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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07. 2020
@ 02 다양한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라이딩
[내 삶의 소소한 여행 라이딩]
새로운 장소로 가보기 시작하다
서울에 살고 있어도 서울의 다양한 곳을 다 가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틈틈이 가족들과 여기저기 다녀보려고 하지만, 늘 가는 곳으로 반복해서 가게 된다. 도보로, 차량으로, 대중교통으로 가는 곳은 점점 고정되어 버린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 또는 공원 같은 곳들로 말이다.
그런데, 자전거 라이딩은 그 한계를 넘게 해 줬다. 차량이 갈 수 없는 곳, 도보로 가기에는 먼 곳의 다양한 장소들에 자전거로 가보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서울 아래, 같은 대한민국 아래 새로운 길, 새로운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자전거길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 자전거로 못 갈 곳이 없다. 로드자전거(사이클)이나 MTB(산악자전거)는 일반 공도와 산길로도 다니기에 자전거 도로의 한계를 뛰어 더 다양한 장소들로 갈 수 있다.
전국에 많은 자전거 길들이 있고, 또한 라이딩 동호회 내 알려진 다양한 라이딩코스를 통해서 서울과 근교의 다양한 장소로 가볼 수 있는 길이 있다.
전국 자전거 종주길 (출처: 자전거 행복나눔 홈페이지)
이 외에도 많은 라이딩 코스들이 있다. 물론 혼라(혼자 라이딩)를 주로 하는 내가 이 코스들을 다 경험해보지 못했음을 분명히 밝힌다.
오히려, 주로 혼라를 하는 나는 더 단순하고 가까운 코스를 다니는 편이다. 이렇게 자전거 길들, 코스들을 소개하다 보니 못 가본 코스와 길이 많을 것을 보니 역시 나는 자덕(자전거 덕후)이 아니라 자린이(자전거 어린이:초보자)인가보다.
대단한 코스는 아니어도 한강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장소들
위에서 소개한 대단한 코스들이 아니어도 한강의 자전거 도로 곳곳에 새롭고 좋은 곳들이 많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한강 내에서 보는 강, 하늘, 산, 구름 풍경이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 서울과 근교에서 내가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서 새로 알게 되었고, 지금은 자주 가는 최애 장소들을 조금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하늘공원, 노을공원
상암동의 월드컵경기장과 난지도 사이에 두 개의 야산이 있는데, 그 산 위에는 넓은 평지가 있다. 각각 하늘 공원, 노을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보통 이름을 붙여서 '하노이'라고 부르는데, 오르막 길을 훈련하는 업힐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주말에는 자전거 출입이 통제되며 주중에만 가능하다. 핑크 뮬리, 억새풀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서울의 서쪽 전경과 멋진 한강을 볼 수 있다.
2)남산 & 북악스카이
서울 내에서 가장 많이 가는 라이딩 업힐 코스는 남산과 북악스카이다. 붙여서 '남북' 또는 '남사(사직)북'으로 불린다. 두 장소는 따로 설명할 필요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장소이기에 간단히 넘어간다.
3) 아라뱃길
서울 서쪽 끝의 행주대교에서 인천 정서진을 잇진 운하이다. 한강에 비해 한적하고, 직선 길로 되어 있어 개인적으로는 안전하게 생각되어 자주 이용하는 코스이다. 그냥 길 따라 달리며 사색할 수 있는 길이다. 고즈넉한 강물과 주위를 보며 달리며 내 마음을 가다듬게 해주는 길이다. 이 길 끝에 있는 정서진은 갯벌이 아닌 진짜 서해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바다와 근접해서 그런지 강풍도 가끔 불어서 체력 훈련을 해주는 고마운(?) 코스다.
아라뱃길 (출처: 아라뱃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4)서울 내 한강의 풍경
한강 옆의 자도를 달리다 보면 예뻐서 라이딩을 멈춰 서게하는 곳들이 있다. 운동효과를 위해서 무정차 라이딩을 추구하지만, 풍경이 예쁘서 저장해 놓고 싶은 충동 때문에 잠시 멈춰서 폰 카메라 셔트를 누르곤 한다. 자도를 달리다가 어느 지점에서 뜻하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이기에 자전거 라이딩만이 주는 특혜라 생각한다. 같은 한강, 같은 도시 건물들이지만, 보는 장소와 각도, 날씨,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풍경과 색채를 볼 수 있다.
5)김포 전류리포구 & 평화누리길
한강의 서쪽 제일 끝에 마지막 포구가 있는데, 바로 전류리 포구이다. 이곳에서 잡히는 새우, 숭어, 참게는 예전에는 수라상에 올라갈 정도로 최고급이었다고 한다.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김포 에코센터와 야생조류 생태공원을 지나가야 하는데, 좌우에 한강과 작은 수풀림 사이로 지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코스다. 전류리를 지나서 더 가게 되면 한강철책 길인 평화누리길을 만나게 된다. 여기가 한강의 남쪽과 서쪽의 제일 끝이다.
6)서울 동쪽, 양평, 북한강, 남한강 등
내가 살고 있는 서울 서쪽 편에 쉽게 갈 수 있는 코스들로 우선 소개했다. 서울 동쪽에 위치한 경기도 권 내에서 라이딩을 통해서 가볼 수 있는 장소들은 훨씬 무궁무진하다. 거리도 멀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최근에는 잘 못 가지만.
정말 소소한 여행인가?
글과 사진을 보다 보면 정말 소소한 자전거 라이딩이 맞나 싶을 수도 있다. 집에서 출발해서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2-3시간 내에서 다녀올 수 있는 장소들이다. 하루 종일 해야 하는 라이딩하는 코스로 오해하지 마시길.
이제는 중2, 초6이 된 딸들이 같이 라이딩을 잘 안 하려고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한강 가까운 곳까지 나와 함께 자주 라이딩을 했었다. 둘째 딸 서연이는 지금도 가끔 나와 라이딩하며, 소소한 라이딩 여행을 함께 하곤 한다.
초등학교 5,3학년 때 함께 라이딩 하던 두 딸들(3년 전)