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MOM Mar 08. 2016

아이의 세상 《도너츠》

함께 먹으며...

도너츠를 샀다

나는 평범한 도너츠를 골랐고

아이는 알록달록 도너츠를 골랐다

안에 딸기잼이 든 것은 남편 걸로 하나 더 샀다


-엄마 이거 내가 들고 가도 돼?

-다시 한번 예쁘게 말해봐.

-내가 들고가도 돼요~


요즘 존댓말 연습 중이다

대답없이 도너츠 봉투를 넘겨 주고는

운전을 하는데

뒷자리에서 깔깔깔깔 쫑알쫑알

신이 났다


-엄마, 엄마. 이것 좀 봐.

-이것 좀 보세요 해야지.

-이것 좀 보세요~

  다솔이가 엄마 아빠 사이에 있어.

-있어요.

-응응, 있어요.


아무리 가르쳐도 여전히 제자리다

그래도 아이는 여전히 신이 났다


-아빠는 여기있고 엄마는 여기있고

  어? 난 여기있네.

  아빠랑 엄마가 다솔이 지켜줘~하나봐.

  다솔이 베이비라서 지켜주는 거야?

  어? 나 이제 큰 언니 됐는데~

  그래도 좋다. 우리 같이 사랑해 하는 거야.

  알러뷰~ 안아주는거야.


한참을 혼자 쉬지않고 말하길래

도대체 무슨 말인가하고 뒤돌아보니

도너츠 봉투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엄마 한번 볼래?


차에서 내리던 아이가 도너츠 봉투를 내밀었다


그안에 아까 우리가 골랐던

세개의 도너츠가 나란히 들어있었다

가운데, 아이의 알록달록 도너츠가 있었다

난 도너츠 봉투에서 존댓말 반말만 들었는데

아이는 봉투 안에 들어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보았다

그 덕에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아이의 세상이 

진심

부러웠다


아이가 나만큼 어른이 되어도

일상의 작은 기쁨들 속에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갈수 있으면 좋겠다


도너츠,

참. 맛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