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10.6
동해를 다녀와서
바람도 쐬고 왔으니 다시 내 글을 부양하는 사람이 되자.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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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에 제주도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시작되면서 아름다운 남국의 경관을 연출하기 위해 야자수들을 정책적으로 수입해 심었다더라. 그래서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여기 야자수들은 열매를 맺지 못한대."
(...)
"그런 야자수들이 살아남아 이젠 제주의 일부가 되었으니, 정말 아름다운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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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표지의 인상이 참 중요하다 싶었다. 처음엔 청소년 소설인가... 하면서 잡아들었는데 (청소년 화자가 나오긴 하지만) 읽을수록 와.. 와... 하면서 끝까지 내달리며 봤던 책이었다.
이야기는 추리물의 형식으로 전개된다. 언니가 가스폭발 사고로 사망한 후 엄마와 해미와 해나는 독일로 이사를 간다. 그곳에 파독 간호사로 일하러 갔다가 의사가 되어 자리잡은 행자이모가 살았기 때문, 해미는 처음에는 엄마가 실망하지 않도록 거짓말을 하면서 겉돌 수밖에 없는 이방인 생활을 하다가, 그곳의 한국인 이모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과 친해지면서 독일에 적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선자 이모의 아들 한수는 레나와 해미에게 부탁을 한다. 엄마가 뇌종양에 걸렸고, 엄마를 위해 당신의 첫사랑을 찾아주고 싶다고. K. H. 라는 이니셜로 적힌 선자 이모의 일기장의 내용을 따라 세 아이는 매주 만나 추리를 맞춰간다. 그들은 K.H.를 찾을 수 있었을까.
우리는 누군가를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한 거풀만, 아니 반 거풀만 가려져있어도 그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책은 첫사랑 찾기라는 목적을 갖고 달려가곤 있지만, 외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몰랐던 선자 이모의 인생을 '이해'해가는 과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파독 간호사라는 이름 아래 '애국', '돈' 같은 프레임으로 모든 사람들을 쉽게 퉁쳐버리는 일이나, 죽은 언니를 가진 '불쌍한 아이' 같은 시선으로 해미를 바라보던 친구들의 시선과도 닿아있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그들을 정말로 이해하려 해보았는가. 진심으로 그들의 존재를 들여다보려했는가. 또 다정한 태도로 끝까지 들여다보려 했는가. 그게 참 어렵지만 소중한 마음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여준다.
요새 한국문학에 푹 빠져계신 나의 이모들께 선물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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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세상은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단순히 그곳에 언제나 있고, 있었고, 있을 것인지도 모른다.
제작자가 없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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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포는 이것이다. 최후에 그것은 단지 아무 뜻도 없는 텅 빈 암흑일 뿐이다.
우리는 혼자다.
그 외엔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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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은 일을 한 것 맞죠? 끝에는 모든 일이 잘 됐잖아요?
'끝에는'이라고요? 끝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에이드리언. 아무것도 절대 끝나지 않아요.
존? 잠깐! 그게 무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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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필담 사장님 추천픽으로 봤던 책. 처음에는 은퇴한 히어로들의 궁상시러운(?) 이야기려나 하고 보다가 읭? 하다가 읭??? 하다가 마지막엔 ??????으로 끝난 묘-한 이야기.
코미디언이라는 히어로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어서 옛날에 히어로 활동을 하던 양반들이 하나씩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고... 로어셰크는 마스크 킬러 사건의 진상을 찾아 혼자 수사를 한다. 그럴수록 밝혀지는 건 코미디언이 난봉꾼에 말종이었다는 사실뿐... 근데 히어로의 죽음들이 사실 다 빅빅빅-픽쳐의 일부였다는 그런 이야기.
히어로의 역할은 무엇일까. 악을 처단하고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표면적인 악이 평범함 속으로 녹아들어갔을 때는, 은은하게 위장한 폭력 앞에 감시자(왓치맨)의 정의집행은 여전히 유효한가. 진짜 평화, 진짜 지구를 위한 길은 무엇인가.
한 사람의 정의감은 주변에 대한 정의에 그칠 수도 있고, 종 차원의 정의로 확대될 수도 있고, 행성 단위의 정의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를 위한 희생이라는 키워드만큼 히어로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단어가 없지 않나도 싶다. 이 책의 결말만한 임팩트는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히어로의 시가전에는 이름 없는 시민들의 죽음들, 부서진 건물과 도로에 다치는 부상자들이 속출한다. 그러나 히어로는 책임지지 않는다. 정의를 지켜냈으니까. 내가 아이언맨 같은 마블 유니버스를 안 봤던 것 같다. 내가 히어로가 될 일은 없고, 대피하는 시민일테니까 말이다.
그 공명심과 이면의 그늘까지도 깊게 들여다본 이야기여서 참 좋았다. 거기에 음모론까지 한스푼 더해지니 재미가 없을리 없지않은가... DC와 연동된다는 속편 《둠스데이 클락》도 한 번 찍먹해봐야겠다.
* -ing는 기록만 간단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 연재 다시 시작해서 조금씩 아껴서 보는 중!
✅ 이요마 노트(스포있음)
최근에 본 예능 중에는 가장 재밌게 봤다. 나 서바이벌 좋아하네... 하는 걸 다시금 확인한 느낌.
가장 좋았던 것은 '존중'이 아닐까 싶다. 서로가 저마다의 분야에서 요리를 잘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리스펙해가면서, 심지어 심사위원들까지도 참가자를 존중하는 그 모습까지 보기가 좋았다. 그만큼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의 내공이 짙고, 그 상태가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는 게 보여서일까. 자신의 업과 이 판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서 좋았다.
(추가로 좋았던 부분에 대한 리뷰는 이요마 노트에서)
* -ing는 기록만 간단히
: 한 4화에서 더 나아가질 않네...
: 첫 장면 연출 미쳤다. 여전히 잘 안나간다.
: 싹 지우고 리뉴얼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