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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와 삼겹살 그리고 간장


청주와 삼겹살 그리고 간장




청주는 삼겹살로 유명한 도시다. 아니 유명해 지고 싶은 도시인지도 모른다.


삼겹살 축제를 하는 도시


2020년에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로부터 전국 유일의 한돈인증거리로 지정된 도시다.


국내 1000여 한돈인증업소 중 식당 밀집가가 하논 인증거리로 지정된 건 청주가 처음이다. 


청주 삼겹살식당은 수많은 우리나라의 삼겹살 식당과 차별점이 있다.


그건 간장 삼겹살이다.


간장과 고기로 대표 되는 육류 요리는 우리나라의 불고기와 일본의 야끼니꾸, 스끼야끼가 대표적이다. 




간장 삼겹살에는 놀라운 과학이 숨어 있다.


우리가 고기를 좋아하는 건 감칠맛 때문이다. 


감칠맛 물질로 알려진 것으로는 글루탐산, 이노신산, 구아닐산 등을 들 수 있다. 글루탐산은 간장, 다시마, 채소등에 이노신산은 생선과 육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감칠맛 물질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과 핵산계 감칠맛 물질인 이노신산과 구아닐산을 함께 사용하면 감칠맛이 비약적으로 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칠맛의 시너지 효과라고 한다. 




1960~70년대 청주의 고깃집에선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간장 소스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애기위해 사용되었던 간장 소스가 간장의 글루탐산과 삼겹살의 이노신산의 감칠맛 시너지효과가 청주 삼겹살의 맛의 더욱 높였다. 감칠맛 시너지효과를 가져와 청주의 간장 삼겹살이 우리가 흔히 먹는 삼겹살보다 냄새도 냄새지만 감칠맛이 폭팔하는 맛있는 삼겹살이 되었던 것이다. 






올해 들어 국내산 한돈 삼겹살의 소비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삼겹살은 술 안주지 밥 반찬이 아니라 소주 도수가 낮아져 삼겹살 말고도 다른 종류의 안주랑 술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간장 삼겹살 역시 술안주지 밥반찬이 되지는 않는다. 값이 싼 수입 삼겹살 무한 리필 식당과 저가형 식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반면 올해 들어 한돈 삼겹살 재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삼겹살 전성시대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럽에는 오랜 역사 동안 수많은 햄소시지와 치즈가 있다. 


치즈와 햄 소시지는 역사가 오래된 음식이라 나라마다 기후 풍토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만들어지고 소비되어 왔다. 


프랑스에는 400여종의 치즈가 있다. 


독일은 소시지 종류만 1000여 종이 넘고 지역마다 그 지역의 이름을 딴 소시지가 있다.




그런데 고구려시대부터 먹어 온 우리의 불고기는 석쇠불고기로 언양불고기, 광양불고기 육수 불고기로 서울식 불고기, 사리원 불고기 4종 밖에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압축성장의 산업화 시대 외식업이 급격히 팽창하고 사회적 분위기가 획일화 일변도 여서 나타난 현상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마음이 나쁜 집안은 그 간장맛도 쓰다.”라는 말이 있었다.


1970년대까지도 봄에 콩을 메주로 쑤어서 가을에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그고 겨울철에 김장을 하는 것이 가정주부들의 년중행사중 빼어 놓아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일이였다. 한주부가 담근 간장, 된장, 고추장의 우수한 맛은 그 주부의 살림살이의 알뜰함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1969년 서울시에서는 장독대 없애기 운동을 실행했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장 담그는 집이 많이 사라지고 없다. 다 똑같은 대기업 공장 간장을 쓴다.




코로나 이후 뉴노멀의 시대 육식 소비 생활도 달라져야 한다. 고기와 술은 축제식이다. 잔치다. 잔치는 끝냈다. 이제 밥과 함께 먹는 일상식으로의 고기의 시대다. 


우리나라는 소는 한우 한품종만 사육하고 돼지도 YLD 라는 삼원교잡 한품종만 95%이상 사육하는 나라다. 식당마다 자기 나름의 맛을 차별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 숙성을 해서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해 보지만 숙성은 하나님 요리 솜씨라 안정화 시키기 어렵다. 


간장은 얼마든지 지역의 작은 간장 공장에서 우리 지역만의 고유의 장을 담글 수 있다. 


간장 양념의 고기 요리는 최고의 밥 도둑이다.


청주의 간장 삼겹살은 술안주라는 포지셔닝에서 점심때 밥반찬으로 먹는 새로운 일상식으로의 리포지셔닝을 할 때가 되었다. 


간장 양념의 불고기의 가치가 높아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충청도는 간장 삼겹살이라는 훌륭한 불고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사가 스토리텔링이고 맛이다. 




충청도는 전국 81개 도축장중 21개의 도축장을 보유하고 있는 식육 인프라 경쟁력이 높은 도다. 


전국에서 도축되는 한우와 한돈의 30%이상이 충청도의 도축장에서 도축된다.


고기의 지산지소 6차산업의 여건이 완비되어 있다. 


고기 문화가 관광상품화도 가능하고 인바운드 수출도 가능하다.


일본이 2022년 화우를 7,700톤 5천억원어치를 수출하였는데 그럴 수 있었던 것이 전세계에 일식붐이 불어 샤브샤브, 스키야키등의 요리 재료로 화우가 쓰여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간장 삼겹살, 간장양념의 불고기는 세계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세종시는 세종대왕 이름의 도시다. 세종대왕은 실록에 의하면 소고기를 엄청나가 좋아하신 임금님이였다고 한다. 소고기를 좋아하신 세종대왕의 세종시 불고기와 간장 삼겹살의 도시 청주의 시너지효과, 간장의 글루탐산과 고기의 이노신산의 감칠맛 시너지효과처럼 폭팔할 수 있다. 




산업화 시대 도시의 축제였던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청주에서 시작되었다면 일상식으로 간장 삼겹살(불고기)을 먹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도 충청도였으면 한다. 






























출처 : 1969년 1월 9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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