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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빈 Oct 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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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함에 따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방황하고 있다. 올해는 내게 끔찍한 해였다. 몸 이곳저곳이 아팠고 불안심리가 극대화되어 신경은 날카로웠으며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편함과 고통을 이전시켰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혼자서는 발버둥쳐받자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가장 힘든 시기에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게 가장 고통스럽고 비참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정신이 조금은 온전해진 것이 감사할 뿐이다.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울적함에 대한 불안감은 없다. 그냥 오로지 몸이 조금은 예전과 같이 활달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불과 어제 누나의 결혼식이었는데 잘 마친것이 다행스럽지만 동생으로서 뭔가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축가를 불러주지도 못하고 결혼식 몇일전에는 누나에게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어쩌면 주변에 소중한 사람이 없어봐야 소중함이라는 명사를 다시 재기할 수 있을까. 어떤 이와 평생을 산다는 것.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사실 부러움을 넘어 존경스러운 의식이라고 본다. 나에게 그리고 나로써도 누군가를 행복하고 즐겁게 평생 책임질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슬픔을 버무렸다.


엄마의 영적인 기도와 종교에 대해서 최근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그만큼 연약해졌기 때문에 종교에 의지하려는 모습일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세상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내 맘 같지 않고 나와 완전히 다른, 이해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 변함없고 절대적인 무엇인가를 새겨두며 사는 건 나 자신에 대한 반성, 또는 활기의 원천일 수도 있다.


절대자님. 지금의 고통과 불안 의문 고려들이 비록 저에게 약간의 실망과 고난을 선사할지라도 이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망합니다. 그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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