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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마루 황상하 Apr 17. 2024

푸바오 중국 반환 오열 사건, 살면서 나도 경험했다.

우리가 다 경험한 것, 그들이 오열한 3가지 가설(with 인간관계 팁)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러한 감정적 반응을 목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했습니다. 저는 푸바오의 정체를 모르다가 최근 이슈 된 것을 통해 알게 되면서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지 궁금해졌고, 자료를 살펴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상생활에서 심한 상실감을 겪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맺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오늘 이 사람들이 왜 상실을 겪게 되었는지 3가지 가설을 함께 살펴보면서 그와 관련된 인간관계 팁도 알아볼 예정입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상실을 경험합니다.

로스트 아크 금강선 디렉터의 은퇴, 원피스 에이스의 사망, 좋아하는 버튜버나 아이돌의 은퇴, 소중한 장난감을 부모님이 버리거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일 등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경험했을 겁니다. 이러한 상실감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며, 상실이라는 감정을 슬픔으로 표현하고 있는 걸로 추측해 봅니다.

Regina Josell 박사에 따르면 슬픔은 모든 종류의 상실을 경험한 것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합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되었을 때 그들이 우는 이유가 상실이라는 감정을 주되게 느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가설 1. 코로나 시기 판다 생태 이해와 푸바오와 정서적 유대


코로나 대유행 동안 한국에서 태어난 첫 판다인 푸바오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에버랜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푸바오와의 일상을 지켜본 사람들은 랜선 집사가 되어 내적 친밀감이 생기고 팍팍한 삶에 위로받고 살아갈 힘에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랜선 집사가 되어 판다에 대한 깊은 관심이 생기니 판다의 생태와 특성에 대해 더 알아가게 되었고 이러한 지식은 푸바오에 대한 애착을 견고하게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가 찾은 정보 중에는 중국 판다 기지로 가면 죽을 때 박제가 된다는 소문도 있고 중국으로 반환된 후 일본어를 듣고 처음으로 관객 앞에 나온 판다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푸바오가 중국 반환될 때 오버랩 되었을 듯합니다.


가설 2. 죽음의 5단계


이들이 우는 이유는 퀴블러로스의 죽음의 5단계를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심슨으로 한번 이해해 볼게요.

심슨은 죽기 전 상황을 재치 있게 표현해 줬습니다. 죽음의 5단계는 단순히 죽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상실이나 큰 변화를 경험할 때도 나타납니다.

무한도전에서도 죽음의 5단계가 나옵니다.

이것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랜덤으로 처음부터 뭐가 나올지는 모릅니다.

에버랜드에서 푸바오를 보며 대성통곡한 사람들은 우울이 먼저 나온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가설 3. 팬 문화


여기까지 들으신 분들은 우는 건 이해되는데 대성통곡할 정도로 우는 게 이해 안 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저도 이해가 안 되었는데 딱 한 가지 가설이 생각나는 게 "펫로스 증후군"이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펫로스 증후군의 주된 증상이 "상실로 인한 죄책감, 우울감"이라고 합니다.

제가 예전에 강아지 유튜브 채널을 즐겨 봤어요. 지금은 그게 어떤 채널인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게 기억이 납니다. 댓글 중 하나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게  자신이 강아지 키우지 않았는데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댓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푸바오 중국 반환 영상에서도 비슷한 댓글이 적혀 있는 게 봤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됩니다. 펫로스 증후군은 보호자가 경험해야 하는 건데 왜 랜선 집사들이 경험하는 건지 의문이 들 거예요.

랜선 집사들의 행동을 연구한 국내에 재미난 연구가 있는데 이른바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교감"이라는 것을 한다고 합니다.

위 논문에서 랜선 집사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이른바 팬과 같다고 합니다.

예전에 2013년인가 그때 스타리그 폐지 소식을 들었을 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거든요. 영원할 줄 알았던 스타리그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에 구멍 난 것처럼 뻥 뚫린 기분, 어떤 분들은 울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뜬금없지만 히오스 프로리그 대회가 한날한시에 폐지된다는 소식 들었을 때 우리가 알던 블리자드가 아예 소멸된 것이 체감되어서 저는 하루 종일 속으로 울었거든요.

이렇게 정리해 보니 푸바오 중국 반환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저는 한 줄기의 빛을 본 듯합니다.


중간 정리하자면 푸바오를 좋아한 이유가 "랜선 집사"와 같은 팬 문화로 인하여 생긴 일이라는 것이 핵심이고 푸바오 중국 반환은 게임으로 치면 스타리그 폐지, 연예인으로 치면 은퇴와 같은 소식이기에 상실이라는 감정이 주축 되어 펫로스 증후군이 비슷하게 나오고, 죽음의 5단계 중 우울이라는 것이 먼저 나오는 것으로 추측을 해볼 수 있겠네요. 랜선 집사로 활동하게 될 시 내가 교감을 나누고 있던 동물이 죽게 되면 펫로스 증후군이 발현되는지 안 되는지는 똑똑하신 분들이 양적, 질적 연구를 통해 파악해 봐야 할 듯합니다.


여기까지 보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여기까지 들으시는 분은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상실"이라는 감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인간관계 팁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핵심은 경청과 공감입니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무지성 공감이 아닙니다.

앞서서 푸바오 중국 반환을 보고 대성통곡을 하는 사람들은 푸바오가 인생에 큰 것으로 자리 잡았을 듯합니다. 그러면 사람마다 인생에 크게 자리 잡은 것이 있을 겁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어떤 사람들은 가족, 강아지, 고양이, 애인, 일 다양할 겁니다.

이런 상실을 경험한 사람은 앞선 죽음의 5단계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애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음... 제가 열심히 하던 봉사활동을 코로나 기간 때 원인도 모른 채 중단했었고 그 충격으로 펑펑 울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거기서 누가 커뮤니티처럼 충고, 조언, 평가, 판단한다…? 바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죠.

크게 상실한 사람에게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아니라 우리가 할 일은 경청과 공감을 통해 상대의 감정을 온전히 듣고 그 감정을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한국 교육에서는 울지 말라고 어릴 때부터 가르쳐왔습니다. 감정을 억압하는 거죠. 그래서 현재 느끼는 상실감, 슬픔, 우울감 등은 그 사람이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기에 그들의 말에 공감을 해줘도 됩니다. 공감과 동조는 다릅니다.

공감은 "네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슬픈게 느껴져", "그렇구나. 내가 들을 때는 그것을 다시 못하는 것에 크게 상실감을 느끼는 것 같아. 내가 느낀 것이 맞니?"라고 그 사람의 이면에 있는 현재 느끼는 감정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비언어적 표현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잘하게 되면 "경청"을 잘한다고 말하는 거죠..

만약에 이것을 잘해준다고 하면 상대가 느끼기에 기둥처럼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사람마다 다 애도 기간이 달라요. 옆에서 기둥처럼 경청과 공감을 해준다면 상실감을 극복하는 충분한 애도 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만약에 애도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져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선 가설들을 통해 푸바오는 랜선 집사로서 하나의 팬덤 문화라는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반환되면서 힘든 삶을 살 것을 생각하면서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상실이라는 감정을 슬픔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일상생활 속 상실감을 겪은 사람에게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아닌 경청과 공감을 통해 기둥과 같이 지지를 해주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래도 받아줄 수 없는 사람은 "고양이"만 좋아하고 같은 고양이과인 멸종위기종인 삵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됩니다. 이와 같이 판다를 사랑한다면 동물을 사랑하는 것이기에 특정 동물이 아닌 현재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물들뿐만 아니라 멸종, 절멸 위기에 빠진 동물들도 관심을 두고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상실감을 겪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간관계 팁을 얻으셨습니다. 우리가 심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사람 관계가 더 좋아지고자 하는 이유가 큽니다.


참고자료

모효정(2015). 반려동물의 상실로 인한 슬픔, 펫로스(Pet Loss). 인제대학교 인간환경미래연구원

김윤정(2022). 시청자를 넘어 ‘랜선집사’ 되기 : 동물 콘텐츠를 보는 한국 청년들의 실천과 정동, 그리고 인간 동물 관계의 변화. 서울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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