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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Jun 16. 2024

완벽하지 못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실행 전략

그들을 위한 3단계 실행 전략

1. 모든 것은 실험이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아이디어는 허점 투성이의 실험에서 출발했다.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되지 않을지는 해봐야 안다. 첫 단계가 실험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완벽한 결과물을 얻기 위한 계획에 집착하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그 실험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시작조차 하지 않으면 어떤 엔딩이 당신을 기다리는지 결코 알아낼 수 없다.



2. 완벽은 허상이다.

당신이 떠올린 첫 번째 아이디어는 결코 완벽할 수 없다. 머릿속에서는 완벽하게 들어맞았던 천재적인 발상도 종이 위에 꺼내놓는 순간 허접한 쓰레기가 된다. 천재라고 불리는 작가들도 초고는 쓰레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작가 중에도 자신이 쓴 글을 읽고 부끄러움을 참지 못해 쓰레기통에 내던져버렸다고 이야기하는 이가 여럿이다. <천국의 열쇠>, <성채> 등 세계적인 명작을 남긴 A.J. 크로닌도 그중 하나였다.


미래가 보장된 의사 생활을 접고 작은 농장에서 방을 하나 빌려 글쓰기에 몰두했던 그는 반쯤 완성된 원고를 살펴보다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부끄러움과 처량함을 참지 못한 채 원고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끓어오르는 울화를 다스리기 위해 산책길에 나선 크로닌이 집으로 되돌아가 비에 젖어 눅눅해진 원고를 오븐에 집어넣고 말리게 된 건 농부의 말 때문이었다.


우울한 기분으로 동네를 거닐던 크로닌은 비가 내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를 보았다. 농부가 비를 맞으며 고된 노동을 이어나간 것은 완벽하지 않은 땅이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 지금보다 더 나은 곳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는 비록 지금은 거칠고 황량한 땅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궈나가면 언젠가 푸른 목초지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완벽보다는 꾸준한 노력을 강조하는 농부의 말에 허가 찔린 크로닌은 집으로 돌아가 글쓰기에 돌입했다. 크로닌이 쓰레기통에 처박은 원고는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모자 장수의 성(Hatter's Castle)>이라는 책의 초고로, 세상에 공개된 이 작품은 크로닌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줬다.


자, 이래도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당신의 아이디어를 내동댕이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아이디어란 원래 완벽할 수가 없다. 아이디어, 구상, 앞으로 일어날 무언가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 이런 것들이 완벽하기를 바라면 아무것도 꿈꾸지 말아야 한다. 완벽한 시작은 어디에도 없다. 당신이 꿈꾸는 완벽은 시작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일 뿐이다.


3. 피드백에 귀 기울여라.

피드백은 당신을 찌르는 창과 검이 아니라 당신을 보호하는 방패와 갑옷이 된다. '좋아요'라는 말 외에 어떤 말도 듣지 않는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피드백을 준다면, 그건 상대가 당신에게 그만큼의 애정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피드백을 주려면 그만큼 관심을 갖고 당신이 꺼내놓은 무언가를 살펴봐야 한다. 당신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은 피드백을 줄 수 없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몹시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치자. 물컵에는 립스틱 자국이, 새로 꺼내온 숟가락에는 고춧가루가 덕지덕지 묻어 있다고 상상해 보자.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다시는 가지 않을 그런 식당이라면 그저 돌아서 나오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식당의 주인이 내 어머니라면, 내 아버지라면, 내 친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똑같이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우리는 상대의 볼멘소리와 언짢은 얼굴을 감내하고라도 피드백을 줄 것이다. 듣는 사람이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진심과 애정이 담긴 피드백이 그저 그렇고 그런 잔소리가 될 수도 있고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 될 수도 있다.


피드백을 받는 입장이 되었을 때 상대의 용기 어린 진심이 담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당신에게 도움이 될지 가늠이 되는가? 아직도 어렵게 느껴지는가? 맞다. 피드백을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의 피드백을 곱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원래 어려운 일이다. 오죽하면 피드백을 주제로 한 책이 수없이 출판될 정도다. 수많은 연구진이 무수히 많은 연구를 통해 내놓은 온갖 책에 담긴 내용을 몇 마디 말로 요약해서 정리할 순 없지만,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상대가 어떤 피드백을 내놓든 그걸 제대로 받아들이는 건 자신의 몫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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