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의 베트남과 26살의 인도, 반짝이는 그 시절의 1월은
반짝이던 스물다섯과 스물여섯의 1월, 늘 어디론가를 향했던 나는 호기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부표에서 돛단배로 한 발짝 나아갔다고 여겼던 천진난만함에 미소가 지어진다. 아마도 지금쯤 파도를 헤치고 나아갈 범선 한 척쯤은 되어있으리라 믿었으리라.
일곱 장의 세븐포커 비유는 더욱 야심차다. '스물넷, 스물다섯, 스물여섯, 스물일곱, 스물여덟, 스물아홉, 그리고 서른'. 이십 대 일곱 해의 역사로 무언가 갖춰진 서른 살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듯하다.
단순히 그 해의 목표를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성장을 고민했던 것은 나의 이십 대를 충실하게 보내는 데에 분명 큰 도움이 됐다.
오히려 나는 스물여덟 직장인이 된 뒤로 나는 저 호기로움과 장기적인 비전을 잊고 살았다. 연간 업무 계획을 짜기 위해서 일 년 열두 달을 기획하기에 바빴고, 한 해 동안 재테크해서 모을 통장의 숫자만을 고민했었다.
그 시절의 나에게 돌아가 "너는 서른 살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네가 이뤄냈다고 믿었던 직장과 관계를 저버리고 영국 유학을 가게 될 거야."라고 말해준다면 황당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물다섯, 스물여섯의 나는 이내 역시 나답다며 미소 지어 주었으리라 의심치 않는다.
어느덧 삼십 대 문턱을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파도에 오르내리는 나룻배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아직 새로운 새해 다짐을 하며 더 나은 항로를 꿈꾼다.
거창하게 베트남을, 인도를, 영국을 향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닌다고 꿈을 꾸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것. 꿈을 위해 무언가 노력하면서 현실을 감내하는 것.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나를 지켜가는 것.
이렇게 예전보다 조금은 더 어려워진 2021년의 다짐들을 기록한다. 이 글을 읽을 수년 후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시간여행자가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