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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 Oct 20. 2021

창비어린이에 글을 썼습니다.

세상에!


계간 창비어린이 74호(2021 가을호)에 글을 한 편 실었다. 상반기에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활동하며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프로그램 중 특히 키즈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에서 제작된 어린이 드라마 <베스트 탐정단>에 대한 리뷰를 썼다. 




 <베스트 탐정단>을 보게 된 것은 김소영 선생님/대작가님의 추천으로...(히히) 예전에 첫 책을 내고 함께 혼밥생활자의 책장에 출연하게 됐었는데 그 때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던 콘텐츠였다. 그 때부터 재미있게 보며 나도 여기저기에 추천을 많이 하고 다녔었는데 사실 내가 이 드라마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나중에, 그러니까 올해가 되어서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창비어린이라는 지면에, 내가 어린이와 어린이문학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배운 지면에 쓸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스러웠다. 정말로.  


 창비 기고 글에는 이렇게 직접적인 문장까지는 쓰지 않았지만 사실 나는 <베스트 탐정단>의 가장 큰 미덕은 어른들이 봤을 때 정말 재밌는 시리즈는 아니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렇게 만들 수 있었겠지만 안했다고 느껴지는 지점들이 많아서 더 좋았고, 내포시청자 중 어린이 시청자를 정말로 제 1의 시청자로 전제하는 것 같아 반갑고 고마웠다. 나는 이 시리즈가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물의 컨벤션을 빌리면서도 어린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 멋지게 느껴졌고 이것이 바로 어린이를 시청자로서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느꼈다. 


 일단 웃기고 보자는 식의 어린이 콘텐츠, 그 웃기고 보자는 식의 웃김마저도 어린이들을 향한 것이기보다는 옆에 있는 양육자에게나 통하는 코드인 경우가 훨씬 많다. 아이를 낳고 아이와 이러저런 문화콘텐츠를 즐기면서 가장 난처한 순간이기도 했는데, 왜 어린이 공연에서 개그콘서트의 코너가 등장하고 인터넷 밈이나 유행어가 하이라이트 부분에 등장해야 하는지 생각하다보면 마음 속이 복잡했다. 아이는 뭐가 웃긴지 도통 모르겠는 얼굴로 애매하게 웃곤 했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어린이 콘텐츠들은 정말로 어린이를 타겟으로 생각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의 면모를 많이 보여줘서 더욱 당혹스럽다. 올해 가장 크게 문제가 된 EBS <포텐독>도 물론이고 유튜브 채널로 가면 시청지도라는 것이 무색해질 정도의 콘텐츠들도 차고 넘친다. 늘 이야기 하는 점이지만 이런 모든 콘텐츠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거나 지켜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눈높이와 이해도, 정서를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생각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은 꼭 있어야만 한다. 지금의 어린이 미디어 콘텐츠들을 생각해보면 절대적인 수 면에서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무조건 유치하게만 만들면 된다는 게으른 기획도 곤란하다. 어린이, 유아, 아동, 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주관적인 고정관념이나 이미지 말고 정말로 우리와 함께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곁의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키즈 콘텐츠를 응원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글이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정이 겹친 일이고...시간이 조금만 있었으면 더 매끄럽게, 그리고 조금 더 날렵한 문장을 쓰고 싶었다는 욕심이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쓰는 날렵한 문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멋을 부리는 문장인데 그런 문장으로 어린이 콘텐츠에 대해 말하는 것은 또 정말 별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며 약간의 자기합리화를 하기도 했다. 물론 이 글은 성인독자들이 읽는 글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림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그 이외의 여타 다른 영상콘텐츠이든 어린이들의 것만은 아니지만 어린이에게는 그것뿐인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아무래도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된다. 아직 어떻게 바라보고 읽고 쓰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인지 아직 잘 모르고 배워가는 중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많이들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지금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곁의 어린이를 떠올리며 만드는 이야기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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