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부서 퍼스트펭귄랩의 실패 사례 모음zip
도전하는 팀에게는 늘 결과 발표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바다에 뛰어드는 건 늘 실패와 성공 반반의 가능성을 갖고 있죠. 부담감은 매번 크고, 무겁습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으면 선행부서라고 할 수 없겠죠..?!!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고 생각하면 성공 케이스만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만! 부지런히 도전하는 동안 저희도 여러 번 실패했습니다. 오늘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펭귄의 실패 스토리와, 어떻게 다음 도전을 처리(?)하는데 활용했는지, 그런 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TV는 엘리베이터라는 고정된 공간, 입주민이 지나는 그곳에서 시청자를 만납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청 타겟을 5년 동안 만나다 보니 주어진 상황에서의 성공 전략을 점점 고도화할 수 있었는데요. 잘 먹힌다?! 그럼 계속합니다. 실패했다? 그러면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도전을 성공시키는 초석으로 삼는 겁니다. 간단하죠. 퍼펭이 확실하게 발견한...!! 이렇게는 안 된다 세 가지입니다.
멋으로 승부한다.
서비스&제품 보다 브랜드 분위기만 보여줄래요.
입주민에게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선투자를 진행했던 브랜드였습니다.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제품이었고, 자신감과 멋짐을 돌려준다는 USP가 확실했죠. 캠페인 방향성도 '멋'으로 잡았습니다. 다만.. after의 완벽한 멋을 위해 정작 제품이 해결하는 페인포인트 '탈모'나 제품 카테고리는 숨겨야 했습니다. 브랜드 전체 방향성이 그(?)언급을 피한다고 하니 설득도 어려웠죠.
QR이나 검색을 넘어, 입주민 액션 수단으로 '문자 이벤트'가 가능할지 함께 실험하기 위해 꽤 큰 경품을 걸기도 했지만 반응은 저조했습니다. 멋있지만.. 그래서 이게 뭐지? 에 대한 답이 없었기에 결국 입주민 참여도 인지도도 얻지 못하고 캠페인은 종료됐죠. 저로선, 초기 브랜드를 간접적인 표현으로만 광고할 경우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잊지 못할 오답노트를 얻었습니다.
커머스는 처음이라
만드는데 얼마나 걸리죠..? 재고 이 정도면 시작해도 되겠죠..?
뭄뭄 실내화 물량 예측 실패는 전에 말씀드린 적도 있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넉넉한 재고를 갖춰서 송출을 시작하지는 못했습니다. 향후 6개월까지 다른 캠페인들이 꽉 차있어서 라이브 일정을 조정할 수 없었고, 판매량이 처음부터 폭발하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파트너사가 담보한 제조 속도를 믿고 라이브를 강행했죠. 그리고 문제가 터진 겁니다. 판매 3주 차부터 배송이 지연되고, 광고는 5주 차에 중단, 제품은 한 달 뒤에야 배송이 완료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입주민과의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는 저희에게 광고한 제품을 원활하게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다신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죠.
제조에 필요한 일정이나 판매 속도는 시간을 돌린다 해도 예측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재고를 확실히 마련하지 않은 점만큼은 다시 하지 않을 수 있는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 이후, 제품 협업을 할 때는 무조건 계약서 단계부터 물건 확보를 담보하고 시작합니다. 재고 준비로 일정을 얼마나 미룬다 한들!! 우리가 기다리는 게 낫지, 입주민을 기다리게 하는 일은 다신 없어야 하니까요.
가맹점 광고와 브랜드 광고를 동시에 하는
동네 상권 A+C 상품
동네상권정보 구좌는 입주민이 우리 동네 정보로 여길만한 근거리 상점을 소개하는 구좌인데요. 실생활에 밀접한 정보이기에 입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개별 소상공인 분들이 직접 연락을 주시고 광고를 집행하는 구조라 운영이 쉽지는 않죠.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자 만든 상품이 A+C (본사+가맹점)상품이었습니다. 동네 상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사에(혹은 가맹점을 많이 품고 있는 플랫폼사)에 동네 생활권 구좌를 벌크로 공급하고, 본사는 각기 가맹점에 광고 수요를 확인해 본사+가맹점이 동시에 드러나는 콘텐츠 형태로 송출 기회를 주는 구조랄까요.
이렇게까지 포미, 본사, 동네 가게, 입주민 모두에게 좋은 상품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상용화는 실패했습니다. 제안하고 드랍하는 과정, 몇 번의 선투자를 통해서 확인한 어려움은 이것입니다. 수많은 가맹점에 일일이 광고 기회에 대해 안내하고, 이해를 돕고, 신청을 받는 과정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본사에게도 마냥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러니까 가맹점이 광고 기회를 한 방에 인지하고, 신청도 손쉽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춘 파트너사를 찾아 한 번 팔아보려고 합니다. 동네 상권이 입주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라는 건 변함없으니까요..!
앞서 확실한 실패를 말씀드렸다면 이번에는 애매한 실패, 실패 미수(?) 사례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엘리베이터TV 캠페인의 경우에는 라이브 하면 무조건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오답노트를 작성할 수 있는데요. 준비만 한채 도전을 하지 못했거나 실험 세팅이 부족해 확실히 실패다 성공이다를 말하기가 애매하지만, 실패 쪽에 더 가까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리타게팅의 미궁.
디지털 광고 효율 가설은 뭐
한 번 해보면 바로 검증 끝나겠지..!
파트너사로부터, 엘리베이터TV를 집행하고 난 뒤 디지털 광고의 효율이 좋아졌다는 것은 왕왕 듣는 얘기입니다. 이를 직접 확인하고 가장 시너지 좋은 디지털 매체를 알아보고자 직접 만든 뭄뭄&지구살림 제품 캠페인을 진행하며 직접 실험을 해보았는데요.
확실한 시청자인 입주민만 가입한 '홈페이지 회원'을 1그룹, 서울/경기/인천 거주자를 2그룹, 그리고 일반 3그룹을 비교군으로 실험했지만 어떤 차이도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카카오톡 비즈보드의 경우 알음알음 들려오는 평균 클릭률도 달성하지 못했고요. 추후 퍼포먼스 마케터 출신 동료와 리뷰하며,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실험 세팅이 미진했다는 피드백을 받고서야 이상할 정도로(?) 잘 안 나왔던 결과들이 이해됐습니다. 언젠가 A/B 테스트의 확실한 상황을 갖춰 재도전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고요. 쿠키를 활용한 디지털>디지털 리타게팅의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확실한 기회의 땅이니까요!
짧고 굵게 놀러 갈 곳 추천 드립니다.
우리 어디 가지?!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 장팀원이 직접 만든 상품입니다. 입주민이 너무 좋아하는 정보인 관광/레저 콘텐츠 원활하게 제공하면서, 짧은 시즌성 마케팅 텀으로 인해 4주 기준의 기존 상품을 집행하기에 어려운 파트너사의 고민을 동시에 해결하는! 7초 모션 포스터 형 나들이 장소 추천 콘텐츠이자, 상품이죠. 서두에서 예상하셨겠지만 이 상품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좌절됐었습니다. 그러나! 엔데믹의 첫 봄을 맞아 드디어 장팀원이 우어가의 부활을 꿈꿔보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렇게 다섯 가지 실패 사례를 말씀드렸습니다. 여태 잘된 일만 말해왔지만, 솔직히 배우면서 하고 있었습니다ㅎㅎ 실패는 여전히 두렵지만. 처음을 생각해 보면 포커스미디어가 아파트 엘리베이터TV를 시작한 것도 관행을 깨는 도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때문에, 포커스미디어 컬처덱에도 실패해도 좋으니 도전하라는 격려가 있기도 하죠.
의미 있는 실패는 우리의 가는 길을 명확하게 해 주고, 장애물을 넘는 더 좋은 방식을 고민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실패는 거들고, 물고기를 계속 잡을 수 있는 바닷속 지도를 그리는 일. 그게 퍼스트 펭귄이 하는 일이 아닐까요? 포기하지 않고 성공에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전진하는 것이요. 다음 글은 우리가 잘 그린 길, 동그라미 친 경로에 대한 글이 될 겁니다. 계속 함께해 주세요!
ⓒ정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