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지.
어릴적엔 어설프게 착해서 남이 하는 말에 상처 받고 뒤에서 울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십대 초반, 키 큰 내가 펌프스를 신었다며 여자 과장이 내 가슴팍에서 눈을 올려재끼며 쏘아붙였다.
"한번만 더 높은 굽 신고 오면 죽여버릴 줄 알아."
밥 먹으러 가던 길, 입맛이 떨어져 화장실로 가 엉엉 울었다.
그 뒤로 굽없는 플랫슈즈만 사 신었다.
여자과장의 나이가 된 서른 여덟의 나는 그런 말에 통쾌하게 받아치진 못해도 불쾌함 끼얹은 한마디는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사람에 치이고 말에 찔리면서 집에 와 혼자 속앓이 하던 시간들이 만든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