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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 Oct 04. 2020

두 아들의 협상법

메뚜기 백마리와 바꾼 장난감

형아가 메뚜기 백 마리 잡아줄게
서진이 손에  고양이 장난감을 지성이가 주지 않자, 지성이가 협상한다.

100 얼마나  숫자인지 모르는 서진이는 고사리 손으로 다섯 마리를 잡아달라고 한다.

아니, 여섯 마리 잡아줄게~!”
“여셧마리나 잡아준다고?”

김서진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흔쾌히 장난감을 형에게 건넸는데
던져서 줬다.

, 던지지 말고 다시 !”
형아가 던지니까 나도 건지는 거지!”

둘을 키우면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둘이 몸으로 말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손녀() 인터뷰에서 형제지간에 우애 있게 살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간다. 외할머니는 육 남매를 키우셨고 삼촌과 이모들은  어느 집보다 우애지내셨지만 다툰 날도 숱하다. 그 여섯도 얼마나 같으면서도 다른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보다  수가 늘어나면
기본적으로 기저귀를 갈고 모유수유를 하고
목욕을 하는  육아 스킬은 좀 더 엉성해지면서
좀 더 힘을 빼는 법을 알게 된다.

 꼼꼼하고  철저해지면서 편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아이가 성장하면서
형성되는 삶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는 고추장 된장 같아서 다루는 법도 다르고 먹는 법도 다르다.

한상에 올려진 고추장과 된장이 다른 맛과 빛을 내듯 놀이터에서 뛰노는 다른  아이의 존재가 마냥 사랑스럽다.  다른 점이 나를 때론 혼란스럽게 하지만  다름이 내는 빛깔이 아름답다.  빛깔을 바라보는 시선은 세상의 엄마들이라면 모두 지니고 있겠지.

 자궁에서 태어났어도
얼마나 우리는 다르게 태어나는지

다름을 다시 바라본다.
다르다는 것은 아름다운 거겠지
너무 다른  아들의 모습이
사랑스럽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지성이가 밥을 먹다가
 떨어뜨렸다!”
하길래-
뭐를?” 하고 물었는데
지성이가 말했다.

마음..”
그리고 같이 식사하던 친척들에게 나는 말했다.
우리 지성이 마음  주워주실 ~?”

우리 지성이는 시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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