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가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내면에 어울릴만한 옷을 찾아 입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브랜드 시각화는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로고, 컬러, 폰트 같은 Brand Identity Assets(이하 BI) 제작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리고 상품, 패키지, 온라인 콘텐츠, 인쇄물 등 많은 Applications이 새로운 BI 기반으로 탄생합니다. 언뜻 재미있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없는 정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기보다는 훨씬 어려운 작업입니다. 특히나 S사 같은 리브랜딩 기업의 경우 이러한 과정에서 훨씬 많은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S브랜드의 시각화 프로젝트는 가능한 보수적으로 진행하기로 계획했었습니다. 변경을 위한 맹목적 변경은 무의미한 비용과 혼란만 초래하기 때문에, S사 내부에서 비주얼 변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었을 때 진행하려고 한 것이죠. 그런데 내부 브랜딩 이후 진행된 BI 사용 매뉴얼 제작 논의에서, 새로운 브랜딩에 부합하는 로고 등의 탐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인/익스테리어에 대한 변경 필요성까지 대두되었죠. 시각화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입니다.
기존 사업자,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자에게 시각화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기존 버전과의 공존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새로운 BI가 나온다 하더라도 기존의 가맹점들은 기존 로고와 간판, 인테리어를 그대로 가지고 영업을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심도 있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존 가맹점이 100개가 넘는 S브랜드도 마찬가지였죠.
저희는 '기존 버전과 새로운 버전의 공존'이라는 과제 아래 두 가지 중요한 규칙을 정했습니다. 하나는 기존의 BI를 부정하는 새로운 시안은 채택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 탄생한 요소들이 큰 가치를 창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그간 투자한 비용과 시간에 관계없이 과감히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오직,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기존 가맹점에 추가적인 가치를 줄 수 있을 때에만 새로운 BI와 이에 기반한 Applications(인/익스테리어, 상품, 패키지, 모바일 앱, 홈페이지, 온라인 콘텐츠, 인쇄물 등)를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BI 및 Applications 기획 프로젝트는 외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포트폴리오가 우수하거나 추천받은 업체로 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꽤 여러 업체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좋은 업체들로만 후보군을 채웠기에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 차례의 내부 회의를 거치며 결국 하나의 업체로 의견을 모을 수 있었고 무사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업체 선정 이후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