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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OM Mar 08. 2016

아이의 세상 《도너츠》

함께 먹으며...

도너츠를 샀다

나는 평범한 도너츠를 골랐고

아이는 알록달록 도너츠를 골랐다

안에 딸기잼이 든 것은 남편 걸로 하나 더 샀다


-엄마 이거 내가 들고 가도 돼?

-다시 한번 예쁘게 말해봐.

-내가 들고가도 돼요~


요즘 존댓말 연습 중이다

대답없이 도너츠 봉투를 넘겨 주고는

운전을 하는데

뒷자리에서 깔깔깔깔 쫑알쫑알

신이 났다


-엄마, 엄마. 이것 좀 봐.

-이것 좀 보세요 해야지.

-이것 좀 보세요~

  다솔이가 엄마 아빠 사이에 있어.

-있어요.

-응응, 있어요.


아무리 가르쳐도 여전히 제자리다

그래도 아이는 여전히 신이 났다


-아빠는 여기있고 엄마는 여기있고

  어? 난 여기있네.

  아빠랑 엄마가 다솔이 지켜줘~하나봐.

  다솔이 베이비라서 지켜주는 거야?

  어? 나 이제 큰 언니 됐는데~

  그래도 좋다. 우리 같이 사랑해 하는 거야.

  알러뷰~ 안아주는거야.


한참을 혼자 쉬지않고 말하길래

도대체 무슨 말인가하고 뒤돌아보니

도너츠 봉투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엄마 한번 볼래?


차에서 내리던 아이가 도너츠 봉투를 내밀었다


그안에 아까 우리가 골랐던

세개의 도너츠가 나란히 들어있었다

가운데, 아이의 알록달록 도너츠가 있었다

난 도너츠 봉투에서 존댓말 반말만 들었는데

아이는 봉투 안에 들어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보았다

그 덕에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아이의 세상이 

진심

부러웠다


아이가 나만큼 어른이 되어도

일상의 작은 기쁨들 속에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갈수 있으면 좋겠다


도너츠,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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