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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노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by 김준식
2001602.jpg NASA가 제공한 우라노스 이미지

우라노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현재 통용되고 있는 원소주기율표는 1869년 러시아의 가 만든 원소 주기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1834~1907)가 만든 원소주기율표에 기초를 두고 있다. 원소주기율표는 원소를 원자량 순으로 배열하면 그 성질이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천재적인 발명품(엄밀히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이었다.


주기율표의 원소 이름은 영어, 라틴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어원과 그 생성의 연원淵源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금속 ‘금’은 원소 기호가 ‘Au’인데 이것은 ‘번쩍이다’라는 의미의 ‘Aurum’에서 유래했고, 비슷하게 빛나는 ‘은(Ag)’은 하얗게 빛난다는 ‘Argentum’에서 유래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 외에 인공으로 합성된 최초의 인공 원소는 43번 테크네튬(Tc)이다. 그래서 이름에 테크(Tech, 즉 기술을 뜻하는)와 인공을 뜻하는 ‘ium’이 합성된 이름이다. 새로운 원소에 작명하는 방법은 참으로 편리하거나 약간은 유치해 보인다. 과학은 역시 직관적인 학문이 맞는 모양이다.


이를 테면 그리스 신화의 우라노스(천왕성, Uranus)에서 92번 ‘우라늄’이 유래했고, 93번은 동일한 원리로 해왕성(neptune)의 이름에서 ‘넵투늄(Np)’이, 94번 플루토늄(Pu)은 이제는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된 명왕성(pluto)에서 유래했다.


그 우라노스 이야기를 잠시 해 보면 우라노스는 그리스 신화의 첫 세대 하늘의 남신이다. 로마 신화의 카일루스(Caelus)에 해당한다. 카오스와 가이아의 아들이며 크로노스의 아버지이자 제우스의 할아버지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식(크로노스)에 의해 끔찍한 일을 당하고 만다. 신이니까 죽지는 않았지만 그 뒤 신화의 무대에서 은퇴하고 만다.


오늘은 태양계 7번째 행성인 우라노스(천왕성)이 독일 사람 프레더릭 윌리엄 허셜(Frederick William Herschel, 1738~1822)에 의해 1781년 최초로 발견된 날이라고 인터넷이 알려준다. 사실 천왕성은 토성 너머에 있는 망원경으로만 관측이 가능한 태양계 행성이다.


이 행성을 음악으로 만든 사람이 있다. 바로 Gustav Theodore Holst(홀스트, 1874 ~ 1934)다. 그는 스웨덴 혈통이지만 영국 사람이다. 1916년에 완성된 이 음악은 당시에는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가 인류가 달 착륙을 하고 우주개발이 시작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중 오늘의 주인공 우라누스를 소개한다. 홀스트 행성 6번째 곡으로 등장한다.


Uranus, the Magician (1915) 알레그로, C장조, 6/4박자(천왕성)


강렬하고 단단한 몇 대의 트럼펫이 처음부터 크게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더불어 저음의 관악기들이 협조하듯 연주된다. 현악기와 타악기가 등장해지며 돌연 소란스러워진다. 소리들은 크게 펴졌다가 다시 수그러들어 작게 연주되기를 반복하는데 저음의 튜바가 이 상황을 이끌고 있다. 심벌즈가 울리고 tutti가 웅장하게 연주되면서 팀파니 소리가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그런가 하면 신경질적인 고음의 관악기가 가끔씩 휘파람처럼 울리며 씩씩하게 진행된다. 피날레인 것처럼 화려하게 울려 퍼지다가 잠시 멈추더니 단속적인 소리를 내며 조용하게 연주된다, 마치 기이한 광경을 연출하려는 듯이. 다시 관악기가 이끄는 소리를 중심으로 팀파니가 울리며 고요하게 끝난다. 괴상한 주제를 계속해서 나타내어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마치 마법사의 알 수 없는 주문처럼 알 수 없는 분위기로 연주되어 전체적인 악장의 느낌은 다분히 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