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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튼튼 김프리 Sep 27. 2023

유비무환,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해야한다.

만성비염이니까 치료는 미리, 꾸준히 해야한다. 


아들과 나는 만성 비염환자다. 그나마 내 상태가 좀 더 나은 편인데 나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만 비염 증상이 나타난다. 1년에 1~2달 정도만 참아내면 된다. 하지만 아들은 1년 365일 내내 비염 때문에 고생한다. 꼬맹이 때는 코 쪽에 문제가 많아서 축농증을 달고 살았다. 코가 간지럽고 항상 부어 있어서 하루가 멀다하고 코피가 터졌다. 그러다 좀 자라서는 눈 가려움증이 심해졌다. 실눈꼽이 매일 끼고, 자다 일어나면 눈꼽끼리 서로 붙어 눈을 뜰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매일 하루에 2시간 이상씩 운동하는 아들의 눈이 계속 불편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알러지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혹시나 시력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동네 안과 대신 영등포에 있는 김안과에 진료를 갔다. 당일 진료는 예약이 안되니 접수한 후 1시간 정도를 대기했다. 예약 없이 온 환자들 중에는 진료를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다행히 나와 아들은 운이 좋아 진료를 볼 수 있었고 아들의 알러지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었다.


비염은 완치라는 것이 없다고 한다. 알러지의 원인을 파악해서 그것을 피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알러지 검사 결과 아들은 집먼지 진드기, 고양이 털, 강아지 털에 알러지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나 역시도 비염 때문에 삶의 질이 엉망이라 집 청결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아들의 비염이 매우 심각하다니 더 열심히 쓸고 닦아야 한다. 애완 동물은 비염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절대로 키울 수가 없게 되었다. 아들은 강아지를 키울 수 없다는 말에 슬퍼했다.



운동하는 아이들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몸의 세세한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유소년 축구선수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운동량이 많아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다. 체력이 딸리면 자연스럽게 면역력도 떨어진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잦은 감기에 걸리고 알러지 반응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더 잘 먹고, 더 잘 쉬어야 한다. 너무 많은 운동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키가 커야 될 시기에 너무 과한 운동량은 성장에 방해가 된다. 개인 운동과 외부 레슨의 양을 적절하게 잘 조절해야 한다.


5학년 후반은 중학교 진학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나는 아들의 비염이 점점 심해지고 부상까지 겹쳐 외부 레슨은 아예 중단해버렸다. 길게 가야 하는 운동 선수의 길인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른 아이들이 구단 단체 훈련 외에 추가로 운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아들이 뒤쳐질까봐 불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당장의 불안 때문에 무리수는 두지는 않기로 했다. 꿈을 향해 나가아는 것도 좋지만,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아들의 비염이 더 심해지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시력에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동네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과 똑같은 약을 약국에서 받고 근처에 있는 타임 스퀘어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아들이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기쁘다. 오랜만에 찜닭을 먹으니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 그저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주면 그걸로 된거다 싶다.

우리 잘 관리해서 매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보자.

이제 다 먹었으니 구단 훈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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