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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뉘앙세 Dec 07. 2020

새겨지다


어떻게 사람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


네 말이 맞다. 


너는 그렇게 나에게

단어로 시작하여

문장으로 남기도

하나의 문단으로도


너는 그렇게 나에게

하나의 글이 되었다.


먼 훗날 또는 멀지 않은 그 어느 날에
나는 너를 지워냈지만

꾹꾹 눌러쓴 그 글씨들은
마음 위 깊이 새겨져 아직 남겨져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가 점자를 어루만지듯,
후회와 추억에 얼룩진 날엔
나는 손을 뻗어 
움푹 파인 무언가를 손끝으로 느껴낸다.

얼마나 깊었는지, 얼마나 오밀조밀했던지
다 느낄 수 있다. 
결코 변하지 않는 것.

이젠 글이 아니더라도
이젠 형형색색 아름다움이 아니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사랑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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