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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09. 2024

데이비드 흄의 인식론(3)

데이비드 흄의 인식론(3)


이해력의 작동에 대한 회의주의적 의심들


흄은 인간의 이성으로 살펴볼 수 있는 주제는 관념 관계와 사실문제(Relations of Ideas and Matters of Fact)의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관념의 관계(Relations of Ideas)는 대수학이나 기하학처럼 분명하게 입증 가능한 것으로써 실체가 존재하지 않아도 논리적 사고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문제(Matters of Fact)는 관념의 관계 같은 수학적 방식으로는 확증되지 않거나 또는 확증할 수 없는 문제를 말한다. 심지어 사실문제에서 도출된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 확신은 관념의 관계와는 다른 종류의 것이다.


흄의 주장은 결국 이렇게 정리된다.


“나는 사물 간의 연결 지식이 선험적 추론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연결된 특정 사물을 관찰함으로써 오직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한다.”


흄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이를테면 결과가 복잡한 메커니즘이나 숨겨진 구조와 연관되어 있을 때, 그 사실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오로지 경험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우유나 빵이 인간에게는 좋은 음식이지만 사자나 호랑이에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설명하는 이는 없다. 다만 경험이 그것을 증명할 뿐이다.


심지어 흄은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결과는 원인과 거의 독단적(혹은 독립적, arbitrary)이라고 주장한다. 즉 원인만 가지고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그 원인에 대한 최초의 관념은 순수한 추측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이런 주장에 도달한다. “관찰이나 경험 없이 어떤 사건을 찾아내거나 원인과 결과를 추론하는 것은 소용없다.” 극단적인 경험론으로 치닫는 흄을 발견하게 된다.


흄이 이러한 논리의 예시로 제시한 것은 다음과 같다.


흄에 의하면 지식이 부족한 농부, 아주 어린아이, 동물까지도 경험을 통해 배우고 결과를 관찰하면서 주변 사물의 특성을 파악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촛불에 손을 데고 난 후에는 촛불을 조심하게 되는데, 그 원인은 다음과 같은 작용에 의해 비롯된 것이다. 즉 아이는 촛불에 가까이 다가갈 때 이전의 데었던 통증을 떠 올리며 같은 통증을 겪지 않기 위해 촛불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촛불과 그 촛불에 덴 이해가 아이의 인식 속에서 논리적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아이의 촛불에 대한 태도는 경험에 완벽히 의존한다는 것이다.


『Philosophical Essays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제4부 Sceptical Doubts concerning the Operations of the Understanding, Printed for A. Millar, opposite Katharine-Street, in the Strand. MDCCXLVIII(1748). 42~54쪽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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