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 lifelong learner
감사 표현하기!
사진: Unsplash의 Jordan Whitfield
2020년도 여름.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나 역시 개인적인 삶에서 변화가 많았다.
예기치 않은 변화를 어리바리하게 맞이하게 되면서 어리석게 행동하고 생각했던 날들이었다.
그런 시절이어서 그런지 코로나라는 질병으로 생활양식이 바뀌었을 뿐
왜 때문인지 더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 속에서 약간 헤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타이밍에 들어간 서점에서 두 권의 책이 보였다.
한국인 최초 바티칸 변호사이자 [라틴어 수업]의 저자로도 유명하신 한동일 교수님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의 저자인 김영민 교수님의 책이었다.
두 분의 다른 책을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의 정보만 읽었을 뿐 그동안 책을 읽지는 않았는데
그날은 유독 두 분의 책이 궁금했다.
'공부' 에세이여서 그랬나 보다.
사실 다른 무엇보다도 '공부하는 노동자'라는 표현(한동일),
'정신의 척추 기립근을 세우기 위해서'라는 소제목(김영민)에서
내가 당시 찾고자 했던 방향성에 대한 답이 되어서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부분만 읽고서 어느새 다른 책들 사이에 묻혀버렸다.
시간이 흘러 다시 두 책을 책장에서 빼내었다.
이번엔 타이핑을 같이 했다. 한 번씩 들여다볼 수 있도록.
그중에 일부.
모든 터널은 끝이 있습니다.
다만 끝까지 간 사람에 한해.
_ [한동일의 공부법]
첫 챕터 <터널의 끝은 있다>에 나오는 말 중 하나이다.
목수는 목수의 일을 함으로써 목수가 되듯 자신을 '공부하는 노동자'로 규정하며 살았던 유학 시절을 회상하며
각자의 앞에 놓인 길의 한 번씩 아니 때론 여러 번씩 마주하게 되는
터널 앞에서 쉽지 않지만 끝을 바라볼 수 있도록 그래서 끝까지 가 보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끝까지 가보는 것, 끝을 보는 것. 결국 하나의 매듭을 짓는 것이기도 할 텐데
후반부에 이런 매듭짓는 공부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공부는 쉽든 어렵든 매듭을 짓는 자세가 중요하다고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일단 시작한 것 끝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다. p.257
나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었다.
매듭짓지 못하고 멈추게 되는 것보다 중간 매듭을 지어가면서라도 계속해나간다면
어느새 여러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되겠지.
계속 읽고 쓰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가능한 것. _ [공부란 무엇인가]
책을 읽으면서 약간 웃기기도 한 표현들로 (예를 들 때, 본인의 머리카락 현황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하신다던가.)
현실의 씁쓸함을 표현하시는 부분들은 살짝 헛웃음을 치다가도 이내 생각에 잠기게 했다.
나 역시 그저 일생의 어느 부분 예를 들어, 어떤 과정을 수료한다던지, 교육 기관을 다닌다던지가 아니라
계속해서 공부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자세, 태도로 공부라는 것을 행해야 하는지 배웠다.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