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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달해 Feb 26. 2019

불가능해 보이는 톰 크루즈의 '가능한 액션'

[대중문화 이야기]

                                                                                                                                                                                     

지난해 개봉돼 히트 퍼레이드를 마친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은 6번째 톰 크루즈의 불가능한 미션 수행 결과를 알리며 또 한번 화제가 됐다. 1996년 톰 크루즈 주연의 동명 영화가 만들어져 공개된 후 22년에 걸쳐 지속되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영화 개봉 전부터 날아가는 헬기에 맨몸으로 매달려 있는 톰 크루즈의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고, 6번째 '미션 임파서블'의 흥행 성공을 알린 뒤 곧장 7, 8편의 개봉 일정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톰 크루즈는 매번 시리즈의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제목을 의식한 듯 위험천만한 액션 신을 직접 소화해 화제가 됐다. 절벽과 마천루를 기어오르고 날아오르는 비행기에 매달리는 장면까지 직접 찍어 팬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최근에는 '미션 임파서블6'를 찍던 중 큰 부상을 당해 한동안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진짜 액션'에 대한 강박관념이 지나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그럼에도 톰 크루즈는 직접 연기한 장면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열을 올린다. 관객을 열광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리얼한 '맨몸 액션' 톰 크루즈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속 '맨몸 액션'을 살펴봤다.



맨손 암벽등반에 고층 빌딩 점프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매번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를 극 중 톰 크루즈에게 던져놓고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톰 크루즈가 연기하는 캐릭터 이단 헌트가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을 맨몸으로 기어오를 때, 또 주차타워에서 자동차를 몰아 바닥으로 떨어진 뒤 핵폭탄 발사 스위치를 빼앗아 전쟁을 저지하는 액션 신들은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타이틀의 어감과 맞물려 관객에게 짜릿한 쾌감을 전달했다.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이 위험한 액션 신들의 상당 부분을 톰 크루즈가 직접 연기했다는 사실이다.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미션 임파서블'의 첫 번째 영화다. 당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톰 크루즈에게 16t 수조 폭발 신을 직접 연기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초대형 수조가 폭발하는 가운데 주인공 이단 헌트가 달려나와 살아남는 장면이다. 다시 찍기 힘든 신으로 한 차례 오케이 사인을 받아내야만 하는 상황. 톰 크루즈는 액션 신호를 듣고 폭발하는 수조를 뒤로한 채 달렸다. 카메라는 전속력으로 뛰는 톰 크루즈의 전신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주연배우 톰 크루즈의 리얼 액션은 영화의 화제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 순간이 연기 잘하는 청춘스타 톰 크루즈가 액션배우로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얼 액션연기'의 매력을 알게 된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2'에 이르러 맨몸으로 절벽을 기어오르는 오프닝 신을 스턴트맨 없이 직접 연기했다. 600m가 넘는 암벽을 맨손으로 올라가는 것뿐 아니라 반대쪽 절벽으로 건너뛰고 한 손으로 바위 끝을 잡은 채 경치를 바라보는 장면까지 소화했다. 톰 크루즈는 달랑 안전장치 하나에 목숨을 맡긴 채 실제로 맨손 암벽등반을 강행했다.


날아가는 비행기에 매달리기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회를 거듭하면서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액션'에 대한 관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다.


톰 크루즈 역시 마찬가지일 텐데 놀랍게도 이 배우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겁이 없어지는지 한층 더 과감하게 몸을 날리며 '묘기 대행진'을 펼쳤다.



'미션 임파서블4: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보여준 마천루 등반 신이 대표적 예다. 무려 830m 높이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라 불리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맨손으로 기어오르는 장면이다. 40대 중반의 나이가 된 톰 크루즈는 달랑 와이어에 의존해 카메라에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5: 로그네이션'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의 문에 매달려 하늘로 날아오르는 '미친 짓'을 감행하기에 이르렀다. 낙하산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는 26만ℓ의 물이 가득 찬 냉각기 안으로 침투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로 6분가량 산소통 없이 잠수하는 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아무리 치열한 연습의 결과라고 하더라도 해녀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숨을 참고 물속에 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 유지 위한 프로정신

사실 배우가 본인이 소화하기 힘든 위험한 신까지 직접 연기해야 할 의무는 없다. 오히려 전문 스턴트맨에게 맡기는 쪽이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배우가 직접 연기한 신이 관객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건 분명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배우와 스턴트맨의 몸짓을 편집해 관객의 눈을 현혹할 수도 있지만 배우가 고스란히 액션연기를 해냈을 경우 얼굴 표정까지 담아 그 순간의 아찔함을 전달할 수 있고, 이 시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성룡-홍금보-원표 등 1980년대 아시아권에서 톱스타의 위치를 차지했던 홍콩 영화배우들의 전매특허 역시 본인이 직접 연기하는 리얼 액션이었다.


성룡은 이후 자신이 직접 제작과 연출에도 손을 대면서 자신의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아무나 할 수 없는 과감한 액션 신을 만들고 직접 소화했다. 달리는 버스 위에 올라 홍콩 거리의 간판을 건너뛰고 피하는 등 곡예에 가까운 액션, 헬리콥터 사다리에 매달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휙휙 날아다니는 힘든 장면을 연출해 극찬을 받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촬영이 중단되는 일이 허다했고 이 과정이 담긴 영상을 엔딩 신 이후 에필로그 형식으로 풀어 큰 인기를 얻었다. 성룡 영화는 엔딩 타이틀이 다 올라가고 난 뒤에도 끝까지 봐야 한다는 공식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국내 배우 중에도 하지원이 어지간한 액션 신은 직접 소화해 화제가 됐다.


정우성 역시 액션에 있어 일가견이 있는 배우다. 승마 실력은 전문가도 인정할 정도로 수준급이고 손발을 사용하는 솜씨 역시 우수하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서 전속력으로 말을 타고 달리며 한 손으로 장총을 돌려 장전하는 장면은 애초 대본에도 없었던, 정우성이 직접 만들어낸 장면이다.



정달해 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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