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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녁s토리 Oct 04. 2017

안녕 프라하

프라하의 첫인상

프라하 도착하고 처음 찍은 사진. 노을이 나를 반겨주었다.


9월 24일. 프라하 도착하고 둘째 날. 정처 없이 계속 걸어 다녔다. 하루 동안 거의 10시간, 20km가량은 걸은 것 같다. 트램 타는 법 몰랐던 것은 비밀. 새로 정착한 집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첫날부터 필사적으로 돌아다녔다. 그냥 동네 탐방식이라 구글맵을 켜지 않고 방황하듯 걸었는데, 신기하게도 유명 관광지를 다 지나치고 있었다. 걷고 걷다 보니 프라하성이 나왔고, 까를교가 나왔고 그리고 구시가지까지 닿기도 했다. 생각보다 프라하는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었다. 기숙사에서 프라하성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였고, 까를교를 건너 구시가지까진 25분이면 충분했다. 아 참고로, 내 발걸음이 좀 빠르긴 하다.    


프라하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예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첫날 기숙사에서 걸어 나와 저녁거리 사러 가면서 느꼈던 감정은 잊을 수가 없다. 아담한 사이즈의 건물들은 파스텔톤으로 알록달록했고, 시원하게 트인 창문에는 꽃 장식으로 꾸며둔 것이 보기 좋았다. 밤에는 오렌지색 가로등이 도시 전체를 밝혔고, 유럽풍 길거리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도시를 누비는 빨간색 올드 트램은 언제 봐도 반갑다. 어스름 질 무렵, 까를교가 지나는 블타바 강을 바라보며 체코 생맥주를 마시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자그마한 프레임에 프라하를 담기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날씨까지 흐렸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첫날의 설레발이었다. 그냥 날씨 좋은 날 다시 와서 사진 찍으면 되는 일이었다. 여행 다닐 때마다 셔터만 수없이 눌러대느라 그곳의 정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제 터전을 잡았으니 이렇게 여유 부릴 수 있다. 감격스럽다.      


공부 좀 해야겠다. 프라하는 사연이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 때는 종교개혁과 관련된 일화가 있고, 근대에는 1~2차 세계대전과 공산주의 치하의 아픔을 겪은 나라다. 다행히 도시 자체가 보존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곳곳에 큰 성당도 많고, 흥미로워 보이는 동상도 많다. 건물들의 모습은 제각각 특색이 있고, 세워진 시기도 다 다르다. 하지만 머리 텅텅 빈 채로 구경만 하고 있으니, 나에겐 그냥 ‘예쁜 도시’ 일뿐이다. 유명 관광지에 얽힌 일화들은 대충 찾아보고 왔지만, 이 사랑스러운 도시에 살면서 제대로 이해하기까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한국에서 책 좀 더 읽어보고 올껄ㅠ                  



아래부터는 날씨 좋은 날 찍은 사진들!

스트라호프 수도원쪽에서 바라본 프라하 전경




그냥 길거리가 이렇게 예뻐도 되는건가?!



꽃 장식이 돋보이는 건물. 많은 창문들이 이렇게 꾸며져 있다.


프라하성의 비투스 성당
까를교와 프라하성이 한꺼번에 보이는 명당자리!


야경 잘 찍을 수 있는 카메라와 삼각대가 필요해!!!ㅠ


까를교에서 바라본 프라하성






이제는 프라하에 도착한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다. 어느정도 생활이 안정 되었고, 길거리에서 두리번거리는 관광객 모드도 거의 끝나간다. 마침 학기도 시작했다. 더듬이 쭈뼛세워 놓고 많이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목표다.                                    








저번 학기에 브뤼셀로 교환학생 갔다 온 친구에게 프라하가 최고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니 친구는 다른 유럽 도시 여행해보고 말하라며 짬이 꽉 차고 묵직한 조언을 날려줬다...ㅎ

그래도 프라하가 최고일 거야 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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