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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빈 Feb 10. 2016

그들도 인간이었다.

몰락 (Downfall) -  히틀러와 제3제국의 종말

세상에 가장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 중 한 명인 히틀러

그는 어떤 지도자이며 남편이며 어떤 사람이었는가?

사람이었는가? 


영화는 여러 인물들의 관점으로 히틀러와 당시 독일의 패망을 그린다.

영화 처음은 당시 비서 (실존인물)과의 인터뷰로 마치 다큐멘터리 같이 시작을 한 후 

점차 점차 캐릭터들이 소개되며 결국 여러 각도로 히틀러를 또  그때 당시를 볼 수 있다.

러시아군이 베를린을  공격할 때 독일은 힘없이 무녀 졌고  그때 민간인들과 군인을 버리라는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의사. 그리고 적진 안에 방치된 독일 노인들. 

영화는 크게 히틀러의 지하벙커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준다. 공중폭격이 아닌 근접거리에서 날아오는 폭탄들 - 지하벙커에 울리는 폭음 속에서 벙커 밖에 있는 아주 작은 '공원'이라는 공간이 인상적이다. 

누가 누구의 손을 잡아주는 것인가? 영화는 지하벙커에서 타자기를 사용할 비서들을 고용하면서 시작이 된다. 그리고 점점 독일의 패망이  가까워질수록 모두 자살의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히틀러가 권총을 입 안에 넣고 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깨물면 2초 안에 죽게 되는 독약을 선보인다. 그리고 그 방안에 있던 비서들과 히틀러의 측근들은 자신들에게도 하나씩 달라고 한다. 주인공 비서의 손에 독약을 쥐어주며 히틀러는: "너에게 더 좋은 선물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라고 하는 장면. 

이 영화는 최악과 비극을 너무 자연스럽고 지루하게 나타낸다. 젊은 청년들은 '뜨거움' 그리고 '애국'이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싸우다가 결국 러시아군이 코앞까지 오자 서로를 죽이고 자살을 한다. 영화에서 여러 관점이 나오게 되는데 희얀하게 히틀러 자신의 관점은 나오지 않는다. 이 장면에서는 에바 (Eva) 가 자신의 여동생에게 쓰는 편지가 내레이션으로 읽어진다. 

히틀러가 고뇌하고 있는 장면. 어두움과 빛을 굉장히 잘 표현한 장면이다. 특히 촛불 하나의 특성을 잘 살린 특이한 장면인데 고딕 (gothic) 장르를 연상시키는 프레임이다. 

재밌는 건 히틀러는 영화에서 굉장한 군사 리더로 표현이 된다. 다만 불신과 배신들, 거침없는 말들과 자국민을 향한 독설이 결국 모두 본인에게 총과 칼로 돌아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의 폭격에 시민들의 비참함을 표현하는 장면. 히틀러는 러시아군이 점령하면 아무것도 다시 사용할 수 없게 수도와 전기까지 모두 끊어버렸다. 자국민까지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 넣어두고 살아남는 시민들만이 진정한 독일인이라고 하는 등, 스스로 자국민까지 시험을 하게 된다. 살아남는 시험. 

히틀러의 부하들은 모두 히틀러를 떠나간다. 부하들은 수십 번 히틀러에게 베를린 지하벙커를 떠나라고 간구하지만 히틀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끝까지 벙커에 남는다. 그는 그가 신뢰했던 부하들이 배신을 할  때마다 극심한 욕설과 충격을 표현하며 신경질적 질환을 보인다. 어쩌면 그가 왼손을 심하게 떠는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그는 베를린을 독일제국의 도시로 다시 재건하려고 했다. 아름다운 정원들과 깨끗한 세상.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그의 부하를 세워 베를린을 철거하는 작업을 시켰다. 독일이 망해가고 러시아가 베를린 코 앞에 왔을 때 몬크 장군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러 히틀러를 찾아온다. 그리고 그는 고백한다 본인은 히틀러가 명령한 철거 작업을 실행한 적이 없다고. 시민의 고통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별인사를 하고 나갈 때 히틀러는 한 방울의 눈물을 내보인다. 그런데 그것이 부하들의 떠남에 대한 눈물인가 아니면 그의 계획의 어긋남에 대한 눈물인가..?

베를린 지하벙커 입구에서 나온 몬크 장군이 마지막으로 나치 본부청사를 쳐다보는 장면. 굉장한 고독과 무의미함이 나타난다. 부하들은 히틀러의 계획에 무의미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히틀러는 정말 영리하게 군대를 지휘했다. 하지만 내부에서 생기는 의심과 갈등이 결국은 히틀러의 계획대로 되지 못하게 한 큰 요소 중에 하나로 영화에서는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인간이 아닌듯한 히틀러의 말들이 부하들의 마음을 멀어지게끔 한 것이 아닐까?

어린 군인 중 한 명이었던 소년이 시체들밖에 없는 전쟁터에서의 두려움을 못 이겨 부모님에게 뛰어온다. 아버지가 예전에 아들을 찾으러 갔었지만 아들은 집에 오지 않았다. 여기서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귀환과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동시에 영화 처음에 비서 (Traudle)이 "부모님은 나치와 멀리하라고 했는데 나는 너무 궁금했었다"라고 하는 이야기와 연결이 된다. 

의사 쉥크 (Schenk )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전쟁의 무의미함을. 모든 이들은 살기보단 자살을 선택해갔다. 그 아무도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오직 히틀러 그의 이데올로지만을 따르며 자살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히틀러는 부하들에게 말한다. 이제 모든 게 끝났다고. 곧 있으면 수천만 명이 자신을 증오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는 절대로 자신의 탓을 하지 않는다. 약한 독일 시민들의 탓, 자신을 따른다고 맹세한 게 잘못이다, 장군들이 겁이 많다.. 그는 그의 생각 속에서는 완벽하고 위대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비서들과 부하들에게 또 그의 충신 부부 (Geobbels)에게 악수를 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내가 죽으면 내 시체를 태워라. 러시아 놈들이 내 시체를 박물관에 박제할까 싶다. 

그리고 그들은 태운다. 히틀러와 히틀러의 부인. 재밌는 장면은 이 부분 후 폭격이 가해지자 다시 이 장군들은 벙커로 서둘러 들어간다는 것이다. 굉장한 아이러니가 숨어있다. 이데올로기가 무너지는 순간 - 그 순간은 어디인가? 

히틀러의 충신 가족이자 이인자 가족. 아이들 다섯에게 수면제를 강제로 마시게 한 뒤 직접 입에 히틀러가 사용했던 독약과 같은 약으로 아이들을 죽이는 어미의 모습. 

아이들을 다 죽인 그녀의 모습

이제는 그 부부가 죽는다. 

남편이 부인을 살해하고 남편은 자살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참담하게 받아들이는 저 자세하 괴물과 같다. 

여러 관점으로 표현되는 영화이지만 어쩌면 주인공은 비서 Traudle과 꼬마 군인이었던 하지만 부모님들이 다 처형당한 아이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없어지고 모든 것이 붕괴되었지만 저들은 평화롭게 보인다. 

아무것도 없음에서 모든 것을 되찾는 허무함 속의 한 송이의 꽃.

마치 지하벙커 바로 앞에 있던 아주 작은 정원.. 잿더미에 핀 작은 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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