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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May 01. 2019

내가 좋아하는 것 나열해보기

즐겁게 사는게 더 기분 좋은 삶이잖아

요즘 일이 바빠 말 그대로 회사, 집, 회사, 집의 연속이다.

일이 많아서 늦게까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집에 오면 더 늦은 시간이 되고,

피곤하기도 하니 운동이나 취미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핑계인가??)

그냥 넷플릭스나 보던지,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들곤 한다.


이런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되다 보니

삶이 참 지루하고 재미없어졌다.

재미없는 삶을 살자니, 안 좋은 생각만 더 하게 되고

내가 더 비참해지는 것 같아 뭐라도 해보자고 생각하다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가 싫어하는 것,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는 잘 모른다고 한다.

국민 특성이란다.

나도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질문을 받는다면 엄청 고민하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

곰곰이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1. 연어

 기름진 연어를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연어에 간단히 술 한잔 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연어를 이렇게 까지 좋아해서 자주 가는 노량진 횟집이 생길 정도다. 이 횟집을 알기 전까지는 여러 다른 횟집을 돌아가면서 연어회를 사 와서 먹었었다. 하지만 이 집을 알게 된 이후로는 이 집에서만 사서 먹는다. 다른 횟집과 다르게 더 기름지면서 단 느낌이 있다. 한두 달에 한 번씩 사서 먹는데, 내 이름을 저장해 놓으셨는지 전화를 하면 반갑게 내 이름을 불러주시며 예약을 받아주시는 사장님의 행동에 한번 더 즐거워진다.


2. 친구들이랑 수다 떨기

 내 동네 친구들은 대체로 다들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

남자들이다.

남자들 대여섯 명이 카페에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열심히 수다를 떤다. 어렸을 때는 부어라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지만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닌 서른 중반의 나이라 그런가 다들 술을 많이 마시면 힘들어하니 가끔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대체로 카페에 앉아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떤다.

 수다를 떨 때는 서로의 근황도 이야기하고, 고민도 이야기한다. 가끔은 십 년도 더 전의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것도 자주 할 수는 없다. 다들 바쁘니까 어쩌다 한 번씩 모여서 수다를 떨 뿐이라 아쉽다. 대부분 여자 친구가 있거나, 결혼을 한 상태라서 어쩔 수 없지만 자주 모인다면 이 순간의 소중함을 몰랐을 것 같다.


3. 운동하기

 어떤 운동을 하던지, 땀을 흠뻑 흘렸을 때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요즘은 세 가지 운동을 돌아가면서 한다. 평일에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거의 하지 못하고 주말에 축구, 수영, 러닝 중에 하나를 한다. 작년 교통사고가 난 이후로 무리하면 무릎이 좋지 않아 그럴 때면 수영을 하는데, 요즘은 수영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운동을 하던지 기분 좋은 건 매 한가 지니, 운동을 하면서 즐거움을 더 자주 느끼자!!


4. 영화 보면서 눈물 흘리기

 영화를 보는 게 좋다기보다는 눈물 흘릴 때에 뭔가 후련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남자로 훈련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쉽게 눈물이 나지 않는다. 정말 힘든 상황에서도 눈물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가끔 눈물을 흘리는데, 특정 영역의 슬픈 영화를 볼 때이다. 모든 감동적인 영화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상황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영화일수록 눈물을 잘 흘린다.

영화관에서는 사람이 많아서 눈물을 꾹꾹 참는다. 대한민국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 안 좋은 것이라 배워서 참지만 모두 참을 수는 없다. 그럴 때에는 민망함을 느끼게 된다. 창피한 일은 아니지만 어렸을 적부터 그렇게 배워와서 그런가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내 방에서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걸 좋아한다.

펑펑 울면 상쾌한 기분이 든다.


5. 날씨 좋은 봄날에 산책하기

 햇살이 따뜻해지는 봄날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때에는 그런 따스함이 없다. 오로지 4월 말에서 6월 초 정도까지, 따뜻한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걸을 때 즐거운 기분을 느낀다. 그래서 가끔 가까운 공원이나 한강에 가서 혼자서라도 걷고 오면 즐거운 기분이 든다. 무작정 걷다 보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일들도 잠시나마 잊게 되니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 이만한 특효약이 없는 것 같다.


6. 내가 좋아하는 음악 듣기

 나는 유명하지 않지만 유명한 가수의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한다.

대학생 때는 한창 짙은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했다.

몇 년 전에는 우효의 음악도 많이 들었고, 가을방학이나 참깨와 솜사탕의 음악도 좋아한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몇 년 전 자주 듣던 잔나비는 요즘 인기가 치솟아서 기분이 좋다.

요즘은 Billie Eilish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이 가수는 유명하다고 해야 할 수도 있겠다.)

이보다 더 다양한 가수의 음악을 듣는데, 유명하지 않지만 유명한 가수의 음악은 일반적인 음악보다 내 마음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하게 되었다.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노래가 대신 표현해 줄 때에 나는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느낀다.


'그땐 난 어떤 맘이었길래 내 모든 걸 주고도 웃을 수 있었나. 그대는 또 어떤 맘이었길래 그 모든 걸 갖고도 돌아서 버렸나.'


7. 사랑하는 사람과 무언가 하기

 사랑하는 사람과 무언가 하는 걸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놀이동산을 가거나, 여행을 가는 걸 좋아한다.

그냥 멍하니 앉아만 있어도 좋다.

무언가 하는 게 좋은 게 아니고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은 것이다.

무언가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곰곰이 더 생각하다 보면 즐거운 일들이 더 많겠지만

지금 생각한 7가지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만 같다.

생각보다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것들이 세상에 많다는 걸 깨달으니 갑자기 즐거워졌다.

열심히 즐겁게 살자.

여섯 가지 즐거운 일들을 열심히 하면 언젠가 7번째 즐거운 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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