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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정 Sep 24. 2023

어쩌면 나의 문 뒤에도 환하고 따스한 볕뉘 한 줌이

송기두 <어쩌면 문 너머에>

송기두 작가의 <어쩌면 문 너머에>를 만났다.

작가 소개글이 그림책만큼이나 아름답다.


'내 마음과 세계의 어긋남에 상처 입고 작아지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쓰고 그린 첫  그림책'이라고 한다.


그림책을 여러번 읽으며 세밀하고 정교한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는 동안 작가의 문장이 얼마나 적확한 표현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이 이야기를 만나 퍼지는 감정의 공명'


계절이 바뀌어 가는 것을 살피게 되는 요즘, 책에도 이런 문장이 나온다.


'새로운 계절을 알리는

숲의 소리가 날아온 거라면

늦기 전에 조용히

귀 기울여야 할 텐데 말이죠.

계절은 언제나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마니까요.'


깊은 밤 혹은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그림책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참 좋았다.


'똑똑똑 낮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는가 싶어 가만히 그림책을 응시하던 시간은 분주하고 고단한 일상에 굳게 닫아두었던 내 마음 어딘가의 문을 두드리는 시간이었을지도.


어쩌면 나의 문 너머에도

환하고 따스한 볕뉘 한 줌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뭉클하니 따스했던 그림책 속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을 가슴 깊이 끌어안았다.


오늘도 누군가를 포옹하듯 글을 쓴다. 뜨겁게 껴안아 주고 싶은 얼굴들을 떠올리며.


홀로 웅크리고 견디는 시간을 응원하듯 텅빈 의자 위에 남은 분홍 꽃잎을 오래 들여다본다.


#글로연

#송기두

#어쩌면문너머에

#북코디네이터의그림책이야기

#북코디네이터의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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