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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들의 예찬 Mar 30. 2016

동물원에 갇힌 그대에게

정글을 생각하라!

동물원 사자


백수(百獸)의 왕, 사자가 동물원에 갇혀 사육사가 챙겨주는 매끼 식사에 길들여져 있다가 울타리 밖으로 나가게 되면 야성의 본능을 박탈당해 굶어 죽기 십상이다.

동물원 밖의 세상은 그야말로 정글인 것이다.


만물(萬物)의 영장인 인간 중, 직장인 또한 급여를 담보로 사육되고 길들여져 직장 밖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고
보려 하는 것만 보기 때문일 것이다.


사업가와 직장인이 만나면 코드가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제한된 사고로 인해 도통 이야기 전개가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직장 밖의 세상, 정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이를 "직장인 마인드" 라 칭한다.


그렇다고 직장인을 싸잡아 해(曲解)하고 싶지는 않다.  

필자 또한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마인드

개인적으로 직장인 마인드라 하면 제한된 사고에 갇혀 그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편협함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상사의 지시와 회사의 규정에 의해 사고와 행위가 통제되고 관리되기 때문에 비스름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시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비용(Expense)"이다.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창출 이기에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늘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산을 통제를 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을 종용한다. 연말에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현격히 공헌한 직원에게 10만 원에서 30만 원을 모든 임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놀랄만한 금액을 파격적으로 보상해준다.

물론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훈련을 시키는 것도 투자의 개념이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투자 대비 가치가 높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동의하지만 어차피 결론은 손익계산서 상 소모품 계정으로 분류되어 매년 감가상각이 이루어질 뿐이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곧 사고방식과 마인드를 지배한다.

[회사]

회사에서는 가장 싼 원재료를 선호한다. 그래야만 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매년 예외 없이 원자재 등을 구매하는 부서에서는 공급업체에 대한 갑질의 일환으로

C/R(Cost Reduction)을 감행한다.

을(乙)은 울며 겨자먹기로 갑질의 강요를 수용하고만 만다.

그렇다면 을은 동일한 품질을 가격을 낮춰서 공급하는 것일까? No!

물가와 공공요금은 매년 하방경직성을 가지고 오르는데 무슨 수로 갑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을 한단 말인가?

을(乙) 또한 저가(低價)의 원자재를 찾아 갑(甲)이 요구한 가격에 납품하게 되는

LPSC(Low Price Supply Cycle)가 반복되는 것이다. 값싼 재료일 수록 불량률은 높아지며 품질은 떨어지는 Magic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저가(低價)라고 해서 무조건 OK 하는 것은 아니고 품질에 대한 검증작업은

이루어지지만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직장인]

이와 같은 일련의 메커니즘은 개인의 구매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가격비교 사이트 등 "저가(低價) 찾아 삼만리"의 구매행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 가격이 싼 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값싼 의견이 회사로부터 전이(轉移)되고 고착화된 것이다.


구매품에 대한 가치와 가격 대비 성능 등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이처럼 장인 마인드는 제한된 생각을 가진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정형화된 틀에 의해 비슷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재무팀에서 근무하면 종일 Excel Program의 사각형 Box에 갇혀 온 세상도 직사각형

구매팀에서 근무하면 제일 싼 거를 찾기 위해 가격 Bidding 만 주야장천

제일 싼 거 발견해서 보고하면 신대륙 발견한 듯 빳빳해진 어깨   

영업팀에서 근무하면 반복되는 진담 같은 농담에 커져버린 피노키오   

생산팀에서 근무하면 무미건조한 기계와 대화하고 비위 맞춰주는 초능력자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틀에 갇힌 정형화된 생각의 패턴을 의식적으로 거부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야만 한다.


우리 삶이 동물원에 갇혀 관람객들을 위해 서커스를 하고 먹이를 받아먹는 눈요기 감이 아니기에 동물원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아닌 정글에서 어떻게 살아남 을지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이러한 의도적인 노력은 비위가 상하고 가슴이 불편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불편한 것을 감내하지 않고 익숙한 것에 안주한다면
더 이상의 성장과 미래는 없다.
좀 더 인간으로서 존엄해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한 의도적인 노력을 등한시한다면 머지않아

동물원에 영원히 갇혀 사육사의 통제하에 사자 먹이가 될 것이다. 


동물원에 갇힌 그대들이여!
영혼까지 갉아 먹히기 전에
정글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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