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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빈 Mar 13. 2020

다시보니 새롭고 또 보니 어색한 제목들

열심히 브런치를 달리던 때는 긴긴 학생의 밤을 보내고 있을 때 였습니다. 

오랫동안 글에 집중하고 있었을 때를 , 지나고난 후에야 회기했을 때 그는 깨달았습니다. 

글을 쓴 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였다는것을. 

아무하고나 누구와도 할 수 없던 말들, 그 긴 시간을 버티다 눈물로 적은 낱말들이 비로소 글이 되었습니다. 

그 글은 당연히 삶의 치부입니다. 부끄러운 지난 날일수도, 마음속으로 그러하다고 담담히 적어내린 기록물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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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은 졸업과 동시에 운이 좋게 첫 직장을 잡게되어 일 외에는 별 생각 없이 지냈습니다.

일이 끝나면 조그마한 방에 홀로 누워있다가 밥을 해먹고 생각해보니 가장 기본 욕구만을 충족하기 위해 몸은 끊임없이 움직였을 것입니다. 그 몸은 여전히 자기적 사해, 작위적 사회의 연속선상에 있었을거라 예감합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브런치를 써내려가던 그 때와 다른 점은 노동에 집중하다보니 그 자신의 비정상적인 부분들에 대하여 망각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2020년이 되고나서 갑자기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더군요. 그 미치도록 불행하고 난해하던 시기가 그리워서 그런걸까요. 인간은 참으로 가학적인 존재군요. 그리움의 감정은 좋고 나쁨의 경계가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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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고 더워지려 합니다. 나는' 날씨가 더워 한사람씩 헤어지기로 했습니다.'라는 문장을 작년 여름에 적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더 이상 헤어질 사람이 없는데 이제 무엇과 작별을 해야하나요. 

이 브런치 매거진의 제목은 자기적 사해, 작위적 사회로 너무 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응축한 참으로 별 볼일 없는 제목입니다. '사해'라는 단어를 다시 검색해보니 여러 의미 중 죽은 뒤의 육신이라는 뜻이 나옵니다. 

그렇네요 여기 적혀진 글들은 영혼을 이미 잃어버린 자의 작업이었던 걸까요. 

이렇게 꽤 담담하게 타이핑을 치는 게 정말 오랫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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