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싶은 순간이 있다.
정곡을 찌르려고 꺼낸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상대의 심장을 후벼파는 화살을 날린 순간.
그것이 그의 약점이라는 것을 뒤늦게 떠올린 순간.
그러나 이 경우, 결국, 시간이 한참 지나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기 어렵다.
내가 꺼낸 이야기가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상대가 가진 약점을
다시 한 번 약점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므로.
짧은 생각과 배려없는 행동으로 인해 받게 되는 벌은, 죄책감이다.
어쩌면, 미안하다는 말은,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