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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빈 Feb 10. 2016

과거와 현재, 그리고 부활

007 스카이폴

스카이폴.  굉장한 액션과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대규모 영화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이 놓치고 있는 디테일한 내용들은 무엇인가?

007은 Q (천재 요원)에게서 비행기 티켓과 정보를 받으러 런던 내셔널 갤러리 34번 관람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벤치에 앉아있을 때 큐가 옆에 나와서 이 그림은 언제나 흥미롭다고 말한다. 거대한 군함이 아주 작고 초라한 배에 끌려가는, 퇴함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 항구에 잔잔히 펼쳐지는 노을이 저물어가는 군함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영화의 진행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저 그림은 The Fighting Temeraire (전함 타마레르의 마지막 항해)라는 그림으로 1838년에 영국 예술가 J.M.W Turner가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은 2005년 영국 갤러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뽑혔다. 

Q가 007에게 그림에 대해 말하는 모습. 여기서 007의 수염을 주목해야 한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은 멋진 007. 하지만 그는 수염을 깍지 않았다. 영화 첫 시작부터 그는 아주 말끔하고 단정하게 표현되지만 그 사건 후 007은 수염을 깍지 않는다. 왜? 이 부분도 후에 진행되는 내용에 중요하다. 추가로 Q뒤에는 An Experiment on a Bird in an Air Pump (공기 펌프에 넣은 새를 가지고 한 실험)이라는 Joseph Wright의 작품이 걸려있는데 이 그림에는 자연과학자 로버트 보일 (Robert Boyle)이 자신이 만들어낸 공기 펌프 속에 새가 숨을 쉬지 못하는 실험을 다른 사람들과 관찰하고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영화 속 천재로 표현되는 Q와 보일에 대한 연관이라고 보인다. 추가로 영화 속 몇 개의 그림 작품들이 더 등장하는데 모두 의미를 담고 있다.

북경 해서 한바탕 하고 마카오로 가는 007. 그가 다리를 벌리고 있는 서있는 특유의 자세는 007의 자신감과 특유의 긴장감을 나타낸다. 마카오에서 007은 수염을 깎는데. 007의 부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에서 Woman With a Fan (부채를 든 루나 체코프스카의 초상) (1910)이라는 그림  작품이 나오는데 이 작품은 2010년 파리 현대미술 박물관에서 도둑을 맞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아마 고전 007 영화는 Dr. No (1962년 작)에서 나오는 Portrait of Duke of Wellington (듀크 웰링톤 공작의 초상) 작품과 연관지은 풍자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그 작품도 1961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도둑을 맞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되찾아서 지금은 내셔널 갤러리에 있다.

마카오에서 만난 여자 주인공과 야트를 타고 적의 소굴로 들어가는 장면. 왜 저 장면에 섬을 넣었을까? 영화는 소품 하나까지 계획하여  만드는 게 영환데? 프레임에 심도를 넣기 위함이라고 가장 잘 설명이 된다. 일단 오른쪽 화면은 밝은 빛으로 바다와 하늘이 마치 섞이는 듯 표현이 되었는데 프레임에 심도를 더하기 위해 섬을 넣는 각도로 선택하지 않았을까. 

적들의 소굴이 가까워지는데 여자 주인공의 자세가 심상치 않다. 바로 007이 마카오로 들어갈 때와 동일한 자세이다. 긴장감과 마음의 준비를 나타내고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 실버 (적)가 하룻밤 만에 주민들을 모두 내쫓았다는 - 원하는 것은 모두 얻는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자 주인공은 실버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주민들에게 화학사고라고 말을 하였다고 하는데 건물들의 파괴된 모습을 보면 과연 화학사고라는 이유만이었는지 의문이 가게 한다. 

여자는 미안하다고 한다. 왜? 한때 사랑했지만 극한 두려움 속에 살아갔던 여자 그리고 그 여자를 이용해 적의 위치를 파악한 남자. 과연 무엇이 미안할까? 

결국 적을 만나러 온다. 컴퓨터 하나로 세상을  테러한다는 적. 하지만 그의 컴퓨터 서버는 엄청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MI6가 테러를 당하고 옮긴 신본부의 구성과 비슷하다. 실버 (적)은 수년간 자신의 계획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정말 복수를 위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가? 다른 측면에서 007은 자신의 취미가 뭐냐고 묻는 실버에게 대답한다: 부활. 

실버는 정말 독특한 표정을 연출한다. 어색한 입 모양과 동성애까지 나타내는 모습. 과연 그는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두 마리의 쥐새끼들의 전쟁이라고 말하는 그. 

그의 성적 집착을 나타내고 있다.  

"50년 된 맥컬리 위스키야. 007 네가 좋아하는 거지." 실버는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머리에 저 위스키를 놓고 위스키를 맞추자? 천만에.. 위스키는 "이유"에 불과하다. 또한 무너진 동상이 무너진 인간의 모습과 적의 본질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다. 

007은 계획대로 실버를 체포한다. 

저 요염한 자세. 실버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손짓과 자세와 말투를 표현한다.  다시 한번 그의 의도를 궁금하게 하는 부분이다.  


(생략) 


실버만 자신을 추적할 수 있도록 Q에게 도움을 받은 후 차를 갈아타는 장면. 이 부분부터 007의 새로운 테마곡인 스카이폴이 아닌 고전 007 노래와 그 특유한 기타 소리가 들린다. 이 부분은 첫 번째 나왔던 갤러리에서 보인 퇴함과 연결되는 이미지이다. 본드의 취미인 부활의 증거랄까.

본드와 M은 사라진다. 저 멀리.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 그리고 M은 도대체 무슨 약자일까? 아마 엄마라는 단어의 MOM이 아닐까 (모든 요원들이 M을 엄마라고 부른다). 여기서 또다시 본드의 특유한 자세를 볼 수 있다.

"너희 부모님이 네가 몇 살 때 돌아가셨다고 했지? 엠이 물어보자 본드가 대답한다.

"이미 대답을 알고 있잖아요. 모든 걸 다 알고 있듯." 모든 걸 다 안다는 부분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MI6는 미국 CIA와 같은 비밀기관이다. 정보기관이다. 그 기관의 총 책임자인 M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것. 그녀의 직업의 우수함과 그와 그녀 사이의 각별함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재밌는 연결은 실버 (적) 또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표현된다. 그리고 영화 전개상 그는 M을 계속 노린다. 하지만 과연 정말 순수한 복수의 문제일까? 

그들은 스코틀랜드의 깊고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굉장한 외로움을 광활함으로 잘 나타내는 장면.

스카이폴. 

영화 스카이폴은 하늘이 무너진다는 뜻과 예전 007이 자라난 집 이름과 동일하다.  여기서 킹스케이드씨는 어렸을 때 고아가 된 본드를 챙겨주고 스카이폴을 관리해왔다. 스카이폴이 아름답다는 엠의 말을 듣고 "그녀는 정말 아름답죠"라며 스카이폴에게 여성 이미지를 부여한다. 이 부분은 처음에 나왔던 군함, 본드의 구식 차, 그리고 성애자처럼 표현되는 실버를 통해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는다. 

'맨 온 파이어'나 '회사원, ' '아저씨' 같은 복수 영화들과 다르게 007과 킹스케이드가 가진 거라곤 사냥총  권총 그리고 다이너마이트가 전부. 굉장히 아무것도 없다. 초라하다. 

"폭풍이 올 거야" 본드가 말한다. M은 심히 걱정되는 모습이다. 이 정도의 전개에서 드디어 알게 된다. 영화 처음에 표현됐던 크고 아름다웠던 군함. 바로 M이 그 군함이다. 스카이폴.예전엔 정말 아름다운 가정이 살았던 또 즐거운 일들과 좋은 기억들이 있었던 스카이폴. 하지만 지금은 오래된 여인으로 변한 스카이폴도 바로 M이였던것.  

킹스케이드씨와 본드는 폭풍을 준비한다. 킹스케이드는 영화 속 역사를 표현한다. 과거 속에서 살아남은 현대인. 본드의 과거이자 현재인 하지만 그 또한 세월을 피해갈 수 없는 개념이다. 

폭풍을 맞이하는 스카이폴.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다.  구식 방법을 나타내는 본드의 차. 본드의 과거와 더 이상 아무도 살지 않는 스카이폴, 그 안에 오래된 총을 갖은 늙은 킹스케이드, 그 안에 면도까지 구식 방법으로 하는 본드. 그리고 예전엔 크고 멋진 일로 적들을 처리했지만 지금은 늙고 끌려가는 퇴함 같은 M. 모두 다 이곳에 모여있다. 그리고 곧 폭풍이 찾아온다.  

퇴함의 모습.  한참 초라하고 어둡다. M이 앉아있는 소파 커버는 영상 효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두운 배경에 어두운 주인공을 밝은 천에 위치함으로 본드가 화면상 앞에 있지만 M 또한 동일하게 눈에 띈다.

폭풍이 찾아왔다. 멋지게 서있는 저 노루는 007의 특유한 자세와 많이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폭풍이라기엔 너무 초라하다. 무슨 폭풍이 고지 고분 하게 정문으로 얌전히 길을 따라 들어오는가? 

폭풍이라기엔 너무 초라하고 구식 건물에 불과한 저기 저 스카이폴이 훨씬 웅장해 보인다. 폭풍이 오면 장면에 안개도 좀 더 많이 넣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굉장히 창의력 있는 장면이다. 이 차를 잊지 말라는 메모와 같은 장면. 그

리고 저 차를 그냥 지나치는 작은 폭풍들. 사실 저 차 안에는 본드가 숨어 있다.  


(생략) 

진짜 폭풍이 왔다. 힘찬 프로펠러와 저기 가득한 안개들. 그걸 보는 어두운 이. 크게 틀어지는 락앤롤 음악까지. 폭풍이 맞다.  


(생략) 


본드의 구식 차가 폭파된다. 과거는 죽었다.

집 안에서 자신의 차가  터지는 걸 보는 본드의 시선. 

그걸 보고 엄청 화가 난 본드. 그리고 음악의 변화도 강하다. 흰 배경과 검은색 주인공을 위치시킴으로 하나의 스팟 라이트를 연출시켰다.  


(생략)  

과거는 죽었다 2. 스카이폴은 죽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과거를 표현하는 세 가지의 이미지 중 세 개가 죽었다. "수염, 구식 007 차, 스카이폴" 

모두 죽었다. 과거는 죽었다. 

실루엣을 정말 잘 사용한 장면이다.  그리고 더 멋진 장면은 Q와 본드가 만났던 갤러리에서 나온 첫 작품인 The Fighting Temeraire의 석양을 연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 퇴함 하는 타마레르 전함이 곧 나올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살얼음을 걷는 본드를 막는 실버. 얼음 위에서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단한 땅이 아닌 곳에서 그는 아무 힘이 없다. 마치 그의 일과 같지 않은가? 심지어 자신의 상관인 M에게까지  버림받은 인생. 그는 어쩌면 살얼음판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석양은 저물어가고 과연 본드 또한 타마레르 전함처럼 죽어야 하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전함은 어디에서 있는가? 바다에 있다. 물을 잘 사용한 이미지이다.  그는 적과 함께 얼음을 뚫고 호수 깊은 곳으로 점점 내려간다. 과연 실버가 엠을 쫒아가는 순간에 본드가 도착할 수 있는가? 

타마레르 군함은 스카이폴처럼 허무하게 끝나는 것인가? 


(생략)

실버가 먼저 M을 찾았다.  그는 M을 죽이지 않는다. 가끔 영화에서 왜 적들이 바로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경우를 봤는가? 바로 죽이는 게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죽이는 게 목표였다면 실버는 벌써 엠을 죽이고도 남았을 것. 스카이폴 건물 안에 화염탄을 던지며 실버는 부하들에게 본드를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것이라고. 그가 말하는 대사 '자신의 것'은 흔히 사용되는 영어 문장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실버의 성적 애착과 집착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더 풀이할 수 있다.  갖고 싶은 것을 갖아야 하는 자 - 그리하여 섬 하나까지 빼앗은 남자. 그렇다면 복수를 가질 기회가 됐는데 왜 M을 죽이지 않는가? 

그는 M에게 말한다. 이 총알로 함께 죽자. 이 총알로 우리를 자유하게 하자.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다.  실버는 M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복수는 죽이는 것이 아니다. 평생 자신을 배신했다는 - 또 실제로 배신했던 M을 죽이고 싶었던 게 아니다. 실버는 M과 함께 자유를 얻고 싶었던 것. 그의 심리적인 부분들의 이해되기 시작한다. 성적 애착 (본드에게 했던 것, 또 여자 주인공에게 보였던 폭력적 사랑 등)과 집착.  실버는 모든 걸 다 알고 관찰했다. 그는 일부러 007을 자신의 소굴로 끌어드렸고 일부러 MI6에 감금되었다.  그는 일부러 Q가 컴퓨터를 만질 수 있게 했고 그는 일부러 MI6에 테러해서 자신이 예상했던 신규 임시 본부로 옮기게끔 했다.

그는 섬세하고 정확하게 계획을 했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 M과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고? M은 자신의 수준 이상으로 첩보활동을 했던 실버가 잡혔을 때 6명의 요원을 풀어주는 대가로 실버를 포기했다. 실버는 그때 자신의 이빨 안에 숨겨진 자살용 캡슐로 자살하려고 했지만 결국 살게 되었다.  실버는 아마 M이 분명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실버는 M의 최고의 요원이자 가장 가까웠던 요원이었기 때문.  


007의 첫 부활 (모두 죽은 줄 알았다 MI6가  테러당했다는 걸 알았을 때 돌아왔던 부분)에서 M에게 왜 자신을 희생시켰냐고 물어볼 때 M은 아주 자신 있게 말한다.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놀았던 너도 잘 알지 않냐. 임무를 위한 것이라고.  결국 최고의 요원 둘 - 마지막으로 남은 쥐 두 마리 - 실버와 007 모두 M에게 배신을 당했던 것이다.  그런데 실버는 007과 다르게 죄책감을 느끼고 업무라는 이유로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M을 "자유화"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여성적인 포즈와 말투 손짓을 하는 것 또한 M의 여성이라는 개념을 따라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영화 마지막에 설명이 된다).  007을 묶어놓고 007의 다리를 성적인 요소를 부여하여 만지는 모습과 007의 셔츠 속 살결을 만지는 모습 모두 성적인 개념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다.  결국 실버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그에게는 과거이자 현재였던 M과 함께 끝내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이 장면의 장소에서도 알 수 있는데 교회라는 이미지가 큰 공을 세운다. 처음 실버가 교회를 들어가기 전 본드의 부모님 묘비를 읽는다.  교회는 유대-가톨릭 종교에서 사람이 결혼을 하는 곳이고 사람이 죽을 때도 남게 되는 곳이다.  

M과 실버가 머리를 대고 "이 총알로 자유해지자"라는 것은 마치 결혼과 같은 이미지를 품고 있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죽음 하지만 현실로 자유한 것처럼 비슷한 개념을 표현하고 있는 것. 

물론 실버는 죽는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부활이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실버는 구식 방법으로 죽는다. "칼"  킹스케이드씨가 했던 말이다. 정 안되면 옛날 방법도 있다. "칼"  구식 방법으로 신식 방법을 죽인 것. 구식 방법을 신식 방법 만큼 잘 사용하는 007은 아직도 살아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그 구식 방법을 아주 잘 표현하는 M도 죽는다.  스카이폴이 터진 것처럼. 007의 수염이 깎인 것처럼. 타메레르 군함이 퇴함으로 된 것처럼. MI6를 키운 장본인 M. 엄마는 죽는다. 

본드에게 그녀는 친엄마와 같은 존재였다. 본드는 슬픔을 참지만 결국 흘러나오고 만다.  하지만 그에게 더 슬픈 것이 있다. M이 죽기 전에 하는 말: 내가 옳았어.  본드가 다시 현장에 나갈 준비가 되었는지 모두 의문을 갖었을 때 그녀는 본드를 후원하고 추진했다. 그리고 그녀는 맞았다. 구식 방법을 사용하고 어떤 이들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본드는 결국 임무를 해냈다. 그는 부활했다. 영화에서 부활한 사람 두 명 중 본드가 처음으로 부활은 한다. 

두 명(실버와 M)이 죽고 두 명이 부활을 한다. 본드와 누구인가?  위의 장면은 마치 영화 이퀼리브리엄에서 주인공 베일이 동료를 쏴 죽일 때 느낌과 너무 비슷하다. 비극과 허무함 그리고 초라함. 

본드의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자세. 그리고 그는 자신의 조국을 바라본다. 오늘도 영국은 안전하다. 왜? 

M이 청문회에서 말했듯 - 이 세대에 안전이란 확보할 수 없다. 누구를 믿을지도 모르고 적들은 암흑 속에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MI6도 암흑에서 전쟁을 하는 것. 오늘도 영국은 평화롭다. 

M이 죽고 본드는 M 책상 위에 있던 불독 모형을 선물 받는다. 처음 이 장면을 보고서 많은 시청자들이 M의 자리를 본드가 되찾을까 생각을 한다.  혹은, 임무를 위해 본드를 쏴야 했던 옛 파트너가 말하듯, 어쩌면 M은 본드가 사무직을 맡기를 원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M의 사무실은 실버의 테러에 인해 폭파되었기 때문에 이게 살아남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드에게 선물을 준비했다는 것은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때에 본드에게 주기 위해 미리 준비했다는 예상이 든다.  그럼 과연 본드가 사무직을 맡게 되는가? 정말 그는 M의 자리를 차지하는가? 본드의 진정한 부활은 더 멋진 요원이 아니라 MI6를 이끄는 국장인가? 

물론 아니다.  M이 본드에게 주는 불독은 Royal Doulton이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장식이다. 불독은 19세기부터 영국을 상징하기 시작했고 윈스턴 처칠의 불독 같은 얼굴로 현대시대에도 영국을 상징 하는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불독이 영국을 뜻한다면 영국은 언제나 M의 책상 위에 앉아있었다.여러 가지 의미가 추측이 되지만 가장 큰 부분은 기밀정보와 스파이 임무를 담당하는 MI6로써 영국을 지킨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   

그렇다면 그 불독을 본드에게 준다는 것은 사무직을 하라는 의미보다는 영국을 부탁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영화에서 두 명이 죽고 두 명이 부활한다. 과거를 상징하는 스카이폴이 폭파되고, 옛 방식으로 본드가 지저분한 과거를 청산하듯 수염을 깎아내고, 그리고 과거 007을 상징하는 구식 차도 파괴된다.  그렇다면 누가 부활하는가?


바로 본드와 새로운 MI6를 이끌어갈 국장이다. 본드는 국가기밀 미션을 담당하는 요원으로 다시 변화된  MI6에서 변화된 요원으로 활동한다.그리고 두 번째 부활은 MI6이자 새로운 국장. 새로운 M이다. 여기서  M이라는 것이 꼭 Mom (엄마)를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국장은 남자고 본드가 그를 M이라고 호칭하기 때문이다.  실버는 남자지만 극심한 여성스러움 또한 이 개념과 연결된다고 생각이 된다.  엠은 어떠한 수식어의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M은 어쩌면 가상 캐릭터의 이름이나 호칭이 아닌 그 이상의 믿음이나 의지할 수 있는 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MI6의 새로운 사무실을 보라. 기존의 차갑고 공상과학 같은 사무실이 아닌 따듯하고 하나의 박물관 같은 모습이다. 또한 부활한 M과 부활한 007 뒤에 보이는 그림을 보라.  


토마스 버터스워스 (Thomas Buttersworth)가 그린 "Victory"라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도 은근 영화의 내용과 비슷한 것 같지만 저 그림의 역사적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림은 트라팔가르 해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해전은 영국이 나폴레옹과의 전쟁 속에서 바다를 다시 다스리게 되는 가장 중요한 해전 중에 하나이다. 

저 그림은 영국을 지휘했던 넬슨이 총을 맞아 쓰러지고 부상을 당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알려져있다. 

그만큼 스카이폴은 굉장한 영국 애국심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007이 모두 그렇듯 말이다. 그렇게 보면 저물지 않을 것 같던 영국에 대한 "부활"을 말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스카이폴은 과거라는 개념과 현재라는 개념을 섞어서 부활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고 그리하여 전 007 영화들과 새로 나올 007 영화들의 차별됨을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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