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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6. 2023
니체가 알려주는 이혼 상처 극복법
What is called thinking? Martin Heidegge
'카페에서 자주 듣는 슬픈 이야기' 글 때문에 내 브런치가 떡상? 한 것 같다. 물론 떡상이라고 해도 한 100명 정도가 읽은 수준이다. 내 글이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보고, 브런치에는 어떤 글이 많이 있고, 읽히는지 궁금해졌다. 브런치에는 단순히 글이 많은 것뿐만 아니라 흥미로워 보이는 글로 넘쳐났다. 특히 이혼에 관한 글이 나의 주목을 끌었다. 같은 이혼이라는 주제로 사뭇 다른 결의 글들을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 영화에서 총과 격투기 씬이 나오는 것처럼 이혼 글에서 복수, 후회, 원망 같은 지극히 예상할 수 있는 감정도 빠지지 않았다.
내가 이혼글을 읽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가장 강한 느낌은 후회와 원망이었다. 글에 직접적으로 후회를 언급하는 내용도 있고, 많은 글에서 간접적으로 후회가 드러난다. 겨우 2박 정도만 하는 여행에서도 호텔을 잘못 예약하면 후회가 생기는데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을 쓰면서 후회가 글에 드러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후회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일까? 니체는 '후회는 시간에 대한 의지의 혐오감'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후회로부터 구원받는 것이 초인이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후회를 시간의 입장에서 보면 후회는 과거와 결부되어 있다. 현재를 후회할 수 없다. 지금이 후회된다면 지금 다른 결정을 해서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 미래를 후회할 수 없다. 미래는 알 수 없고, 알 수 없는 일을 후회할 수 없다. 후회는 과거가 현재를 흔드는 가장 전형적인 사건이다. 니체는 후회를 의지의 혐오감이라고 말했다. 의지를 다시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의 의지는 있을 수 없다. 과거에 의지를 발휘했더라도 그 의지는 사라진 의지이다. 미래의 의지도 있을 수 없다. 의지를 가지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행동을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계획은 의지가 아니다. 계획이 의지라면 모든 다이어트는 성공한다. 즉 의지는 지금이다. 지금이라는 개념이 없는 의지는 의지가 될 수 없다. 후회가 의지의 혐오감이라는 뜻은 지금 역동해야 할 의지가 시간 특히 'it was'로 표기되는 과거로 제약받은 사태이다. 의지가 과거에 얽매어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 후회이다. 니체는 후회로부터 구원이 의지의 해방이라고 했다. 후회의 끈을 끊어버리고 지금으로 움직이는 힘을 가진 사람이 초인이다.
의지를 후회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문제가 하나 있다. 지금 의지가 후회에 속박당해 있어서 그 구속을 풀어버릴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마치 투자를 못받아서 회사를 설립하지 못하고, 회사가 없으니 투자를 받을 주체가 없는 상황과 비슷하다. 고약한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니체는 긍정을 말한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지금의 나의 의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했던 결정을 긍정해야 한다. 비록 내가 과거에 했던 결정이 잘못되었더라도 그 결정을 긍정해야 한다. 미래에 불행해지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없다. 결정을 내릴 때는 지금은 기억할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어떤 이유가 당시에는 있었다. 니체의 주장은 결정의 결과를 평가하지 말고, 과거에 내렸던 결정을 긍정하는 것이다. 과거의 결정을 긍정하면 후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 후회에서 벗어나면 의지가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워진 의지는 내가 지금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지금에 집중하는 나는 이미 이혼의 상처를 극복한 인간이다. 인생은 긍정의 대상이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ps. 후회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하이데거의 책에서는 revenge(복수)로 표기되어 있다. 필자가 복수를 후회로 바꾸어서 글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