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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Jul 20. 2024

읽기, 쓰기 & 말하기

일론 머스크.

개인적으로는 그리 선호하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이미 이루었거나 앞으로 이룰 거라 믿는 결과물들에 대한 존경심이나 경외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어린 나이에 하루 10시간이 넘게 책에 빠져 살았고, 지금까지 읽은 책이 1만 권이 넘는다는 사실도 놀랍기 그지없다. 특히 유소년~청소년기 15년가량 동안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는데 통계 상 하루에 두 권씩 읽은 셈이라니 실로 엄청난 독서량이다.


그가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 전기차 회사 테슬라나 로봇 회사 옵티머스, 그리고 미래 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이스 X까지, 상상력의 끝판왕 모습을 보여 주는 바탕에는 어마무시한 독서량이 밑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지난주 어느 출근길,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량에 대한 충격적인 내용이 귀에 꽂혔다. 그 내용인즉슨 '지난해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6명 (60%)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0%, 종합독서량은 3.9권이다. 즉, 성인 43%가 1년 동안 잡지나 만화를 제외한 약 4권의 책을 읽은 셈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4.5%, 30대 68%, 40대 47.9%로 갈수록 줄어들다 60세 이상은 15.5%로 급전직하다.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가 24.4%’, ‘책 이외 매체(스마트폰·텔레비전·영화·게임 등)를 이용해서가 23.4%’,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가 11.3%’.... 독서하기 어렵다고 뽑힌 이유들이다. 독서 목적은 성인들은 ‘마음의 성장이나 위로를 위해서가 24.6%’인데 반해, 학생들은 ‘학업에 필요해서가 29.4%’, ‘책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가 27.3%‘ 순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눔의 독서,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인간은 독서를 통해 사고력과 인내력을 습득하고, 특히 현대에서 가장 중시한다는 창의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이는 창의력의 원천이 된다.


'독서가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니까 자신의 아이들한테는 ‘TV나 게임 그만하고 책 좀 읽어라’라고 잔소리를 해대는 것일 테지. 정작 본인은 책을 멀리하면서 그러니 이게 참 아이러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이거나,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아다니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는 습관이 드는 것을....



그럼 쓰기는 또 어떨까? 개인적으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재능이나 소질과는 거리가 멀다. 한때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간절함에 글쓰기 클럽의 문을 노크한 적도 있다. 어쩌면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꿈을 잠깐 꾼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주제를 깨우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시 소위 말하는 글쟁이들 사이에서 느꼈던 점이 꽤 많았다. 그중 몇 가지를 들어본다면,

첫 번째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많이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 점이다. 기본적으로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이 키워진다. 많이 읽지 않는데도 글을 잘 쓴다? 글쎄...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는데 한 표다.


두 번째는, 많이 써보는 거다. 당시 여러 편의 글을 쏟아내듯 쓰는 게 과제였는데, 때로는 수업시간 중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정해진 시간 내에 글을 쓴 적도 있다. 핵심은 많이 쓰다 보면 자신의 스타일이 잡히고, 글 쓰는 능력도 점점 커진다는 사실이다. 한창 글쓰기에 빠져 있을 때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글 한편 뚝딱 쓰는 게 그리 어렵지 않던 황홀한 기억도 있다.   


마지막으로, 글을 말하듯 쓰라는 거다. 마음속으로 어느 한 사람을 정해놓고 마치 그 사람에게 말하듯 글을 쓰면 한결 자연스럽고, 진솔한 글을 쓸 수 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상대방의 가슴과 머리를 울리는 말을 하고 싶다면 먼저 그 말을 글로 써 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말하듯 글을 쓴다'는 마지막 방법은 매주 월요일 아침, 주관하고 있는 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보통 10분~15분 정도 분량의 이야기는 A4지로 1장 반에서 2장 정도의 원고다. 나의 생각을 조리 있고 논리 정연하게 상대방에게 전하기 위해 글 한편을 쓰고 가다듬는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그리고 매번 글은 어느 한 사람을 향해 말을 건네듯 써 내려가려 애를 쓰는 편이다.


혹시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먼저 글을 많이 쓰는 노력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뭘 해야 한다고 했지? 그렇다. 먼저 닥치는 대로 많이 읽어야 한다. 그래야 개똥철학도 생기고 잡학다식해질 수 있다. 책을 잘 읽지 않은 사람 중에 글을 잘 쓰거나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운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결국, 읽는 힘은 잘 쓰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잘 쓴 글은 말을 잘하는 바탕이 된다.

즉, 독서는 말의 힘, 즉,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란 뜻이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이 뭘까?

네. ‘책 좀 읽읍시다’이다.

맨날 얘들에게만 책 읽어라 잔소리하지 말고, 스스로 본보기가 되는 부모나 가족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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