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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수 Mar 20. 2021

나의 집 5: 안양

‘부모님 댁’이라는 표현은 어떤 면에서 서글프다. 부모님과 내가 더는 함께 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함께 살지 않은 지는 꽤 오래됐다. 재수, 삼수하며 기숙학원에서 20대를 맞았고, 대학 한 해 다니고 다시 군대에 갔다. 그다음부턴 자취를 시작했다. 그래도 기숙학원과 군대는 집이라 하기엔 애매했고 자취도 대학교 때문이었다.


안양은 집 보러 다니는 것부터 보증금 및 첫 달 월세 납입, 이사 포장까지 모두 내가 했다. 애초에 안양으로 온 것도 직장이 안양으로 정해졌기 때문이었다. 우리 집/자취방이 아니라 부모님 댁/우리 집이 된 것이다.


온전한 독립이었다. 1인 가구의 세대주가 되었다. 내가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월세를 낼 수 없다. 온전히 내 책임이 된 공간이었다. 집세가 아까워서 최대한 집 안에만 있다는 유머가 한편으로는 꽤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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