NFT라는 부스를 보신 분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실제 작품 대신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 있다.

한국인 Cody Choi님은 유명 디지털 아티스트로 이번 아트 바젤에 NFT(Non-Fungible Token)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부스에 달아놓으셨다. 이번 칼럼에서 다룰 주 내용이다. NFT는 쉽게 말해 디지털 콘텐츠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는 기술 정도로 이해하면 접근하기 쉬울 것 같다. 이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본인들의 작품들을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아무나 카피를 해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NFT를 활용해서 이제 이 작품은 내 소유예요 라는 저작권 표시를 복제할 수 없는 기술인 블록체인으로 구현한 것이다. 그러니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저작권이 들어간 디지털 작품들이 요즘 이슈가 되면서 잘 팔리고 있다. 이렇게 아주 신기하고도 혁신적인 새로운 시장은 다음 3가지를 통해 이뤄진다. 1) 마켓 2) 블록체인 3) 수익. 아래 글은 위 3가지를 직접 경험한 이야기이다.

1) 마켓 

 우리 딸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딸아이의 그림을 스캔을 한 뒤 디지털 파일로 만들었다. 그리고 디지털 저작권을 주기 위해 NFT 최초이자 최대 마켓플레이스인 opensea.io 에 작품 등록을 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했다. Opensea에는 2천만 개 정도 되는 NFT작품들이 있으며, 일간 거래량이 약 한화로 250억 원이나 된다. 디지털 자산의 아마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 블록체인

 회원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디지털 지갑이 있어야 한다. 디지털 자산을 구매나 판매를 하기 위해서 지갑은 필수다. 디지털 지갑에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비트코인은 NFT를 구현하지 못한다고 한다. 대신에 이더리움이라는 암호화폐를 주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렉트라는 쉽게 말해 거래의 조건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갑을 만들고 우리 딸아이의 작품에 이더리움으로 가격을 설정하려고 하니 최초 등록 비용 수수료(Gas fee)를 내야 한다. 가입하고 단 한번만 내면 된다. (0.08 이더리움 = 한화 약 23만원)

 

짜잔~ 우리 딸아이의 작품들에 저작권(NFT)을 넣었다.

3) 수익

각 작품마다 비용을 0.01 이더리움(약 3만원 정도)으로 책정했다. 사실 경험 목적이고 디지털 공간에 소장용 목적이라 판매까지 기대도 안 했는데, 며칠 후 하나의 작품이 팔렸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미국의 친척분이 하나 구매해주셨다.) 여기서 NFT의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나온다. 바로 블록체인을 활용했기 때문에 아무나 변형을 못하고 창작자가 누구고 언제 누가 얼마에 무엇을 샀는지가 전부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리고 작품의 가치는 현실의 작품처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우리 딸아이의 작품을 0.01 이더로 팔았는데, 그 작품을 사신 분은 0.1 이더로 올려서 아래 이미지처럼 시장에 내놓았다. 재밌는건 다른 사람이 이 작품을 다시 0.1 이더로 구매를 하게되면 창작자인 우리 딸은 거기에 10%를 수익으로 받는다. 이런 식으로 창작자는 지속적으로 물건이 팔릴때마다 수익을 얻고 디지털 세계에서 창작자로서의 명성도 얻을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현실에서 미술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정말 그 작품의 예술성이 마음에 들어서 소장하고 싶은 부류. 또 하나는 이 작품의 미래가치를 보고 지금 사두면 나중에 더 비싸게 옥션에서 팔 수 있겠지 라는 부류. 최근에 비트코인 투자 혹은 투기 열풍이 불면서 NFT도 덩달아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지털 작품을 구매할 때 소장보다는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 목적으로 산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셀럽들을 활용해서 크게 팔린 것들만 이슈화하여 자극적인 뉴스들로 사람들을 모으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약간 기형적인 모습을 띄면서 이 NFT시장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디지털 작품들도 하나의 아트이며 그 아트를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을 보상받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들의 욕구와 니즈는 항시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은 불법복제가 너무나 쉽다. 우리는 기술로 야기된 이 문제를 다시 더 나은 기술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한다. 결국 이 관점에서 NFT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으며, 투기라는 음지에서 디지털 자산의 투자와 거래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필자의 관점에서 그 시장은 이미 우리 코앞까지 와있다.

디지털 저작권의 시대가 도래했다.


* 위 칼럼은 홍콩 수요저널에 함께 게제됐습니다. http://www.wednesdayjournal.net/news/view.html?section=94&category=97&no=32282#gsc.tab=0
매거진의 이전글 하이테크,하이머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