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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Oct 04. 2023

단맛 그 자체?! '탕후루'가 유행하는 이유

설탕 코팅 간식 탕후루의 인기 속 마케팅 트렌드


'탕후루'는 과일을 설탕물에 묻혀 굳힌 음식입니다. 중국 음식이어서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과일사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낯선 음식이기만 했던 '탕후루'가 지금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적으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죠.


네이버에서 특정 단어가 얼마나 검색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탕후루에 대한 검색량은 국민간식이었던 '붕어빵', '떡볶이', '마라탕'을 넘어섰습니다.





2022년 상반기까지 탕후루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0월부터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2023년 5월부터 급격히 관심이 증가하더니, 6월에는 마라탕에 대한 검색량을 추월해 버렸죠. 그리고 지금은 아예 넘을 수 없는 벽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면 교차 검증을 위해 소셜데이터로 '탕후루'를 살펴보면 어떨까요? 소셜데이터분석서비스 '썸트렌드'를 통해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소셜데이터도 동일한 흐름을 보입니다. 2022년 10월, 탕후루에 대한 소셜데이터 언급량은 9월 대비 48% 증가합니다. 


그리고 2023년 4월까지 평균 약 30%의 성장률을 보이다가 5월에 갑자기 64% 증가합니다. 그 이후로도 약 50%씩 증가하다가 8월에 125% 상승하며 절정을 찍습니다. 그야말로 미친 성장세입니다. 


전형적인 '스노우볼효과'입니다. 1에서 2가 되고, 2에서 4가 되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계속 2배씩 늘어나서 128, 256, 512, 1024로 불어나면 엄청난 수가 됩니다.


이처럼 일부 소비자만 즐겼던 '탕후루'가 점점 소문이 퍼지며 유행을 타고, 트렌드에 민감한 인플루언서들이 탕후루 먹방을 시작하며 급격히 확산된 것이죠.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네트워크효과'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한 듯, 각종 언론기사에 따르면 탕후루 프랜차이즈업체 ‘달콤왕가탕후루’의 점포 수는 2023년 2월 50여 개에서 7월 300여 개로 약 6배 급증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탕후루'가 확산된 것일까요? 


일단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탕후루'가 가진 상품력이 굉장히 좋다는 것입니다. SNS의 영향력은 그 뒤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홍보를 해도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물론, 상품력이 뛰어나도 안 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뜬 제품은 상품력이 좋습니다. 





노력한다고 성공할 수 없지만, 성공한 사람은 다 노력을 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만약 홍보만으로 저렇게 우상향 하는 그래표를 만들 수 있다면, 마케팅 서적을 다시 써야 할 것입니다. 


탕후루는 10대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유행했습니다. 10대 초등학생들은 용돈에 의지하기에 구매력이 낮고, 사춘기 전이어서 부모님의 영향력이 아직 강합니다. 하지만 유치원 시절보다는 몸이 컸기 때문에, 점차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이런 특징을 생각해 본다면 초기 탕후루의 유행은 크게 3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간식의 기본 요소 충족


일단 즐겨 먹는 간식이 되려면 당연히 '맛있고', '저렴'해야 합니다. 과일에 설탕물을 둘러 먹기 때문에 맛이 없을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과일을 바꾸면 맛도 달라지기에 쉽게 질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용돈에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맛있고 저렴한 간식은 굳이 탕후루가 아니더라도 수두룩합니다. 알파세대의 놀이터라고 하는 편의점에 가성비 좋은 과자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즉 이 말은 탕후루의 맛과 가격이 유행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독립된 매장을 보유한 탕후루


탕후루를 먹으려면, 탕후루 매장에 가서 먹어야 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러한 '공간'의 차이는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독립된 공간은 '탕후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탕후루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떡볶이, 마라탕, 붕어빵 등 국민 간식을 보면 모두 독립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탕후루가 편의점이나 카페의 메뉴 중 하나였다면 이렇게까지 유행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한 탕후루 매장의 존재는 또래와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됩니다. 매장에 함께 걸어가거나, 탕후루가 나오길 기다리며 함께 수다를 떠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것이죠. 마라탕이 유행한 이유도 또래와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는 점인데, 어느 정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3) 비교적 쉽게 스스로 제조 가능


마트에서 구입하는 과자는 분명 맛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의사항만 지킨다면 탕후루는 혼자서도, 또는 가족과 함께 만들 수 있는 요리입니다. 모디슈머 트렌드가 상징하듯 자신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신세대에 맞는 것이죠.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제조의 용이성은 곧 확산을 쉽게 하는 장점이 됩니다. 유튜브에서 본 그 음식을 나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매장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면, 더욱더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됩니다. 마치 떡볶이처럼 말이죠.



저는 이런 이유를 통해 '탕후루'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스노우볼이 굴러서, 지금과 같은 대세 간식이 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탕후루'는 국민간식의 지위에 올라선 것인가요? 


제가 처음 탕후루에 대해서 조사한 7월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소셜데이터분석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탕후루에 대한 언급량은 마라탕 언급량의 약 55%, 떡볶이 언급량의 약 40% 수준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8월부터 시작된 탕후루의 대유행은 탕후루의 언급량이 마라탕을 넘어 떡볶이와 대등한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만약 향후 탕후루에 대한 언급량이 떡볶이를 추월하거나 혹은 안정적으로 8~9월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시적인 유행을 떠나 보편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셜데이터를 떠나 네이버 데이터랩에서는 이미 탕후루가 압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탕후루'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탕후루는 중국말이기에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낯선 단어입니다. 그래서 탕후루가 유행한다고 하니 궁금해진 사람들이 많이 검색해 본 것이죠.



<마무리하며>


그렇다면 앞으로도 '탕후루'의 유행은 지속될 것일까요? 저는 크게 2가지 이유로 부정적입니다. 


우선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은 쉽게 질립니다. 매끼 쌀밥을 먹기는 가능해도, 매끼 피자를 먹는 것은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탕후루는 달달한 과일에 설탕을 더해 '단맛'의 극치입니다. 지금은 유행을 하니 많이들 먹어보지만, 질리기 쉽고 대체제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이 1~2번 먹고 말 것이죠. 게다가 지나친 당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또한 과자류의 주소비층은 10~20대입니다. 그런데 과자 시장의 핵심 타깃인 신세대들은 저출생, 고령화 현상 심화로 날이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즉 설사 탕후루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고 해도, 이미 시장 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저는 올해가 지나기 전에 탕후루의 유행이 꺾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제 생각이 맞을까요? 틀릴까요? 연말에 데이터적으로 다시 한번 검증해 보겠습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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