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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꼬기 Nov 16. 2020

201116 떠나간 사람들

 최근 친구들과 만나 '과거에는 친했지만, 점점 멀어지다가 결국 잃게 된(혹은 잃는 중인)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친구는 지금 그 관계 속에 있는데 마음이 아프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라고 했다. 나는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이제는 많이 겪어서 누군가 떠날 때가 되면 '그런가보다', '그런 시기가 또 왔나보다' 생각한다고. 너무 크게 슬퍼하지도, 억지로 그를 붙들거나 또 억지로 나를 그에 맞춰 바꾸려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어떤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기도 하니깐.) 


 그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올해 잃은 관계들에 대해 하나둘 떠올렸다. 모두 진심으로 좋아했고, 아꼈고, 믿고 의지했던 이들이었다. 그리고 이들과의 관계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다시 가까워질 수도, 회복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씁쓸했다. 올해 봄 이들을 차례로 떠나보낸 후로 진짜 마음깊이 기쁘고 즐거운 적 역시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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