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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Nov 19. 2020

협상의 나라 천조국 (feat. 마일모아)

정말 자잘한 것들 하나하나 다 협상이 가능하다

미국은 협상의 나라다. 진짜 하나하나 다 협상이 가능해서 하나하나 챙기려면 밑도 끝도 없고, 챙기는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배워온 다양한 문화 중 하나가 협상 문화인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아주 짜투리의, 하지만 조금만 챙기면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미국 신용카드 retention offer 에 대한 따끈따끈한 경험담 정리. 


미국 은행들과 카드사에서 다양한 제휴 신용카드를 발급한다. 경쟁이 심해서 그런지 다양한 오퍼들이 나오는데, 사실 내가 노마딩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이런 신용카드 오퍼들이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 굵직굵직한 오퍼들 잘 챙겨서 2년동안 평균 월 1회 이상의 비행을 하면서 비행기표에 현금을 거의 쓰지 않을 수 있었다. 정확한 계산은 안되지만 100만 마일에서 200만 마일 사이 어딘가를 소비했고, 노마딩을 끝낸 지금도 50만 마일 다시 모았다. 신용카드 $1 사용에 1마일 적립으로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200백만마일 = 2백만달러 = 22억원 (...) 정도를 써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인데, 내가 신용카드로 소비한 모든 금액을 합쳐도 해당 금액의 5% 도 되지 않는다. 3-4% 쯤은 썼으려나?


신용카드 마일리지 신공의 본편은 프로모션 사인업 오퍼를 받는 것인데 이건 나중에 자세히 또 정리 할 예정이고, 오늘은 신용카드를 발급 받고 1년이 되어서 연회비가 부과되었을 때, 이 연회비를 내고 신용카드를 1년 더 유지할지, 아니면 해지 할 지를 놓고 카드사와 협상한 이야기가 되겠다. 신용카드 잘 쓰고 닫는데 왠 협상이냐고? 사실 이 협상은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핸드폰보다는 인터넷 상품과 결합된 통신 요금과 함께, 한국에서는 해지방어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한 협상이 가능한데 미국에서는 신용카드도 가능하다.


방금 두시간, 굳이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전 9시에서 12시 사이에 맞춰서 미국에 전화를 걸어서 내가 득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4년 보유한 Chase Sapphire Reserve 신용카드에 연회비가 부과되었고,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retention offer 를 물어봐서 연회비를 내며 1년 더 카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150 (약 17만원) 의 statement credit (신용카드 사용시 이만큼 덜 내도 된다) 을 받았다.

2. 1년 보유한 AMEX Platinum 신용카드에 연회비가 부과되었고,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retention offer 를 물어봐서 연회비를 내며 1년 더 카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50k MR (약 5만 마일) 또는 $500 (약 55만원) 의 statement credit 중 택일하는 offer 를 받았다. 

3. 1년 보유한 AMEX Green 신용카드에 연회비가 부과되었고,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retention offer 를 물어봐서 연회비를 내며 1년 더 카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7.5k MR (약 7천5백 마일) 또는 $50 (약 5만원) 의 statement credit 중 택일하는 offer 를 받았다. 

4. (이건 retention 은 아니지만) Alaska Airline 웹싸이트를 통해 promotion deal 을 찾아냈고 첫 해 연회비 $0, 3개월 내 $2,000 신용카드 사용 조건으로 4만 마일을 받기로 했다. 


각잡고 두시간 동안, 한국에서는 돈내고 해야하는 원어민과의 영어통화를 하면서 (100마일 = $1 의 가치로 환산하면) 총 $700 (=77만원) 어치의 retention offer 를 받아냈고, 추가적으로 $400 (=44만원) 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정도면 아주 훌륭한 두시간이었다. 


각 카드별로 연회비가 높은 편이라 연회와 저 retention offer 만을 생각한다면 ROI 가 안 나올 수 있으나, 각 카드가 가진 혜택과 또 다른 reward 들이 있어서 이 retention offer 들을 통해 내년 한해도 연회비 이상을 얻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면 신용카드 유지를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두시간 각잡고 리텐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전화로 올바른 부서에 올바른 단어와 언어를 써서 문의를 하고, 실제로 받아내는 것으로 얻는 것이라 이것을 모르거나 안 하는 사람은 저만큼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오퍼하거나 서비스하면 각종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미국은 이런 것도 정보뿐만 아니라 협상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각자 오퍼가 다르고, 어떤 담당자가 전화를 받느냐에 따라, 내가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에 따라 오퍼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 HUCA (Hang Up and Call Again, 전화 끊고 다시 걸기) 를 반복해서 제일 좋은 오퍼가 나올 때까지 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100% 가능하지도 않고, "나한테" 제일 좋은 오퍼가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기에 납득 할 만한 수준이면 승낙을 하고, 기대에 못 미치면 원래 예정대로 카드를 닫고 새로이 부과된 연회비를 돌려받으면 된다.


그런데 이런걸 어떻게 알고, 어떤 말을 했냐고? 이미 훌륭한 커뮤니티가 있어서 주로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분들이 자신의 소비 수준과 패턴에 맞는 신용카드를 고르고, 받고, 이런 부분까지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마일모아이며 내가 지금 위에서 설명한 내용은 이 곳에 다 정리되어 공유되고 있다. (왜 굳이 미국 동부 오전 시간에 맞춰서 전화를 했는지도...)


https://www.milemoa.com/bbs/board/5748836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신용점수에 영향있는거 아냐? -> 이런 다양한 것들 역시 모두 커버되고 있어서 미국에 살고 있다면, 자신의 소비 패턴과 한도 내에서 적당한 카드를 발급 받고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at your own risk) 이런 소소한 (사실 소소하지 않다) 협상력을 발휘해 볼 수 있다. 


미국 협상 수업 시간에 들었던 아래의 quote 를 끝으로 마무리. 좋은 영어 수업이었다.


you don't get what you deserve you get what you negoti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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