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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아빠 Dec 26. 2018

아이와 첫 크루즈여행기
서툰아빠의 소소한 여행 팁 06

싱가포르 편 - 3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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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 없게 해 주세요.

(육아를 두려워하는 아빠들을 위한 꿀팁 소소한 팁 제공)



싱가포르에서 이틀.

그리고 크루즈에서 닷새.

이번 동남아 여행의 마지막 일정.

크루즈에서 내려서 저녁 비행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싱가포르를 다시 구경하고 돌아가겠다는 아빠 엄마의 열정기로 이번 여행기는 마무리하려고 한다. 글로 표현이 다 되지는 않았지만... (에잇) 무척이나 재미있고 다음에 더 큰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여행이었다. 아이와 여행을 하면 아이도 크지만, 부모도 성장하고 많은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경험치가 큰 선물이었다.


싱가포르 - 말레이시아(in 크루즈) - 태국(in 크루즈) - 다시 싱가포르로 이어지는 여행기의 마지막!




[크루즈에 마지막 짐을 잘 싸서 문 앞에 늦지 않게 놔둘 것]

크루즈도 비행기와 비슷하게 짐을 붙일 수 있다.

그렇지만 비행기와 다른 점은 전날 각 캐빈으로 배포되는 네임택을 붙여서 방문 앞에 정해진 시간까지 놔둬야 한다.

아이가 비상용으로 필요한 물건을 빼고 최대한 패킹을 해서 문 앞에 놔두기 성공.

(이 작업을 위해 공연을 보고 빠르게 방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이의 식사, 유모차, 비상 여벌 옷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패킹 완료!

그리고 혹시 승선 시에 빼앗긴 물건이 있었다면. 걱정 말자. 내리는 중에 받아갈 수 있다.

참고로 나는 여행을 위해 새로 산 카메라들과 스마트폰, 노트북을 쉽게 충전하겠다고 멀티탭을 가져왔다가 빼앗겼다. ㅎ

승선하는 날, 가방 한 개가 오지 않아서 1층(거의 지하라고 봐도 무방, 크루즈에서는 보통 4층 정도가 지상과 닿아 있다고 보면 된다)에서 멀티탭을 맡기고 찾아왔었다. 엑스레이로 가방을 비추는데 거의 다 걸리게 되어 있음.

덕분에 첫날부터 크루즈 경찰관과 얼굴을 익히고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었다. (난 여기 경찰과 대화한 사이임)

우리 짐 네임택. 터미널에 도착하면 16번 그룹에 모여있다.
살짝 고백하자면, 난 내 여행가방이 너무좋다. 결혼하면서 와이프도 하나 사줬다. 갑툭자랑질.


[크루즈에서 공항으로 직행이 아니라면, 배달시키자]

크루즈에서 내리는 것은, 국내선 비행기만큼 간단하고 빠르다.

그리고 크루즈 공항은 한국의 작은 고속버스터미널 수준으로 아담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지만.. 공항의 1/3이 우리의 짐으로 가득 찼고. 나머지 1/3은 하선한 승객들로 가득 찼다.

우리짐은 16번그룹. 나의 캐리어는 눈에 잘 띈다.
저 뒤편에 은색... 실제로는 잘보이는데.. 카메라 각도가 좀.
찾아주는거 기다리지 못하고 사진만찍고 직접 수령

이렇게 작은 공항에서 급하게 큰 짐을 찾아서 아이와 함께 끙끙거리지 말자.

그렇게 되면, 많은 짐을 들어주는 든든한 남편이자 아빠가 아닌... 미련한 남자로 기억되게 된다.

자기 짐을 하나라도 더 덜지 못하게 되는...

현명한 아내는 사전에 공항까지 짐을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미리 알아놓고 나에게 다녀오라고 했다.

내가 드는 짐의 총량은 변하지 않지만, 그녀의 짐과 표정은 가벼워진다.


서비스는 무척 간단하고. 좋다.

싱가포르 달라로 수화물 2개에 45불 정도 했다. (날도둑놈. 내가 스타트업을 하고 싶어 지는 순간)

시간은 상관없고. 대신 늦으면 10분당 추가 차징을 한다고 했다.

실제 수령하는 장소에 도착했더니 별도 스토어가 아니고 낮에 접수를 받았던 직원이 친구랑 수다 떨면서 벤치에 앉아있다가 전달해주는 인간미 넘치는 서비스. (다시 한번 창업의 욕구가 발끈)

그렇지만 편안하니. 돈으로 누릴 수 있는 호사. 누리자.

이 비좁은 공항에 구석에 더 좁은 곳에 그 엄청난 서비스업체가 있다.
MLS라고 불리는 공항까지 짐을 옮겨주는 서비스
싱가포르 창이공항까지 짐을 옮겨주는 서비스
수령할 장소를 확인하고 사진찍어두는 센스. 수령하고 올라타는 딸래미 센스
짐을 받자마자 짐을 더욱 간출여보고자 애쓰는 엄마



[크루즈에서 택시 잡는 요령! (feat. 산부인과에서 일반식 주문한 썰)]

뜬금없지만 딸아이가 태어날 때도 난 정신을 바싹 차렸었다.

산부인과에서 나에게 산모 식사를 보험(일반)식과 2배 이상 가격차이를 보이는 비보험(특)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했기에 사전에 접수대에 먼저 가서 아내가 마음 상하지 않게

“일반식으로 꼭 주세요”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조카들과 주위에 지인들을 통해서 돈만 비싸고 실제로 별로 먹지도 않는다는 중요한 팁을 들어서 이렇게 선택할 수 있었다. (물론 와이프가 속상할 수 있기에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놀랍게 병원의 상술은 나의 예상치를 훌쩍 넘어 공격해왔다.

내가 아내와 함께 출산 직전에 손을 잡고 경건한 마음으로 아내의 고통에 동참하고 있을 때 분명 나에게 일반식으로 오더를 받았던 간호사가 다시 들어와서

“산모식사는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라고 재차 물었다.

동공이 오즈모 짐벌 카메라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곧 자리를 잡고. 침착하게

“나가 주세요. 있다가 제가 접수할게요!”라고 엄근진 남편 모드로 응대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두 식단의 차이를 발견 못했다)


놀랍게 검색결과가 하나도 없다


왜 이야기가 산으로 갔다 왔냐면...

크루즈에서 내리면 수많은 택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힘들더라도 크루즈터미널 밖으로 걸어 나가면 일반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는데,

비싼 고급 택시. 한국으로 따지면.. 모범택시. 블랙택시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크루즈를 뒤로하고 일반택시타고 유유히 출발
안녕.즐거웠어-



[싱가포르 수족관 가는 길에 다양한 삼천포 조심]

싱가포르에 아이와 즐길만한 수족관을 가기로 했다.

근데.. 놀랍게도 그곳은 정말 관광도시여서. 수족관 옆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보인다...

와이프에게 아이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할까 100번을 생각했지만 101번 참았다.

(친구들은 이곳에서만 탈 수 있는 트랜스포머 어트랙션을 꼭 타보라고 눈치 없이 톡을 보내준다. 고맙다...)

할 수 없이. 와이프가 인스타에 올릴 수 있게 유니버설 지구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결정.

싱가포르 상징인 분수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과 캔디가게 앞에서
들어갈까 들어갈까 들어갈까....
당신은 인스타에 올리면 되지만... 난 타보고 싶은 어트랙션이 있어...


고된 수행 끝에 수족관에 들어왔다.

역시나 크더라. 이 수족관은.

최근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제로 한 다큐를 본 아내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몰입해서 수족관을 구경했다. (모라는 거야??)

역시나 그녀는 중간에 자연보호 캠페인을 알리는 부스에서 한참을 있다가 갔다.

사진을 물론 다 담을 수 없지만 좋았다. 마치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처럼
수족관에서 만난 너무 귀여운 백인꼬마아이. 진짜 너무 귀여웠다.
딸아. 저기 죠스바가오고 있다.

여행이 좋다고는 하지만,

아이와 함께 일주일 이상 여행을 하다가 보면 막바지에 현타가 온다. 우리는 곧 마흔이란 말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최대한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수족관에서는 아이를 물고기와 함께 풀어놓고 우리도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여행을 느리게 즐겼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변수가 많다]

우리는 싱가포르 수족관을 즐기고 나서도 4~5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동료들에게 줄 기념품을 사러 와이프가 컬렉션하고 있는 텀블러를 사러

싱가포르의 분위기를 느끼며 안식을 취하러 와이프의 안정과 나의 안정을 위하여

가까운 스타벅스로 다시 향했다.

우리가 여행한 시기는 11월 중순이었는데, 캐럴이 모든 가게에서 나와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좋아해서 캐럴 앨범을 2개나 제작하기도 했다.

(잠깐 중간광고 듣고 올게요- )


리얼캐롤프로젝트 노래 듣기 <클릭>


그리고 마침 블랙프라이데이여서 싱가포르의 쇼핑몰에서 엄청 시간을 보내고

택시를 타러 왔는데... 줄이...

마침 현금도 얼마 없고. 리무진 택시는 괜히 타기 싫고 해서 1시간을 기다려서 공항으로 이동했다.

20분 정도 기다렸는데 남은 대기 줄보다 뒤에 이어진 줄이 2배 길어서 그 기쁨에 끝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으잉?)


피곤해서 여유 있게 시간 준비를 해서 다행이지. 크루즈 터미널에서 맡긴 짐에 추가 비용까지 낼 뻔..


나이가 몇개인데 자꾸 이런것만 보면 구경하게 되는지...
엄마가 좋아해서 딸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키티팔찌 득템
쇼핑몰 놀이터에서 비행기 승선하기 전에 열심히 에너지 소진시키기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지 말자. 아이와 비행기 타기!]

열심히 아이의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출발할 때, 큰 어려움 없이 비행을 마친 우리는 자신만만했다.

아이는 점점 힘이 없어지고. 우리는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별일 없이 잘 올 수 있었으나

지친 부모가 방심하고 마지막 저녁을 공항의 한국식당 (파리바게뜨. 으잉?)에서 간단히 해결하다 사단이 났다.

전지현이 광고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뭐라고?) 시리얼처럼 보였던 비요뜨 안에.. 초콜릿이 잔뜩 들었단 걸 몰랐던 것이다.

먹는 순간만 해도 저렇게 졸린 눈으로 뽀로로와 호비가 와서 놀자고 떼를 써도 무시하고 잘 것 같은 아이였는데.

초콜릿이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막아주었다.

그래서 비행기 속에서 아내의 심기가 불편했고. 나도 뭔가 좀 불편했다.



이랬던 아이였는데... 저 비요뜨가 죽은 아이도 깨우는 힘이 있을 줄이야...
눈은 감았으나 아무도 잠들지 않았다.





여행은 정말 힘들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다.

준비한 게 별로 없었기도 했지만, 은근 여러 가지 주워들은 정보들로 잘 다녀왔다.

남들 다 가보는 곳도 갔지만, 아무 계획 없이 움직이다가도 더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둘이서 동남아 크루즈를 경험하고 나니

다음엔 지중해. 알래스카. 크루즈에도 도전하고 싶어 졌다.


돈을 벌어야 한다. 아니면 돈을 적게 쓰는 여행을 하거나.

다음 여행기를 위해서라도 여행 계획을 얼른 세워야겠다.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정 안되면 국내 여행기를 연재할 테니까요!

이 세상의 모든 육아 버지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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