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knownothing May 12. 2022

직업에 관한 고민


4월 말부터 직업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210km의 속도로 달려오다가, 브레이크를 꾸욱 밟아 서서히 느려졌던 시간들.

하나의 전시를 보고 세 권의 책을 읽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경쟁 전략 - 마이클 포터

열정의 배신 - 칼 뉴포트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유년 시절에서부터 지금까지 어느 시기에나 어려움은 존재했었고

그 어려움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단순한 사실을.


경쟁 전략에서는

사업에서의 과오와 앞으로는 꼭 지켜야 할 점들에 대한 정리를.


열정의 배신에서는

이제는 성적이 아닌 실력을 키워나가야 할 때라는 것을.

'제대로 일하는 것이 좋은 직업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하나의 전시에서는

길에 굴러다니던 작은 고철덩어리라도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칠만한 가치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고생했어 D.


-


야오씨와의 대화 / 성찬경


이렇게 하늘이 맑고 해가 빛날 때

방안에 앉아 있는 건 죄지요,

하고 내가 말했다.

죄구 말구요, 이런 때 밖에서 바람을 쐰다는 건

바로 덕을 쌓는 거지요.

하고 야오씨가 말했다.

하늘은 꼭 가을처럼 파랗습니다.

해는 꼭 여름처럼 타고 있습니다.

하고 내가 말했다.

허지만 날씨는 매섭습니다.

몇도 쯤이나 될는지?

하고 야오씨가 말했다.

아마 섭씨 영하 15도는 될겁니다.

보세요, 저 눈의 평원은 마치 영원의 도포자락 같군요.

하고 내가 말했다.

우리 나라에선 이런 설경은 볼 수가 없지요.

겨울은 계절의 제왕입니다.

하고 야오씨가 말했다.

이런 날씨는 바로 그 겨울의 정화입니다.

해는 쓰다듬고 바람은 매질합니다.

하고 내가 말했다.

바로 그런 거지요.

천국과 지옥은 공존입니다.

하고 야오씨가 말했다.

우리는 마치 어린애 같습니다.

이런 소리 듣는 것 좋아하십니까?

하고 내가 말했다.

좋구말구요.

어린아이 같다는 말 제일 좋습니다.

하고 야오씨가 말했다.

야오씨는 오십객이다.

야오씨도 나도 멀리 조국과 처자를 떠나 있는 처지이다.

우리는 그 후 말없이 해와 하늘과 바람과 눈 속을 서성였다.


-



작가의 이전글 결혼 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