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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rick Baik May 17. 2016

오사카,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서..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오사카가 나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2006년, 아무것도 모른채 단순히 떠나는 여행으로 갔던 오사카에 10년이 지나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오사카로 이민을 갔다던지, 혹은 일을 하기 위해서 갔는지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덧붙이면,

이번 오사카는 '여행' 그 자체를 위해서였다.

일본 여행을 나도 모르게 살짝 꺼리게 된 것은 아마도 몇년 전 그 사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을 멀리하기엔 너무도 볼거리가, 먹을거리가, 즐길거리가 많은 나라임은 확실한 것 같다.

이번에는 당당히 10년만에 오사카로 내 발걸음을 향하는데 조금의 불안감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매우 즐거움을 가지고 떠나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은 과거의 모습에서 차분한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는 법이다.


오사카에서 내맘대로 범위를 간사이 지역까지 확대해보고자 한다. 이번에 '나라'를 방문한 것은 정말 칭찬받을만한 선택이었다. 우리나라에선 '사슴공원'으로 매우 유명한 '나라', 사슴들 말고 볼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가는 JR열차안에서도 계속 들었다. 하지만 '사슴'만 보더라도 '나라'를 방문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다. 100엔 남짓한 가격의 센베이를 한주먹 사들고 한두걸음만 움직여도 사슴들이 내게로 달려는 경험은 어디서든 쉽게 해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궁금한것은 사슴들이 센베이 파는 할머니는 건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아마도, 사슴도 상생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것 같다...

사슴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조금만 걸어가면, '사루사와연못'을 만날 수 있는데 너무나 고혹한 그 연못의 모습은 정말이지 잊혀지지 않는다. '나라'의 '사루사와연못'이야 말로 현재의 나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장소이다. 내가 다음에 또 오사카를 방문한다면 주저앉고 찾아갈 곳이 바로 여기이다.

 

사람은 현재의 삶에서 과거를 즐기고 싶어하는 법이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오사카에서는 먹다 망한다"라는 일본속담. 정말이지 다양한 먹거리들은 나같은 짧은 여행객들의 혀를 촉촉히 적셔주기에는 너무나도 황홀하다.

유명 스시집을 찾아서 먹는데는 사실 굉장히 오랜 대기시간이 걸린다. 일본 사람들은 인내심은 참으로 대단하다. '닌자'가 참는자라는 것은 정말이지 그들의 과거속에서 현재를 가늠케한다. 30분에서 1시간대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 참으로 신기하다. 대략 40분정도를 대기하고 먹은 일본 스시는 정말, 여전히 맛있다라는 말밖에는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여럿 매체에서 스시에 대한 내용을 다루지만, 아직까지도 나느 스시를 제대로 먹는 순서는 모른다. 다만, 내 머리속에 '계란말이'를 잘하는 집이 정말 스시를 잘하는 집이라는 쓸데없는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 맛을 묘사하는 것이 굉장히 서툴지만, 달지만 부드러운 계란말이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연어알 그리고, 마지막에 나의 몸을 뜨겁게 데워줄 장어면 나의 스시의 여정은 어느정도 완성을 했다고 생각이 든다.


일본의 과거하면 '교토'를 빼고는 생각하기는 사실 너무 어렵다. 교토의 옛거리를 속속히 느끼기에는 이제는 너무나 '핫한 관광지'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교토는 교토만의 색이 짙은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10년전에 갔던 코스를 새롭게 다시 다른 사람과 걷는 것은 또하나의 재미이다. 물론 서로 생각하면 걷는 것은 다르겠지만.

'교토'를 잘 보여주기에는 크게 3가지가 받쳐줘야 하는 것 같다. 하나는 사람의 수, 둘때는 시간, 셋째는 바로 날씨이다. 나는 2개는 가지지 못했지만 '날씨'는 가졌던 것 같다. 너무나 맑은 하늘과 태양빛은 사진 기술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내가 찍기에도 너무나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절대 엽서라던지,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 아니다. 정말 나도 믿기지는 않지만 내가 그냥 아이폰으로 눌러 담은 배경일 뿐이다. 이렇게 교토는 아름다움을 나에게 선사해주었다.


여행지에서 떠날때, 비로서 여행지를 잘 알게 되는 법이다


왜그럴까? 항상 그 여행지를 떠나는 날이 되면 그곳이 너무나 익숙하게 다가온다. 이번에도 오사카를 떠나는 JR열차에 몸을 실었을 때 비로서 일본어로 들리는 지명, 안내말들이 귀에 속속 들어오는 것 같다. 그리고 항상 이런생각이 마음에 남는다.

이제 좀 제대로 알고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오사카 여행은 나에게 있어서는 또다른 과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오사카의 경험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매분,매초 가지는 나에게 좋은 기억임에도 틀림이 없다.

조만간 저 글리코상을 다시 보게 될 것 같은 좋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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