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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냥 Apr 08. 2020

느리지만 아름다운 공주 라이프 (feat.공주댁)

#공주 라이프의 시작


하나. 고양이와 함께하는 공주의 평화로운 아침


'공주댁’ 이라는 이름으로 공주에 정착한지 약 2개월.

느릿느릿 식사를 챙겨먹고 공주의 아침을 조금 늦게 시작한다.


가가책방이 오전 10시반 쯤 오픈할 시간에 맞춰 같이 나서면 옆으로 여는 미닫이 문을 쓰윽 열고 나서는 고양이 밥을 먼저 챙긴다.


고양이 사료의 봉지 소리를 듣고 책방 옆 당간지주 고양이들이 모여든다. 고양이들도 각자의 구역이 있어서 가가책방을 찾아오는 고양이들의 낯익은 얼굴에 한 명씩 인사를 한다. ‘아야 안녕’ ‘다정이 안녕’ ‘담미 어서와’ ‘사자야 하이’.


#당간지주 #고양이공원 #가가책방과고양이들


두울. 걸어서 10분 거리의 재래시장 산성시장에서 장보기


오늘은 산성시장에서 장이 서는 날이다. 매주 1일, 6일에 큰 장이 서는데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재래시장이 있다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이미 공주에 정착하신 부부께서 이 아줌마네는 김치가 맛있고 저기 아저씨네는 야채가 좋고 함께 걸어다니며 가이드 해주신다. 한 아저씨네 고구마가 너무 좋아보이는데 박스 채로만 파신단다. 그래서 같이 온 부부분들과 나눠서 구매하기로 했다. 집에 와서 쪄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어 주변 사람들하고 나눠 먹었다.

(산성시장 사진)


그리고 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공주 산성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떡집에서 ‘알밤 모찌’도 한 박스를 샀다. 오후에 경기도 용인에서 친구네 가족이 커피 한잔 하러 온다고 하니 좀 넉넉히 사둔다.


가격이 비싼편이지만 공주의 명물인 이 떡집은 오후 늦게 가면 떡이 하나도 남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공주를 방문한 친구에게 가까운 거리의 주전부리를 사다주기에 맛있는 떡만큼 좋은 게 있으려나.


짝궁과 나는 가끔 늦은 점심시간에 산성시장 안의 맛집을 찾아가곤 하는데, 점심시간에 맞춰서 가면 오랜시간 줄서서 기다려야하는 불상사가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피하려 한다.


이 작은 시장 골목에도 생생정보통에 나올만큼 유명한 집들이 몇 개 있는데 ‘대~박’인 맛집이기 보다는 소박하고 푸짐한 음식들, 그리고 가성비 높은 가격들이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 한다.


분식집 '간식집'의 메인 메뉴인 잡채맏두


줄서서 먹는 청양분식의 잔치 국수, 푸짐한 한그릇이 4천원이다


#산성시장 #재래시장 #걸어서10분 #간식집 #부자떡집 #청양분식 #생생정보통맛집


셋. 당신과 너무나 가까운 공주


공주는 서울 경기권에서 1시간 ~1시간 반이면 올 수 있는 충남 위쪽에 위치해 있다. 고속버스, KTX 등 서울로 가는 교통편이 자주 있는 편이라 수도권으로 왕래도 많고 일부는 출퇴근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서울- 공주 장거리 연애를 할 때도 거리가 가까워 금요일 저녁에 버스를 타고 내려와 일요일 오후에 서울로 돌아오곤 했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기에 내 친구 부부는 아이 둘을 함께 데리고 차를 끌고 커피 한잔을 마시러 오는 것이다. 지난 2월, 공주에 함께 숙박을 했을 때 ‘반죽동247’ 이라는 카페를 소개시켜줬는데 그 커피 맛을 잊지 못해 신랑이 재택근무를 하는 틈을 타 내려오곤 한다.


카페 반죽동247의 바닐라 라뗴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친구 부부


공주 원도심의 원두맛집 반죽동247은 커피를 집에서 내려먹을 수 있도록 그라인딩한 원두를 팔기도 하는데, 내 친구, 다른 지인들에게 커피 맛을 보여주더니 원두 주문이 속출한다. 택배로도 보냈었는데 그 사이 다 먹고 이번에 또 몇 팩을 더 사간다. 하루에 3-4잔을 마시는 커피중독 내 친구 부부, 조만간 또 커피 한잔하러 공주에 올 것 같다.

#커피마시러오는공주 #1일권공주 #커피한잔하러오세요


네엣. 공주에 와서 일하실 분?


업무처리가 필요할 때는 조용하고 집중이 잘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청년이 많지 않은 이 작은 도시에도 ‘업스테어스’라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반죽동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지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거나 외부 강연이 있을 때도 모여 함께 스터디를 하는데, 아늑하고 세련된 공간의 분위기에 학구적으로 돌변하는 나의 모습에 가끔 놀라기도 한다.


카페나 집에서 너무 늘어져 있을 때는 어떻게든 이 이층의 공간으로 내 몸을 이끌고 오면 다시 열심모드가 되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데 아름다운 조명과 분위기가 한 몫을 하는게 아닐까 싶다.  타지에 있는 분들도 일일권을 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전국에서 창업을 하고 있는 내 지인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다



#업스테어스 #반죽동코워킹스페이스 #upstairs #일하러오세요



다섯. 마을 스테이, 공주는 변화하고 있다


가가책방과 당간지주, 반죽동 247카페와 업스테어스 그리고 제민천 주변의 식당들은 모두 도보로 10분 거리. 이렇게 아기자기 예쁘고 아늑한 공간들이 모여있는 공주라는 도시의 매력은 나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 더 많이 알리고 싶고 더 공유하고 싶은 우리 동네. 나와 같은 마음인 한분이 더 있는데, 공주 청년들을 이끌고 계시는 ‘퍼즐랩’ 대표가 바로 그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아름다운 동네를 ‘마을 스테이’라는 타이틀로 소개하고 있다. 공주에 정착한 우리는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공주를 발견하고 이 삶 속에서도 놀라워 하고 있다.


여기는 지금도 변하고 있는 -ing 중 이고 이 크고 작은 변화들을 몸소 느끼며 공주가 나만이 알고 있는 동네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도 휴식처가 될 수 있는 공유 공간이 되기를 바래본다


* 마을 스테이 소개 영상*

https://youtu.be/pnkpRc-hgsg


#봉황재 #마을스테이 #10분도보의도시 #변화공주#작은마을공주

아름다운 제민천의 밤


걷고 싶은 오늘 저녁, 제민천의 밤을 산책하며 공주의 삶에 녹아들고 있는 우리를 걸어본다. 이렇게 내일도 행복한 공주 라이프는 계속 된다.


                                                                                                                                                  -글, 사진 공주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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