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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승 Sep 08. 2020

매킨토시. 그리고 스티브 잡스 싸인


이 모든 것은 이 사진 한 장 때문에 벌어졌다. 


출처 - https://curiosityness.com/touchscreen-macintosh/


집안에 남는 아이패드 미니가 생겼고, 활용방안을 찾아보는 도중 위의 이미지를 발견하게 된다. 오래된 매킨토시 내부를 걷어내고 아이패드를 장착한 것. 이보다 올드+뉴의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바로 폭풍 검색을 시작했고, 몇 주후...



Macintosh Plus. 


30년이 넘은 제품이다. 오래된 제품이지만,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유명한 제품이라 작동이 되고 키보드, 마우스 그리고 매뉴얼까지 있는 소장품급 제품은 $3,000이 넘게도 팔린다. 실제 구동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적당히 깨끗한 것을 고르느라 오래 걸렸다. 


득탬 한 맥킨토시 플러스. 너무 예쁘다. 


이베이에서 골동품을 취급하는 아저씨에게 구입했다. 이베이 중고 물품의 특성상 사진 몇 장으로 구매를 판단해야 하고, 환불도 쉽지 않다. 박스를 열기까지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너무 깨끗한 양품이 도착했다. 감상도 잠시. 본격 프로젝트를 위해 바로 분해를 시작했다. 


전용 드라이버가 있어야 하지만, 구조 자체는 심플해서 분해하기 쉬웠다. 


이렇게 봐도 예쁘고 


저렇게 봐도 예쁘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열어본 내부의 CRT 모니터 부분의 완만한 곡선이 너무 아름다웠던 것. 

평평한 티브이. 날씬한 전화기만 쓰다가 오랜만에 CRT 곡면을 보니 이렇게 예뻤나 싶었다. 



너무 우아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부품을 걷어내고 아이패드 따위를 집어넣고 싶지 않아 졌다. 



그리고 뒷면을 보니 어지러운 싸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운데 선명한 스티브 잡스의 싸인도 있었다.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는 예술 작품의 하나라고 생각해 초기 생산품에 핵심 엔지니어들과 함께 싸인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본의 아니게 스티브 잡스의 싸인까지 득템 하였다. 




고심 끝에, 그대로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개조하기보다는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 졌다. 



원래 계획하였던 아이패드를 대보았다.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매킨토시 화면에 비해 약간 작기 때문에 남는 공간이 생긴다. 위아래가 비게 되지만, 홈버튼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고 나서 찾아보니 맥미니+소형 모니터 조합을 통해 실제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분해한 김에, 세월의 흔적으로 누렇게 된 플라스틱을 밝게 만드는 작업을 했다. 과산화수소를 희석한 물을 직사광선에 몇 시간 비춰두면 된다. 


 


전면 커버와 본체 색차 이를 보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아이맥과 나란히. 


그런데, 여전히 아이패드는 그대로네, 한대 더 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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