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앞 글에서 적었었지만, 에펠탑으로 가는 파리 메트로 6호선은 정말 힘들었다.
폭염 속의 햇볕은 너무 강한데, 지상을 달리는 열차 안에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2012년부터 3년 반 동안 이용했던 뉴욕 지하철은 청결성은 노답이지만, 에어컨은 진짜 북극 수준으로 빵빵했다. 더운 한 여름에도 늘 가방에 방풍재킷을 넣어 다녔을 정도니까.
2007년에 경험했던 인도 콜카타 지하철은 사람은 많아도 창문이 열려 있어서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8월 초의 폭염 속에서 승차한 파리 메트로 6호선 안은 정말 참기 힘들정도로 더웠다. 찜질방 안에 들어가서 언제 나갈지를 고민해야 하는 수준 정도였다. 문제는 도착할 때까지는 내릴 수가 없다.
겨우 참으며 에펠탑 인근의 Bir-Hakeim역에 도착했다.
열차 밖도 폭염으로 더웠지만, 메트로 안보다 훨씬 시원하다.
'하~ 이제 살 것 같다.'
우리는 에펠탑 전경을 보기 위해서 방문하는 샤이오 궁과 트로카데로 정원을 가기 전에 먼저 에펠탑 아래로 갔다. 멀리서 보는 에펠탑도 좋지만, 가까이에서도 보고 싶어서다.
에펠탑은 보불전쟁에서 독일에게 패한 치욕을 만회하고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1889 파리 엑스포에 전시할 목적으로 세워졌단다. 영국의 수정궁과 세인트 판크라스 역을 의식하여 300m 높이로 지었고, 20년간 설치 후 해체 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계속 살아남아 있게 되었다.
프랑스의 건축가 알렉상드로 귀스타브 에펠의 이름을 타서 에펠탑이라 이름 지어졌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보더라도, 에펠탑은 프랑스 파리 사람들의 자존심이며 상징일 수밖에 없다.
에펠탑 아래로 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보안 검사를 거쳐야만 했다.
우리는 에펠탑은 정중앙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올라가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그냥 에펠탑 정중앙 아래에 앉아서 파리에 와있음을 즐감했다.
에펠탑 아래에는 우리 같은 관광객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누워서 쉬는 사람들이 있었다.
'와~ 여기가 에펠탑이구나. 사진으로 많이 봤었는데 탑 아래에 앉아있으니 너무 신기하다.'
우리는 에펠탑에서 나와서 센강을 건너 트로카데로 정원으로 이동했다.
에펠탑 아래뿐만 아니라 인근 곳곳에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맑은 날씨에 에펠탑 앞의 센강 위 다리를 걷고 있으니 꿈만 같다.
더워도 좋다.
'에펠탑 앞의 센강을 거니는 하연이와 서연이! 카 멋있다!'
언젠가는 이 사진을 보며 오늘을 추억할 것이다.
다리만 건너면 바로 트로카데로 정원이다.
정원의 오르막 길 곳곳에 사람들이 앉아서 에펠탑을 감상하며 쉬고 있다.
우리도 한 곳에 앉아서 또 다른 각도의 에펠탑을 감상하며 사진도 남겨보았다.
트로카데로 정원을 지나서 언덕 위에 있는 샤이오 궁에 왔다.
샤이오 궁의 옛 이름이 트로카데로 궁이었단다.
샤이오 궁은 1937년에 개최된 세계박람회를 위해 만들어졌고, 샤이오 궁의 테라스에서는 1948년 세계 인권선언을 한 곳이란다. 지금도 이 곳에서는 인권과 관련된 여러 단체의 집회들이 자주 열리는 곳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수많은 방문객들로 붐볐다.
샤이오 궁의 테라스는 에펠탑 뷰가 좋은 최고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샤이오 궁에서 다양한 각도의 사진도 찍어 보고, 관광객들 사이에서 같이 파묻혀보는 관광객 되기도 누려봤다.
다양한 연령,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이 곳을 방문했다.
한쪽에 잠깐 앉아서 에펠탑 뿐만 아니라 관광 온 사람들을 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파리 첫날 여행이어서 무리하지 않고 돌아가서 쉬기로 했다.
무엇보다 민박집 식사시간을 맞춰야 한다.
다 같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제공되는 시간 내에 맞춰 가야 한다.
돌아갈 때는 트로카데로 역에서 매트로를 탔다.
해가 지고 있어서 그런지 올 때보다는 매트로 안의 상황이 낫다.
여행 중 제대로 된 첫 한식이다.
월요일 밤에 한국에서 출발한 후 토요일인 오늘에야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한식을 먹어본다.
정신없이 먹느라 사진도 없다.
맛은 꿀맛이다. 여러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춰오면 최적화되어 그런지 웬만한 식당 수준 이상의 음식이 나왔다. 정말 오랜만에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아! 파리에서 앞으로의 식사가 너무 기대되는걸?!'
프랑스 파리는 하연이와 서연이가 경험하는 이번 여행의 세 번째 나라이며 네 번째 도시이다.
나라 간의 이동으로 피곤하기도 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있을 파리여행을 위해서 오늘 밤은 충분히 쉬기로 했다.
'내일은 어디로 가지? 우리는 다 계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