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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녁s토리 Mar 19. 2020

지금이 주식 저점 매수 타이밍인가?

비트코인의 태풍 속에서 겪은 매매 심리 썰


- 때는 바야흐로 2018년 초. 최고 2,800만 원까지 올라갔던 비트코인이 1,800만 원까지 내려왔을 땐 너무 싸 보였다. 그 당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장밋빛 전망에 대해 떠들었고, 암호화폐 규제를 풀어달라고 청와대 청원이 빗발치는 등 곧바로 다시 떡상할 것만 같았다. 



- 이런 상태에서 1,800만 원까지 내려온 비트코인을 매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풀매수할 배짱은 없었고 그동안 모아뒀던 돈 조금을 빼서 비트코인을 샀다. 그 당시..나는 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터라 문제의식조차 없었다. 단순히 다음날 더 오를 것 같았으니 산 것이다.



-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 떨어졌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분할 매수하며 물타기로 대응했다. 애석하게도..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멈출 줄 몰랐고 나는 끝까지 버티다가 800만 원쯤 손절했던 것 같다.



- 그렇게 지루한 횡보장이 이어지다가...시간이 흘러 2018년 11월. 당시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2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치고받고 싸웠다. 많은 해쉬 레이트의 이동과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만에 50%가 날아갔다. 3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 나는 이대로 비트코인이 영영 사라질 줄 았았다. (심지어 이 때는 포지션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채굴 업자들은 수지타산이 안 맞고, 이제 전망도 없고...크립토 업체들이 줄도산할 것이다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정말 암울한 시기였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절망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 그런데 반년도 채 지나기도 전에 2019년 6월,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 1,600만 원까지 올라갔다.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다시 비트코인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사람들은 이번엔 진짜다!!라며 매수하기 시작했다. (그 후의 결과는...차트를 보면 알 것이다.)



-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나는 비트코인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ㅎ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어렸기에 절대적으로 잃을 돈도 많지 않았다.) 세기에 몇 번 나타날까 말까 하는 이벤트를 정말 한가운데에서 생생히 보았기 때문이다. 거품이 끼고 빠지는 과정, 사람들의 광기와 절망 그 모든 것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 지금 주식 시장을 보면 비트코인 매매를 하던 그때가 떠오른다. 물론 실체가 있는 금융 시장과 비트코인을 비교하는 것이 말이 안 되지만, 여기서는 '심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 최근 들어 지수가 많이 내려왔고, 대부분의 주가들이 싸기 때문에 빨리 매수하고 싶다. 지금 매수 안 하면 나중에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고, 조금만 매수하자니 나중에 오를 때 놓친 것이 아른거릴 것 같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주간 조 단위의 규모로 매수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 다행히 나는 주식시장을 오래 경험한 지인의 경고로 일찍이 눈물의 손절식을 거행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손해의 규모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던 신의 한 수였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매일같이 매수하고 싶은 나 자신의 손가락과 싸울 뿐이다. 



- 스스로의 심리를 거슬러야 한다. 손절하고 싶지 않은 심리, 상승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 다른 사람들을 그냥 따라가고 싶은 심리...등 경험이 적을수록 스스로의 심리를 억제하고 더 많은 정보들을 탐닉해야 한다. 심리를 거스르기가 싫다면 애초에 타고 난 승부사이거나...



- 언제가 저점이고 언제가 고점인지 아무도 모른다. 섣불리 판단하고 싶지도 않고, 예측할 수도 없다. 일찍이 저점 매수 시작한 사람들이나, 저점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나..누가 맞았는 지는 미래에서만 알 뿐이다. 



- 아직 희망이 좀 남아있는 것을 보면 저점이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내가 틀렸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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