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에게도 커리어 관리가 필요해
0. 최근 나는 강사인지, 디자이너인지, 크리에이터인지, 코치인지, 난 대체 누구인가.. 자아 정체성 혼란의 시기를 보냈었다. 강사가 되기 위해 퇴사한 것도 아니었고, 타의적인 퇴사임에도 어느새 내 이미지는 한 가지 '주제'의 사람으로 굳혀지는 것 같았고 두려웠다. 나는 이거 말고도 저것도 잘하고 이것도 잘하는 다양한 사람인데. 갇히는 것 같으니까.
면접을 보더라도 이런 부분들이 도드라지면서 회의감이 생겼다. 나는 여기도, 저기도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무소속에 있어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웃기게도 지금 시점에는 꽤나 괜찮아졌다. 나는 결국 사람으로 치유받나 보다. 최근 일에 지쳐 힘을 조금 빼고 다시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분들은 나의 강점을 더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었다. (이 문장 하나로 내가 받은 따뜻함을 표현하기에 너무 부족한데..) 그러다 보니 회사 밖의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포폴 강의만 한다고 해서 내가 영원히 포폴 강사인 것도 아니다. 내가 잘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그 부분을 활용해 보자.
1. 영화님과 시작한 커리어 뉴스레터가 거의 막바지에 왔다. 어쩌다 보니 전체 디자인 가이드나 구성, 주제, 디테일 등 쉽게 말해 편집/발행의 영역을 내가 많이 담당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애착이 많이 가는 활동이 되었다. 특히 최근에 보낸 레터 '커리어도 재테크처럼,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내가 굉장히 애정하는 이야기 주제였다. 사회초년생 때부터, 주니어가 되어가면서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몰랐던 시기의 키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과 그들의 불안을 잠재워주고 싶었다. 나도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에서 20년 이상을 살았기에 경쟁, 비교 문화에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처럼 경기도 안 좋고 취업/이직이 안 되는 이 시기에 독자들의 불안감이 레벨이 너무나도 높았다. 매 순간 그들의 고민을 마주하며 그 마음을 작게라도 치유하고 싶었다. 어차피 유튜브든 뭐든, 각종 미디어에서 그들의 불안을 건 드릴 텐데 내가 쓰는 글까지 불안함을 증폭시킬 이유는 없으니까.
2. 그런데 이 레터를 발행한 후, 초반에 이메일 오픈율이 꽤 낮은 것이다..!!! 아 역시 포트폴리오나 이런 스킬적인 이야기가 더 궁금할 텐데 내가 괜한 글을 썼나 싶어서 솔직히 약간 섭섭했다. 근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오픈율이 올라 무려 50%를 넘었다..! 기분이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나의 온전한 이야기로 인정받은 것 같아서. 그리고 직장인이라서 어쩔 수 없는 건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오픈율이 높은 시간대가 새벽일 때도 있어서, 다들 불안하고 힘들었나 보다.. 싶었다. 밤에는 더욱 고민이 깊어지니까. 그래서 새벽에 보시는 건가? 싶어서.
3. 나는 지금처럼 내 경험을 나누고 땀내 나는 이야기, 진짜 속을 박박 시원하게 긁어주는 노하우를 계속 나누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그 여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회사를 다시 갈지, 사업을 할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어느새 지금 그 기로에 서있고 선택할 때가 왔다. 후속강의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이거 끝내면 진짜 회사간다!!!' 라고 했는데 지금은 또 싱숭생숭하다. 지금 팔로워들에게, 나를 믿고 레터를 구독해 주는 독자들에게 더 나은 커리어와 방법을 보여주고 싶다. 올해 하반기에는 그 방향이 뾰족하게 보일 것 같다. 그때까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함께 해주세요!!!!
4. 뭐가 됐든, 그래도 역시 잘 먹고 잘 자고 가족들이랑 있는 게 최고다. 이제 엄마 밥 먹으러 가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