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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뜰밖 Oct 03. 2021

잠시 음쓰를 버리러 나왔습니다만

심심한 첫째, 자가격리 중인 둘째

음식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편의점에 들렀다. 냉면 을 삶아 가족들을 먹이고 설거지하며 물이 사방에 튄 티셔츠를 입고 그대로 나왔다. 내 마음은 개수대 같아서, 마음 속에는 그릇에 묻어 나온 음식 찌꺼기와 세제들이 퐁퐁 뒤섞여 나뒹군다.


둘째는 자가격리 중, 큰 아이는 일요일 오늘 같이 놀 친구가 없다고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둘이서 치고 받고 싸우는 일이 잦고, 둘 중 한명이 울어야 게임은 잠시 종료되는데- 이런 일상이 언제까지 가려나 싶어 마음이 뒤숭숭하다. 이게 다 못나가서 이런건가.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자가격리를 하면서 서진이는 냉장고를 끼고 산다. 아들의 작은 손떼가 잔뜩 묻은 냉장고 문을 보면서 나는 수시로 먹을 걸 채워넣는다. 어젯밤에는 아이들 저녁을 먹이며 맥주를 겸했다. '아- 나 외로운가봐'


코로나는 장기화되고, 우리집 애들은 더디 큰다. 하루는 참으로 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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