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뭘까요? 포토샵, 스케치, 피그마 등 컴퓨터로 다양한 디자인 툴을 이용해서 스마트폰이나 모니터에 뜨는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어 오긴 했는데, 직업을 부르는 이름은 계속 변했습니다. Web 디자이너, UI 디자이너, UX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사람들이 다 그렇게 부르고 유명한 회사 구인 공고 보면 써져 있으니까 그런가 보다 생각했었죠. 디자이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함께 일할 알맞은 사람을 찾거나,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무엇을 만드는 걸까요?
제품(=프로덕트)하면 먼저 물리적 물건이 떠오릅니다. 공기청정기나 청소기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제품이라는 단어는 제작한 물품이란 뜻입니다. 이전까지는 산업 혁명 이후 전통적으로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물리적 물건인 제품에 익숙했지만,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하루 종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단어의 의미가 확장되어 시장에서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사물이나 시스템 모두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애플 이후로 사용자 중심 사고가 비즈니스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란 것이 증명된 뒤, 다양한 회사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이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사람을 찾았습니다. 본래부터 디지털 디바이스에 표시되는 디자인을 다뤘던 웹 디자이너, 전자기기와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UI 디자인, 그리고 더 나아가 사용자의 경험 전체를 디자인하는 UX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이 탄생했습니다.
모바일 붐에 발맞춰 UI/UX 디자인 분야는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최대한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했던 다른 제품군과 다르게, 디지털 프로덕트는 적은 비용으로 점진적으로 자주 개선할 수 있고, 사용자가 매번 돈을 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응을 알기 쉬웠습니다. 자연스럽게 시장으로부터 빠르게 배워 적응할 수 있는 작은 조직을 선호하게 되었고, 가볍고 빠르게 전반적인 디자인을 처리하면서 사용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해졌습니다. 이러한 역할을 맡는 사람을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일까요? 인간의 리소스는 한계가 있고 담당하는 것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언제나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리소스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죠. 디지털 프로덕트를 만들 때 크게 4가지 단계를 거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정보를 수집하는 탐색, 수집한 정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명확히 하는 정의, 실제로 구현하는 설계, 사용자에게 출시하는 전달의 단계를 거칩니다. 각 단계에서 어떤 역할이 필요하냐에 따라 직군이 나뉘는 편입니다.
사용자를 이해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지 연구하는 직군입니다. 제품의 설계하는 앞 단계를 주로 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다양한 리서치를 진행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인터뷰를 할 때 사용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말이 길어질 경우 적절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며,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할 때 사용자가 지금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편견 없는 데이터를 얻기 위한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사용자 조사를 진행하면서 목적이 무엇이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를 얻기 위한 진행을 위한 역량이 필요합니다. 또한 얻어낸 데이터를 통해 현재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알맞은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능력 또한 필요하고요.
UI 디자이너는 주로 시각화에 집중하는 직군입니다. UX 단계에서 도출한 워크플로우나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색, 타이포그래피, 아이콘 등의 시각 기법을 이용해 레이아웃을 제작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프로덕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획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 가지 시각 기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하며, 버튼, 텍스트 인풋, 라디오 버튼과 같이 보편적으로 쓰이는 컴포넌트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컴포넌트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사용할 실제 모양을 설계하는 역할로 구현을 담당하는 Front-End, iOS, Android Developer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UX와 UI가 결합된 직군입니다. 과거에는 UX와 UI이 나뉘었고, 큰 규모의 기업에서는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군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기술이 발전하고 툴이 발전하면서, 각 직군에서 수행하던 작업들을 손쉽게 학습하고 프로젝트에 적용하기 쉬워져 2가지를 함께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2가지를 모두 수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행은 할 수 있지만 본인의 역량에 맞춰 전문성을 가지는 편입니다.
UX 디자이너로서 사용자를 깊게 이해하면서도 UI 구성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이거나, 매력적인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수 있으면서 사용자의 니즈를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UI, UX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제품 그 자체를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을 맡는 직군입니다. UI/UX가 결합된 것처럼, 기술과 툴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실제로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역할까지 확장되었습니다. 더 포괄적인 관점으로 제품 중심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말 그대로 제품을 디자인하며 사용성이나 심미적인 면뿐만 아니라, 프로덕트가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제로 사용자에게 프로덕트를 전달할 수 있는 실행력이 필요합니다. Product Owner, Project Manager, Front end designer, 사업팀, 마케팅 팀 등 다양한 팀과 프로덕트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프로덕트 디자인이란 무엇이고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디지털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는 수없이 많은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Graphic Designer, Brand Designer, UX Writer, UX Researcher 등 필요에 의해 더 높은 퀄리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자가 필요해집니다. 산업의 요구에 따라 앞으로도 새로운 역할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전에는 어려웠던 다양한 기술들이 배우기 쉬워질 것이고, 단순히 구현하는 것 이상의 고차원, 고맥락 사고 능력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과연 앞으로 디자이너를 부르는 이름은 어떻게 변할까요?
*회사나 프로젝트에 따라 프로세스나 정의가 다를 수 있습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개인적 경험에 따라 정의했으니 너른 양해 바랍니다.
https://designcompass.org/2021/01/24/프로덕트-디자이너가-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