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신으며...
까만 운동화 대신 빨간 구두를 신으라고
말하려는데 아이가 먼저 물었다.
"엄마, 오늘은 예쁜거 신어도 돼?"
"그러렴. 예쁜 치마 입었자나"
"와~~신난다"
너는 별게 다 신나는 구나
말하려는데 이번에도 아이가 먼저 말했다.
"엄마, 엄마도 예쁜거 신어. 나처럼"
"엄마는 예쁜 거 없어. 그냥 이거 신을래"
무뚝뚝하게 내뱉으며 아무생각없이
맨날 신던 그 신발을 신었다.
아이 목소리가 커졌다.
"와~~ 예쁘다. 우리 똑같애. 똑같이 리본이 있어"
그제서야 맨날 신던 그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리본이 마음에 들어 나 역시도 처음엔
와~ 예쁘다 하며 샀던 신발이었다.
"신난다 엄마. 우리 똑같애. 예쁘다.
Love each other. 우리 그거 같애.
사랑해 엄마~"
예쁜 말들이 쏟아졌다.
리본 하나에 이렇게 신이 나다니.
생각해보면
이 신발을 처음 신던 날
그리고 다음날, 그 다음날 정도까지는
나도 아이처럼 신발 하나로 충분히
신이 났었다.
나도 그랬었다.
아이는 가끔
잊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잃은 것을 찾게 한다.
덕분에
무뚝뚝한 나의 하루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