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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Jan 15. 2024

고향 가는 모습, 많이 변했습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지면 삶의 모습도 달라진다.


이 글은 중앙일보 기자 블로그인 [ J plus ]에 2015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썼던 글이다.

[ J plus ]는 중앙일보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기자 블로그 운영을 멈추면서 폐지되었다.

옮긴 글 중 몇몇 글은 제목과 내용을 약간 수정했다.


고향 가는 모습, 많이 변했습니다.

입력 2015.09.01 14:05

J플러스로 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18717080 복사


추석 열차(2015년 9월 25일~29일) 승차권 예매가 1일 시작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역 대합실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일부 시민들은 밤샘대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예매 행렬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서울역 대합실을 가득 메웠던 인파가 이제는 매표소 앞 일부 공간만을 채우는 수준이 됐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예매가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열차 공급좌석은 총 1,636,000석인데 이중 70%인 1,145,000석을 코레일 홈페이지(www.letskorail.com)에서 예매를 하고 30%인 491,000석 만을 역창구와 판매대리점을 통해 예매한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예매가 없던 시절에는 당연히 역으로 나와 표를 구해야만 했다. 과거 사진을 보면 정말 대단했다. 예매창구를 대합실 안이 아니라 서울역 광장에 따로 만들기도 했다. 귀성객들은 표를 구하기 위해 예매 시작 전날부터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인 인파가 서울역 광장을 가득 채웠다.

[아래 링크 기사 참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16934104#home

경찰도 인파를 정리하기 위해 비상근무를 했다. 새치기를 막고 줄을 세우기 위해 장대가 동원되기도 했다. 이랬던 서울역 예매 풍경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 온라인 예매를 시작했을 때는 서울역 창구에 모인 사람들이 왜 벌써 표가 없냐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는 서울역 예매창구의 모습이 또다시 변했다.
예전에는 각 창구마다 길게 줄을 섰다. 그러다 한 창구에서 문제가 발생해 시간이 지체되면 그 줄에 선 사람들은 표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한 줄 서기를 실시했다. 바닥에 지그재그로 줄을 표시해 놓고 사람들을 기다리게 한 뒤 한 줄씩 일어나 빈 창구로 차례대로 가서 예매를 한 것이다. 결국 예매현장을 취재 온 사진기자들은 붐비는 창구모습을 찍을 수가 없게 됐다.
내년에는 역 예매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더 줄어들 것 같다. 귀향객이 줄고, 역귀성이 늘고, 온라인 예매가 익숙해지면서 역 예매창구 앞의 사람도 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물건이 달라지고 사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세상은 변한다. 그러면서 생활풍경이 달라진다.



[글 덧붙임]

2024년 2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 동안 운행하는 KTX, ITX-새마을, 무궁화호 열차 등 설 귀성열차표 예매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1월 8일부터 11일까지 설 승차권 예매를 시행했다. 100% 비대면 온라인과 전화를 통해 판매했다.

이미 지난 2020년 추석 귀성표 예매도 100% 비대면 예매를 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는 창구 예매를 강제로 중단시켰다. 점차 현장판매 비율이 줄고 있었지만,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 가속화시킨 셈이다. IT 취약계층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이미 세상의 흐름은 거칠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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