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금요광장] 칼럼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이달 들어 유독 많은 듯 느껴진다. 답답한 마음에 자료를 찾아보니 그게 내 심증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5년간 월별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분석해본 결과 실제로 10월의 사망자 수가 356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지난 3년간의 산재나 중대 재해 관련 민원 건수를 분석해본 결과 역시, 1년 중 10월이 1,546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은 10월이 연말 마감 일정이 임박한 시기인데다 공휴일도 많아 무리한 작업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중요 원인으로 보는 듯하다. 곰곰 생각해 보니 나조차도 매년 10월이면 화창한 가을 날씨에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할 일은 많아서 ‘역시 잔인한 10월’이라며 매년 푸념했던 것 같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대재해(참고 - 중대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 또는 사업장의 종사자가 업무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복수의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와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 원료‧제조물 등의 설계, 제조, 설치 등 운영관리상의 결함으로 사망이나 복수의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중대시민재해’를 포함)를 줄이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은 이 부분을 제대로 공략해야 하지 않을까. 2022년 1월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의 효과성에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도 처벌 자체보다는 실질적인 재해 예방 활동에 더 무게를 두도록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업들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나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미래의 기업 존속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경영 전략으로 여기고 많은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채택하는 것은 처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는 점을 참조했으면 싶다. 설사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악순환을 스스로 깰 수 있도록, 마감에 임박해서야 기일을 맞추려 무리하게 작업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단계별로 줄어 Zero가 되고 정상적인 인력 운영만으로도 완료 기일을 여유 있게 맞출 수 있도록, 기업의 경영 전략과 사업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손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망을 시스템화하게 유도하는 등의 근본적인 해법을 갖출 시간이 필요하다.
도시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스마트시티를 연구하는 공학자의 한사람으로서는 말 못할 무기력과 좌절을 경험하곤 한다. 후배 세대들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덜기 위해, 이제 우리가 아는 모든 지혜를 총동원하여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도시를 실현해야 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스마트 기술이 불러올 미래의 도시, 그 산업 현장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미래 통신원 김미래 기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지금 저는 지능형 안전사고 예방 시스템이 갖춰진 한 건물 신축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의 모든 작업자들은 개인별 스마트 안전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복에는 각종 센서와 초경량화된 특수 소재가 사용되어, 현장 주변의 각종 위험 요인으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심박수, 혈압, 스트레스 등 건강과 안전상태에 대한 모니터링까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들이 착용한 스마트 안전 고글을 통해 본부의 관리자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증강 및 혼합현실 기반으로 작업 지시와 문제 해결 지침이 제공되며, 규정 위반이나 실수 등 잘못된 행동이 감지되면 알림을 주거나 주변 공정의 비상정지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주므로, 근무 경험이 길지 않은 작업자들도 숙련자 못지 않게 안심하고 작업에 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