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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 식당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특집최근 돈육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한돈의 가치제고 방안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춤형 한돈 마케팅 사례 

한돈 식당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었다. 

한돈산업에 호재다.

역시 9월들어 돈가가 상승하고 있다. 

앞다리, 뒷다리, 등심, 갈비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물량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단체 급식에서 수산물을 대체해서 이들 부위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인기 부위인 삼겹살이다. 

          (2023년 5월 돈육 재고 : 출처 한국 육류 수출입 협회)     

한국 육류 수출입 협회 홈페이지의 한돈 재고를 살펴 보면 2023년 5월 전체 돼지고기 재고는 48,133톤 이중 삼겹살 재고는 13,568톤로 전체 재고의 28%다.

전월대비 107%로 계속 늘어나고 전년대비 186%로 두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돼지의 생산 수율을 감안 하면 상당히 많은 삼겹살 재고가 쌓이고 있다.

평소 가장 인기 부위인 삼겹살이 이렇게 재고가 많이 쌓인 적이 없었을거다.

이문제는 이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한돈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볼 것인가 하는 거다.

난 삼겹살 적체 현상을 패러다임 시프트로 보고 있다.      

코로나 기간동안 식당이 장사가 안되어도 가정내 소비확대로 국내산 한우, 한돈은 호황이었다.  

코로나가 끝났다. 다들 보복적 소비를 예측하면서 2022년 돼지고기442천톤이 수입되었다. 그중 삼겹살은 172천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39%가 삼겹살이였다.

그래서 인지 2022년 한돈 삼겹살이 팔리지 않았다. 생산원가보다 도매 시세가 낮아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봤다. 

보통 이렇게 삼겹살이 재고로 남게 되면 육가공업체에서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

이제 한돈업체들이 메이저들이 되어 자금 여력들이 있는지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가 되면 돼지고기 소비 특수를 예상해서인지 계속 돼지를 작업하고 삼겹살 재고를 쌓아 왔다.      

과거 여름철에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여름철에 개고기가 사라져서인지 돼지고기 소비가 급증한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지여서 인지 여름철 흑돼지 삼겹살 도매가격이 최근 몇 년간  kg당 3만원이 넘어 갔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제주도 흑돼지 삼겹살이 남아 돌기 시작했다. 육지의 흑돼지 삼겹살도 남고 가격도 낮았다.      

지난 80년대 이후 최고 인기였던 삼겹살 로스구이 트렌드가 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소리 요즘도 삼겹살 식당들이 오픈 하고 성업중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할거다.

서울 삼각지의 몽탄, 약수동의 금돼지식당, 남영동의 남영돈, 제주도의 숙성도등 줄을 서는 돼지고기 식당들이 아직 있는데

최근 마곡동의 산청 숯불 가든이 대박이 나고 다시 을지로에 산청 숯불 가든 2호점이 생겼는데 거기도 웨이팅이 장난이 아니다.

돼지고기는 여전히 사랑받고 인기 있는 메뉴라고 다들 생각한다. 

미안하다.

우선 몽탄은 삼겹살을 팔지만 수입 소고기로 만든 우대갈비 매출이 90%다. 

남영돈은 가브리살, 항정살이 메인이다. 숙성도도 뼈등심, 앞다리살이 시그니처다. 

금돼지식당도 일반적인 삼겹살이 아니라 뼈삼겹살이다. 산청 숯불 가든도 산청산 흑돼지 앞다리를 구워 판다.

이들 돼지고기 식당들이 성업을 하니 우리나라 삼겹살 식당들이 다들 잘 된다고 생각들은 하는데 삼겹살 식당의 양극화는 극심해졌다.

아직도 철모르는 사람들은 삼겹살 식당 창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삼겹살 식당은 더 이상 식당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하면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같은 연예, 오락사업을 생각하겠지만 여기서 엔터테인먼트는 무슨 의미일까? 재미있다? 엔터테인이라는 게 꼭 웃기다는 뜻만은 아니다. 

극장에서 돈 내고 영화 볼 때 웃기는 것만 보지는 않는다. 어떤 때는 조마조마한 채로 보고 어떤 때는 눈물 콧물 흘려가며 보고, 어떤 때는 나쁜 놈들 때문에 격분하기도 한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은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거다. 희로애락을 함께한다는 것은 고객과 호흡을 같이 한다는 뜻이다. 그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꿰고 있어야 한다. 

대박나고 있는 돼지고기 식당은 고기가 맛있는 식당이라기 보다는 MZ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해 그들에게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상상하기 어려운 투자비용가 아이디어가 투입된다. 

어떤 의미에서 돼지고기가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엔터테인먼트의 매개 역할을 하는 거다.

과거에는 관혼상제나 마을 잔치에 함께했던 것처럼      

문제는 삼겹살이다. 

삼겹살을 우리가 미치게 좋아한 건 아마도 1980년대이후일거다.

삼겹살의 인기에 좋은 동반자는 소주다. 

1920년대에 나온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35도였다. 1970년대 25도 정도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대부분 20도 이하다. 소주의 도수가 작아진 이유는 소주 도수가 높아서 화재가 났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금과는 달리 열차에서 흡연이 가능했을 때, 깨진 소주병에 담뱃재가 떨어져 화재가 났던 것이다. 도수가 높아 마시고 사망하는 일도 정말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음식과의 궁합 문제도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음식과 증류주를 먹는 나라는 드물다. 도수가 너무 높으면 음식과 함께 먹기 불편하기에 음식과 잘 맞으려면 발효주의 도수가 돼야 했다.” -술시로운 세계사 명욱지음 -

25도의 독한 소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 삼겹살이였다.

우리가 삼겹살을 먹기 위해서 소주를 먹은 것인지 소주를 먹기 위해서 삼겹살을 먹은 것인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소주 도수가 16도로 낮아지면 여러 안주랑 소주를 먹게 된다. 

일본이 이자카야라는 요리 주점이 발전한 것은 일본술의 도수가 낮기 때문이다.      

독한 소주랑 진한 삼겹살을 즐겼던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유행이다.

MZ 세대의 돼지고깃집은 베이비세대의 돼지고기집과는 다른다. 

술부터 소주가 아니라 하이볼이나 와인이다. 

돼지고기 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의 변화는 해방이후 돼지고기는 부족한 소고기, 한우의 대체재였다. 삼겹살로스가 1970년대말부터 유행한 것은 1976년 한우파동이후 한우 로스구이의 대체였다. 

이제 더 이상 돼지고기는 소고기의 대체재가 아니라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경쟁재다. 

돼지고기는 돼지고기 맛으로 소고기는 소고기 맛으로 먹는 거다.







소비트렌드의 변화 

YBD, LYB, 제주흑돼지, 지리산흑돼지 듀록, 버크셔, 이베리코, 스페인 듀록의 인기가 높다.

품종이 다른 돼지고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엔터테인먼트 돼지고기 식당들은 지리산 흑돼지같은 새로운 돼지고기를 메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돈산업은 삼겹살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삼겹살 소비가 주춤하고 있다.

수입 삼겹살들이 단순히 가격 경쟁이 아니라 품질 경쟁을 시작했다. 

냉장육은 좋은 것 냉동육은 나쁜 것이라는 브랜드 돼지고기 초기 마케팅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빨간색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입 냉동 삼겹살은 한돈 냉장 삼겹살과 경쟁 상대가 안되었다.

베이비 붐 세대는 애국심 마케팅이 통했다. MZ 세대는 가격과 품질에 대해서 냉철한 판단을 하고 있다. 

해동육 유통이 규제되어 왔는데 이제 해동육 유통이 좀 자유로와지면 수입 냉동육을 해동해서 유통시키는 것이 자유로와 진다.

그럼 한돈 삼겹살과 수입 삼겹살이 본격적인 품질 경쟁을 하게 될거다.

가격과 품질로 추격해 오는 수입 삼겹살과의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MSY등 숫자의 경영이 아니라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을 넘어 최고의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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